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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되돌릴 수 없는 의대 증원, 언제까지 의사들만 따로 놀 것인가
이르면 이번 주에 각 의대 증원 규모가 정해지고, 이를 반영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도 확정될 전망이다. 각 대학의 모집 요강이 발표되면 내년도 의대 증원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대학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및 배분 처분을 멈춰달라'며 의대생과 교수·전공의 등이 보건복지부 및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한 서울고법 행정7부의 지난 16일 판결에 기인한 것이다. 의료계는 서울고법 판결문에 적시된 내용을 진중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 판결문은 "의대생의 학습권 침해 등 회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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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국구 된 대구은행, 종국적 목표는 '밸류업'
대구경북을 대표해 온 지방은행인 DGB대구은행이 마침내 전국구 은행인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례회를 통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영업인가를 최종 의결했다. 이로써 시중은행은 현재 6개에서 7개로 늘어났다. 1967년 대구 상공인들의 뜻을 모아 국내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대구은행의 야심 찬 걸음이 시작된 셈이다. 무엇보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첫 케이스여서 한국 금융업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와 함께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빨리는 대한민국 현실을 새삼 반추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축하를 받기에..
[사설] 들개가 되는 반려견, 물건 쓰다가 버리듯 해서야
반려동물 양육 인구 1천500만명 시대다. 이들 가구가 느는 만큼 버려지는 동물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 해 전국에서 유기되는 반려동물은 13만 마리가량이다. 이 가운데 반려견이 70%를 웃돈다. 유기견의 경우 지난해 대구지역에서 구조·포획을 위해 출동한 경우가 1천400건으로 전년 대비 24.1% 늘었다. 처음 키울 때야 가족처럼 여기고 애정을 쏟는다. 하지만 나중엔 질병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원거리 관광지 등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주인이 장기간 집을 비운 사이 외부로 나가 길을 잃고 유기견 신세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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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잘 아는 사람의 낯선 행동을 마주하게 되면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의 낯선 행동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조금 전까지 편하게 대해주던 사람이 사나운 모습으로 나오면 당혹스럽다.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낮과 밤이 다른 사람도 드물지 않다. 사적인 자리에서 하는 말과 행동이 공적인 자리에서 하는 말이나 행동과 크게 달라서 술자리라도 마주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벼락출세하거나 큰 부를 쌓은 사람이 뽐내거나 잘난 척이 지나쳐 친구나 동료를 대하는 태도가 종래와 달라지면 손가락질과 눈총을 받는다.사람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통합된 개성과 일관성을 가진 존재이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날 때는 가능하면 상대방의 겉모습과 인상을 살피고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며 성격을 파악하려고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해 일정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남들이 나를 보는 이미지나 남이 나를 보는 이미지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만들고 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로 당연시하고 기대하는 행동이 있다.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가 달라져도 일관성 있게 행동할 것으로 기대된다.착한 사람은 시간과 장소가 달라지고 상황이 변해도 응당 착하게 행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착하던 사람이 어쩌다 실수로라도 나쁜 행동을 하면 사람들이 당황하게 되고 선뜻 이해하지도 용납하지도 않으려 한다. 반면 나쁜 사람이 나쁜 행동을 할라치면 그냥 그러거니 하며 쉽게 받아들인다. 나쁜 사람은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어쩌다 하는 착한 행동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진다. 학창 시절 불량 학생이 간혹 반듯한 자세로 공부하는 각오라도 다질라치면 다들 왜 그러느냐 묻거나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의심한다.우리는 누구든 사회 내에서 다양한 지위를 가지고 살아간다. 가정에서는 남편과 아버지로, 학교에서는 학생이나 선생님으로, 회사에서는 과장이나 부장으로, 친구들과는 친구로서 살아간다. 사회적 위치와 저마다의 상황에 따라 기대되는 모습과 행동이 있다. 얼핏 생각하면 이런 지위에 따라 기대되는 역할을 하면 될 듯하다. 하지만 다양한 지위와 역할이 좀처럼 통일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합리적이고 냉정한 직장인이 가정에서는 자상하고 너그러운 부모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우리 사회가 100년이 안 되는 짧은 동안 성큼 선진국으로 발전하였다. 지금처럼 고도로 분업화된 사회에서 사람들이 수행하는 역할은 예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하고 다양하다. 사람들이 수행하는 복잡한 지위와 역할에서 일관성과 통일성을 유지하기 한층 어렵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나이가 들고 연륜이 쌓이며 사회적 성취가 축적되면 저마다 감당할 지위와 역할이 다양하고 복잡해진다. 사람들이 일정한 성취를 이루고 나면 새로운 지위와 역할이 생겨난다. 전과 후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은 한편으로 불가피한 일이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 속에는 머리가 여럿 달린 존재가 등장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네의 말과 행동은 이런 다면적인 모습에 더 가깝다. 머리가 여럿 달린 모습이 더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일 수 있다. 사회 지도층이 사적인 일로 비난받고 공적인 지위에서 물러나는 일이 잦다.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공인이라고 공적인 지위와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적인 일을 공적인 일과 분리하여 이해하고 사적 영역에서의 일은 엄격히 사적인 일로 받아들이며 너그럽게 포용하는 한층 열린 사회를 기대해본다.박순진 대구대 총장박순진 대구대 총장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청정수소
