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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의료개혁특위에 불참한 의사들, 국민은 안중에 없나?
의료개혁을 논의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첫 회의를 갖고 출범했다. 특위는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수가 등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같은 의사단체들도 인정한 사안들을 논의하게 된다. 그런데 의정(醫政)갈등의 대척점에 있는 대한의사협회나 전공의협의회가 불참했으니 반쪽 특위로 시작한 셈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방침을 대학 자율 모집으로 변경했는데도, 의사단체들은 증원 백지화 요구에서 한발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사들은 집단행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의료개혁특위가 출범하는 날, 전국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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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염없이 미뤄지는 국민연금개혁, 누구 책임인가
국민연금 개혁안이 갈 곳 모르게 표류하고 있다. 국민여론 수렴 취지로 발족한 시민대표단의 개혁안은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회 국민연금개혁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은 설문조사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에 대체로 찬성했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2% 혹은 13%로 올리자는데는 동의했다. 문제는 받는 연금인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 비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는 여부이다. 시민대표단은 올리자는 안을 더 선호했다.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다. 보험료율을 올리면 기금 고갈시기를 207..
[사설] '0%대 성장' 벗어난 한국, 민생경제 회복이 최대 과제
한국 경제가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하면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2년여 만에 0%대 성장률을 넘어선 것은 의미 있는 신호다. UBS를 비롯한 세계적 투자은행들이 최근 일제히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0.1~0.3%포인트 더 높인 것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불안한 국제정세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리스크가 상존해 추세적 성장인지 반짝 반등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2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
이슈칼럼영남일보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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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골프와 정치는 닮았다
골프와 정치는 중독성이 있다. 끊기가 어렵다. 운동신경이 없어서인지 투자한 노력에 비해 골프 점수가 신통찮다.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몇 번이고 끊으려 했지만, 골프의 강한 중독성은 지난 라운딩 후 굳게 했던 다짐을 새까맣게 잊고서 다시 골프장으로 향하게 만든다. 정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4년마다 겪는 실패의 좌절마저 잊게 만드는 강한 중독성 때문인지 때가 되면 후보자들이 문자와 SNS로 존재감을 드러낸다.지난 주말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던 분들과 라운딩을 하였다. 마음이 통하는 분들과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장시간 함께 걷고 이야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골프의 중독성을 강화시키는 요소이다. 총선 직후인지라 한참이나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라운딩이 끝날 때쯤 머릿속에 골프와 정치가 비교되기에 정리해 보았다.첫째, 거만하거나 방만하면 실패한다. 골프 점수가 좋으려면 공을 멀리 정확하게 보내야 한다. 둘 다 만족스러워야지 거리와 방향 중 하나만으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약간 썰렁한 농담이지만, 골프에서 거리만 만족스러운 것을 '거만하다', 방향만 만족스러운 것은 '방만하다'라고 줄여서 말한다. 둘 다 갖추지 못한 아쉬움의 표현이다.정치 역시 이념과 실리가 모두 좋아야 한다. 이념 내지 명분이 방향이라면, 실리는 거리이다. 양자가 조화를 이루면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또한 사전적 의미 그대로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거만하면 안 된다. 누구 말처럼 골프와 정치는 고개 들면 망한다. 선거 운동 기간만큼 겸손하면 실수가 없다.또한 실적에 매몰되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할 입법이나 정책을 방만하게 양산해서는 안 된다. 법안을 몇 개 발의했는지가 아니라 어떠한 법안을 발의했는지가 중요하다. 언론을 의식한 선정적인 법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시절은 지났다. SNS와 시민사회단체의 발달로 의정활동의 모든 것이 생생히 기록되고 다음 선거 때 심판된다.둘째, 포기하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라운딩을 하다 보면 수없이 많은 난관을 만나게 된다. 벙커나 러프에 공이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거센 비바람에 중단할지를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 도저히 진행할 수 없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지만, 조금 참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은 하늘이 찾아오기도 한다.법안을 만들거나 정치를 함에 있어 어떠한 압박이 있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소신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당명이라는 변명으로 본인의 신념을 포기하면 안 된다. 법안에 반대하는 상대 당은 물론이고 각종 단체나 기관을 설득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셋째,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라운딩 중에 점수를 보지 말라고 한다. 평소보다 잘 치면 더 잘해 보려고 힘이 들어가게 된다. 그럼 무너지게 된다. "골프 점수는 지각은 있어도 결석은 없다"라거나 "자신의 핸디는 18번 홀 카트 도로를 뚫고 나온다"는 골프의 격언은 틀린 적이 없다. 혹여 하루 잘 치더라도 다음 날도 잘 친다는 보장이 없다.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고, 선수가 조금 쌓였다고 결코 주권자인 전체 국민보다 현명해질 수 없다. 자신이 잘하는 영역에서 국민의 뜻을 헤아려 봉사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는 지름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라운딩하면 행복한 것처럼 국민은 좋은 정치를 보면 행복하다. 그런 정치를 22대 국회에서 보는 것이 필자가 올해 골프 점수 90대를 깨는 것만큼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사설] 정치연단에서 커피축제까지, '동성로 르네상스'가 대구의 부활
동성로는 대구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역사성과 함께 패션 유행의 첨단을 달리며 전국적인 명성을 떨쳐왔다. 지금도 전국 최대 상가 밀집지역이다. 대구 읍성의 동쪽 성(城)이란 명칭에서 유래하듯 근대 한국사회의 한 축을 형성한 곳이기도 하다. 부도심이 확장되기 이전, 대구 사람들은 모두 동성로로 몰려들었다. 반면 근년 들어 유동인구가 줄고, 청년층 중심의 거리로 국한되면서 활력이 떨어졌다. 한때 동성로를 상징했던 대구백화점이 문을 닫은 것이 단적인 예다.대구시가 홍준표 시장체제로 전환하면서 '동성로 르네상스'를 부르짖고 있다. 도심의 융성 없이는 도시 전체의 발전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사실 동성로는 보석 같은 자원을 갖고 있다. 6·25 전란 통에 피란온 문화예술인들의 둥지였고, 세계적 조명을 받는 길고 긴 근대골목을 보유한 지역이다. 경상감영공원에다 2천년 역사의 달성토성(달성공원)도 인근에 자리한다. 외국 관광객이 가장 먼저 둘러보는 곳도 동성로이다. 대구시와 중구청이 동성로 관광특구에 심혈을 기울이는 배경이기도 하다.도시의 융성은 특정 정책 하나로만 성공할 수 없다. 문화·경제·정치의 모든 요소들이 가미돼야 한다. 동성로는 정치인의 단골 유세현장이자 버스킹의 무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청소년은 물론 장년층도 옛 기억을 추억할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영남일보가 23~24일 양일간 '동성로 28 아트스퀘어'에서 커피의 선도도시인 대구를 반추하고, 동성로에 향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펼치는 '제6회 대구 커피&베이커리 축제'도 그런 일환이다. 올 연말 개통될 대구권 광역철도도 구미와 경산을 비롯한 주변 도시와 일일 생활권을 형성하면서 동성로 활력에 힘을 보탤 것이다. 대구의 얼굴, 동성로의 부활은 어쩌면 대구의 비상을 여는 첫 단추일지 모른다.
[사설] 대구 순종 황제 동상 철거, 늦었지만 바람직하다
대구 중구 달성공원로 8길에 설치돼 있는 순종 황제 동상이 이번 주에 철거된다. 지난 17일 중구청 공공조형물심의위원회가 역사 왜곡 논란을 종식시키는 한편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종 어가길 조형물을 철거키로 결정한 것이다. 순종 동상은 설치 때부터 친일 행위를 미화한다는 주장과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목소리가 맞섰다. 2017년 중구청은 70억원을 투입해 수창동에서 인교동에 이르는 2.1㎞ 구간에 순종 어가길을 조성하면서 2억원이 들어가는 동상도 설치했다. 어가길은 1909년 순종이 대구를 다녀간 것을 재현해 달성공원 일대를 테마거리로 만든 것이다. 순종은 일본의 강압에 못 이겨 대구·부산 등지를 순회했는데, 그곳에 동상을 만드는 것은 친일행위를 미화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드셌다. 동상 설치 당시의 중구청은 다크 투어리즘이라며 비판에 대응했다. 다크 투어리즘은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재해 현장을 보존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때 400만명이 학살당했던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대표적인 장소다. 그런데 어가길은 참상이 벌어졌던 공간이 아니라 일본이 우리에게 행했던 수많은 강압 행위가 벌어졌던 장소 중 하나다. 다크 투어리즘의 옷을 입혀 관광의 소재로 활용하려는 취지는 이해된다. 하지만 세금을 투입하면서까지 동상을 설치한 것은 다크 투어리즘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이다. 다크 투어리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동상 설치 및 철거까지 6억원의 세금을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일이 다크 투어리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설] 내달부터 '진짜' 코로나 엔데믹, 방심은 늘 경계하자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다음 달부터 최하위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 조정된다. 확진자 급감과 변이 바이러스 부재 등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9일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병·의원 등에 적용돼 온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전히 사라진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 등 관련 조직도 해체된다. 실로 얼마 만인가. 무려 4년 4개월 만이다. 이제 모든 방역 규제가 없어진, 명실상부한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시대'를 맞게 됐다. 지난 세월 우리가 겪은 '전염병의 공포'는 끔찍했다. 코로나 팬데믹 앞에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도 확인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역시 위기에서 강했다. 코로나19 초기 봇물 터진 듯한 확산세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많은 불편을 감수한 채 정부 방역정책에 협조했다. 의료진은 몸을 사리지 않고 치료에 헌신했다. '대구-광주 병상 나눔'으로 대표된 지역 간 온정도 기억에 남을 만하다. 이 모든 게 '리얼(real) 엔데믹'을 이끈 원동력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K-코로나19 대응'이라며 칭찬한 이유다. 전면 노마스크 등 완전한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개인위생 수칙(손씻기·양치질 등)은 성실히 지킬 필요가 있다. 마스크는 질병 예방 효과가 있는 만큼 자율적 착용은 권할 만하다. 아울러 국민 건강을 위해 '아프면 쉬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야 한다. 가령, 독감에 걸렸다면 적어도 하루 이틀 정도는 쉬었다 출근(등교)하는 게 옳다. 방역 당국도 향후 또 다른 팬데믹 도래에 대비해 매뉴얼을 상시 점검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자유성] 독서와 삶
우리나라 성인의 60%가량은 연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 조사'(2022년 9월∼2023년 8월)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도서 한 권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인 종합독서율은 1994년 독서 실태조사 이후 가장 낮은 43%였다. 가정이나 직장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많았던 코로나19 시절인 직전 조사연도 2021년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격년제 조사인 성인 연간 종합독서율은 최초에 조사한 1994년에는 86.8%였으나, 30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독서 매체인 전자책이나 듣는 책을 제외한 종이책 독서율은 32.3%에 그쳐 성인 10명 중 7명은 1년에 종이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셈이다. 모든 독서 매체를 합친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은 2021년보다 0.6권 줄어든 3.9권이었다. 도서 구매량은 종이책 1권, 전자책은 1.2권에 불과했다. 독서 전문가들은 영상 매체의 영향력 증가와 스마트폰 보급 확대를 독서량을 감소시킨 주범으로 보고 있다. 조선 4대 세종은 신하에게 독서 휴가까지 주면서 독서를 권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골치 아픈 국사에서 잠시 벗어나 독서를 통해 학문과 경륜을 넓히도록 배려했다. 생활 속 독서는 삶의 질 향상과 자기 계발과 직결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안중근 의사), "책은 꿈꾸는 것을 가르쳐 주는 진짜 스승이다"(G. 바슐라르),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면서 정신의 음악이다"(소크라테스)라는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독서 속담을 곱씹어 볼 때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월요칼럼] 차기 경북대 총장이 될 자질
분수(分數). 분별력 있는 판단과 자기 본분에 맞는 처신을 뜻한다. '분수를 지킨다'는 것은 욕심과 무리수(無理手)를 두지 않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다. 옛 성현들의 가르침도 있지 않은가. '분수를 넘어서면 낭패(狼狽)를 보게 된다'고. 총선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들통나 망신을 산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그 예라 하겠다. 전언에 따르면 요즘 홍 총장은 시쳇말로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다. 하기야 무슨 염치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나. '돛단배'(경북대)를 버리고 '크루즈선'(국회)에 옮겨 타려 한 꼴이었으니. 분수를 지키지 못해 학교의 명예를 떨어뜨린 과오는 두고두고 세인의 입방아에 오를 것이다. 어쩌겠나 자업자득인 것을. 못내 안타까운 것은 총장의 한순간 과욕과 오판이 갈수록 더한 경북대 위상 저하에 기름을 부었다는 점이다. 이젠 공허한 얘기가 됐지만, 오래 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못갈 바엔 경북대 가는 게 낫다"라는 말이 있었다. 지방 국립대 가운데서 제일로 쳤다. 적어도 다른 '인 서울(In Seoul) 대학'은 굳이 기를 쓰고 갈 필요성을 못 느꼈다. '인 서울' 간판을 따지 않아도 인생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인 서울 블랙홀'이 생기기 전까진 그랬다. 작금 경북대의 처지는 어떤가. '인 서울 대학'을 가기 위한 경유지가 된 지 오래다. 전국 지역거점 국립대의 중도 이탈 학생(2020~2022년 2만5천여 명·국감 자료) 가운데 경북대생(3천400여 명)이 가장 많았던 적도 있다. 자퇴 사유는 대부분 '인 서울 도전을 위해서'였다. 과거 안중에도 없었던 서울지역 중하위권 대학보다도 존재감이 없는 신세가 됐다. 이젠 대구권 다른 사립대들도 경북대를 더 이상 넘어서야 할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이들 대학 학생들에게 경북대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뭔 소리냐"는 반응이다. 다른 대학이 부지런히 경쟁력을 제고하는 사이 경북대는 '수도권 블랙홀' 탓을 하며 안주했다.홍 총장의 조기사퇴 뜻에 따라 차기 경북대 총장 선거가 오는 6월25일 치러진다. 10여 명의 교수가 경쟁 중이다. 누가 적임자인지 아직 판단이 서질 않는다. 차기 경북대 총장이 될 자질은 무엇인가. 우선, 차기 총장은 '폴리페서(정치 성향의 교수)'가 아니어야 한다. 또다시 정치판을 기웃거릴 인물이 총장이 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학생들 몫이다. 재학생을 지키는 일에 남다른 아이디어와 열정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인 서울 블랙홀은 불가항력'이라고 믿는 이는 자격 미달이다. 끊임없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학생이 학교를 믿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말이다. 당당히 '우리의 경쟁 상대는 SKY'라는 담대한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차기 총장은 다양한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쨌든 혁신이 불가피한 경북대다. 그만큼 고통이 따른다. 이를 감내하며 차기 총장은 혁신의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누가 되든 여하한 희생과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결코 폼 잴 자리가 아니다. 마침 지난주 경북대가 '글로컬대학'에 예비 지정됐다. 차기 총장은 8월 말 '최종 지정'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 대학의 명줄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경북대엔 그런 리더십을 갖춘 총장이 필요하다. 이창호 논설위원이창호 논설위원
[미디어 핫 토픽] 푸바오를 사랑하는 법
2020년 7월20일 국내 첫 자연 번식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태어났다.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처럼 많은 국내외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지난 3일 멸종 위기종인 푸바오는 보전 협약에 따라 중국으로 반환됐다. 중국으로 옮겨지는 날에는 수많은 팬이 에버랜드를 찾아 푸바오가 떠나는 길을 배웅해줬다. 푸바오는 사육사들과 남다른 관계성을 보이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다. 강철원 사육사와 팔짱을 끼고 데이트하는 영상은 조회수 2천400만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남편과 사별 후 잠을 잘못 자던 A씨가 푸바오 영상을 본 후 마음이 편해져 불면을 극복했다는 일화, 푸바오를 만나고 나서 시험관 수술에 성공했다는 사연 등도 화제가 되고 있다.푸바오가 떠난 후에도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는 "중국 반환된 판다 푸바오를 서울시대공원에서 관람할 수 있게 배려 부탁합니다"라는 시민 제안이 올라왔다. 여행사에서는 푸바오 관련 상품을 출시 중이다.그러나 푸바오를 향한 과한 애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례들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푸바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공유됐다. 사진에는 '오후 2시26분, 푸바오가 격리실 외부로 나왔다'는 문구가 함께 달렸다. 해당 사진들은 대부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푸바오의 영상과 사진이 공개됐다. 사육사가 푸바오에게 사과를 몇 개 주는지, 푸바오의 배변량은 어떤지, 사육사에게 학대당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해 공유했다. 이러한 행동에 온라인상에서는 "푸바오 소식을 알려줘서 감사하다"와 "사육사에 대한 과도한 감시이며 푸바오 안정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최근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상상대로 서울'에 오른 민원에 대해 "서울대공원도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감에 따라 많은 시민이 마음 아파하시는 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푸바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봤을 때, 푸바오가 앞으로 지내게 될 중국 내 환경에 잘 적응해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라고 답변했다.푸바오를 사랑한다면 앞으로 환경에 잘 적응하기 바라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사설] 尹 대통령과 洪 시장 회동, 대구에 좋은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사람은 4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정국 현안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참모진 및 내각 개편 이야기도 나왔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홍 시장에게 총리직을 제안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홍준표 총리설은 대구시장 중도사퇴와 이에 따른 보궐선거로 인한 국고 낭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불가피해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홍 시장 입장에서도 대구시장으로 있으면서 역량을 보여주는 게 더 낫다. 우리가 두 사람의 회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총리설 때문이 아니라 행여 대구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4·10 총선에서 여당 참패의 가장 큰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받는 심적 압박은 매우 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 시장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강한 톤으로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가져다줬다며 옹호했다.윤 대통령은 고립무원의 심정인 자신을 응원해주는 홍 시장이 고마울 것이다. 윤 대통령이 힘들 때 대구시민은 표로 힘을 실어줬는데, 지금은 대구시장이 글과 말로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장은 대구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니, 윤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구에 고마워해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도 대통령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이 앞으로도 호흡을 맞춰 대구경북신공항 및 달빛철도 건설처럼 대구 미래 모습을 바꿀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한층 탄력받길 바란다.
[경제와 세상] 22대 총선, 보수의 참패는 예정된 수순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사상 최악으로 참패한 원인으로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권위주의적 오만과 불통, 전체 유권자의 37.5%를 차지하는 40~50대의 콘크리트 민주당 지지, 국민의힘의 지리멸렬 등을 든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의 지리멸렬, 나아가 소위 보수의 안이한 태도가 핵심이다. 이번 총선에서 막말꾼·범죄자·부동산 투기세력 등 뉴노멀(?)한 야당 후보들조차도 대부분 국회로 입성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경기 수원정에 출마했던 소위 '역사학자' 김준혁 후보는 성 관련 온갖 막말에도 불구하고 당선되었다. 국민의힘, 즉 보수 후보가 이런 말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야당과 좌파단체들의 총공격은 물론이고 보수층에서도 들고 일어났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난교' 발언이 문제가 된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떠밀려 선거전 사과문을 냈지만, 끝까지 버티다 결국에는 국회 입성에 성공하였다. 이 사태의 대응방식을 보면 여당과 야당 간의 태도에 극명한 차이가 있다. 좌파인 야당은 자기편이라면 무슨 짓을 해도 감싸주는 조직이다 보니 야당후보는 선거에 지면 조직도 죽고 자신도 죽는 '운명 공동체'인 반면에 우파인 여당은 자기편의 잘못된 불똥이 혹시라도 자신에게 튈까 봐 서둘러 거리를 두는 집단이다 보니 여당후보는 선거에 지면 조직은 죽어도 자기는 죽지 않으려는 '친목 계모임'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용맹하고 충성스러운 '스위스 군대'처럼 잘 조직화되어 일사불란하게 행동 중심, 적극적 참여, 피부에 와닿는 생활담론중심으로 변칙도 마다하지 않으며 조직이 잘못되면 자신도 크게 손해 보는 진영의존의 '선당후사(先黨後私)'의 태도다. 반면, 여당은 기강이 해이하고 나약한 '당나라 군대'처럼 조직이 아닌 오합지졸의 단순 집합으로 말만 앞세우고 소극적 참여, 제 3자적 입장에서 거대담론중심으로 원칙만 고수하며, 조직이 잘못되어도 개인적 손해는 별로 없는 개인의존의 '선사후당(先私後黨)'의 태도다. 작은 잘못만 있어도 보호는커녕 즉시 배제해버리는 보수여당에서 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는가? 오히려 자신들의 보신과 경력 관리에 열중하고 조직이 잘못되면 별 손해 없이 본업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라는 식이 대세이다. 반면 온갖 허물이 있어도 자기편은 감싸주는 야당에서 구성원들은 모든 것을 바쳐 충성하다 보니 결속력과 전투력에서 뛰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학계, 시민단체, 여론 선도인플루언서, 좌편향 언론 및 '개념' 연예인 등등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지니 보수의 참패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내각과 대통령실도 여당과 도긴개긴이다. 총리와 장·차관 그리고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비서관들이 왜 존재하는가?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대통령의 업무부담을 덜어주고 일정 부분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권의 명운을 건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사이에 총리와 비서실장 등이 보이지 않아 존재 이유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든다. 총선 참패 후 총리와 비서실장, 수석급 핵심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했다니 늦어도 너무 늦었고 이게 보수의 민낯이다. 이제라도 보수여당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먼저 보수는 구성원을 보호해주고 구성원은 자신을 넘어 조직과 국가를 생각하며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사회통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 보수의 기본철학인 법치주의와 자유중시의 이념을 확고히 정립하고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결집하여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이념을 공유하는 데 공을 들여 양적인 축적을 하다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잡히는 질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사설] 일조량 부족 농작물 피해 속출…기후 위기 대응 힘 모아야
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농작물 피해 면적은 5천297농가 2천486㏊로 집계됐다. 첫 신고된 한 달 전 대비 피해 면적이 50% 이상 늘어났다. 농작물 가운데 참외는 절단이 났다. 전체 피해 면적의 80%에 이른다. 참외의 고장 성주에선 시설 하우스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봤다. 수박·부추·딸기 등도 피해를 비켜 가지 못했다. 농사를 망쳐 내다 팔 게 없는 농민들의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그 피해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경북지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일조 시간이 509시간으로 최근 10년 사이 같은 기간 가운데 가장 적었다. 게다가 지난겨울엔 '겨울 장마'라 해도 무방할 만큼 비가 많이 내렸다. 햇볕 양이 부족한 데다 비까지 자주 내리면 시설 하우스의 경우 내부 습도가 높아져 생육 부진·병충해 현상이 생긴다.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농작물 재해'로 인정됨에 따라 경북도는 지난 17일 정부에 복구 계획서를 제출했다. 재해 복구비는 다음 달 확정돼 지급된다.기후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다. 이른바 '기후플레이션(이상 기후로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해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아우성이다. 언제까지 하늘만 바라보며 농민도, 소비자도 노심초사해야 하나. 차제에 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농업분야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관련해 이상 기후에 대비한 신농법 및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 여·야 정치권도 기후 위기 문제만큼은 정략을 떠나 협치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1천500명 이상 전망…국립대 '감축'·사립대 '원안 유지' '고민'
출구 못 찾는 의대 증원 갈등, 결국 4월 넘기나…의료계 일각 "증원 백지화 없이는 협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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