세계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즉 탄소배출 없는 연료를 찾아왔다. 수소를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으면 연소시킬 땐 탄소배출은 없다. 그러나 수소를 생산할 때 탄소가 배출된다. 대부분의 수소는 석유화학공정이나 제철과정, 또는 천연가스 분해 때 나온 것으로 많은 탄소를 배출한 뒤 얻은 것이다. 그러면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얻으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전기분해에 쓴 전기가 탄소 배출하여 만든 것이라면 그것 또한 청정한 연료가 될 수 없다. 오직 바람이나 태양광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한 것만 청정수소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든 수소의 가격이 킬로그램 당 4~6달러여서 천연가스로 만든 것보다 2~3배 비싼 점이다. 따라서 이 수소는 전체 수소 생산량의 5%밖에 되지 않는다. 바이든 정부가 이 청정수소를 생산하면 세금감면으로 그 가격 차를 좁혀주겠다고 했다.수소로 차량은 물론이고 철강공장 같은 중공업까지 돌릴 수 있다. 지난 10년간 많은 회사가 경쟁적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기계 즉 '수전해조' 개발에 나섰다. 그 선두에 독일의 '티센크루프 누세라'가 있는데 유럽 최대 철강회사 티센크루프의 자회사다. 이 회사 뒤에는 든든한 독일정부가 있어 그 정부로부터 14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받아 놓은 상태다. 독일은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터라 이런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셸이나 사우디 정부가 이 회사에서 기존의 것보다 더 큰 수전해조를 사 갔다. 사우디의 경우 '네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분해 공장을 지었다. 사막의 태양광에서 얻은 깨끗한 전기로 물을 분해한 그 청정수소는 장차 수출할 계획이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성현 생각] 온기장이
차디찬 세상에도 기꺼이 자신의 온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비가 내리던 날, 한 여성이 자그마한 우산을 폐지 줍던 어느 노인의 머리 위로 씌워주던 장면이 인터넷에 공개되며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자신의 어깨가 비에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면했을 노인에게 전해진 그의 온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온전한 기쁨을 나누는 온기장이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 도성현〈blog.naver.com/superdos〉
[사설] 민원공무원 괴롭힘 근절…단호한 대처가 출발점이다
악성민원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정부가 이달 초 '악성 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하는가 하면, 자치단체에서도 구체적인 대응지침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정상적인 민원처리는 당연히 공무원의 책무이지만, 불법을 강요하거나 도를 넘는 민원을 수시로 반복하는 행위는 범죄에 가깝다. 그동안 '민원인 퍼스트'라는 정서가 암묵적으로 공직사회를 지배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산됨에 따라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대구 수성구청은 최근 악성민원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4년간 수성구에서 발생한 민원인의 위법행위는 535건. 근무일 기준으로 3일에 한 번꼴로 일어났을 정도로 빈번했다. 무리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씩 거의 6개월 동안 전화 또는 방문으로 시달리거나, 고성 및 욕설을 하는 '진상 민원인'을 말렸다는 이유로 위협을 당하는 등 몰상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이 행정누수를 막고 민원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악성민원은 민원이라는 형식을 빌려 공무원을 의도적으로 괴롭히거나 위법적인 판단을 강요해서 결국 원하는 바를 얻으려고 지속·반복적으로 행해진다. 트라우마를 경험하거나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고약해서 해당 공무원 보호는 물론, 다른 민원인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서라도 근절돼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가 잇따랐다. 정부가 악성민원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법적 대응 원칙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늦었지만 지당하다.
[사설] '구시대 산물' 체육·예술 병역특례 폐지하는 게 맞다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는 병역특례 제도가 수술대에 오른다. 정부는 이달 중 국방부·병무청·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내에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체육·예술 분야 특례는 아예 폐지 가능성도 거론된다. 50여 년 전 도입된 병역특례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틀을 유지해왔다. 이 탓에 부당한 특혜로 변질된 측면이 있다. 시대 변화에 발맞춘 전면적인 개선안이 나와야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다.병역특례는 올림픽·아시안게임이나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한 체육·예술 요원, 국가 산업발전 목적의 전문연구·산업기능 요원, 공공의료 분야에서 복무하는 공중보건의사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체육·예술 요원 병역특례다. 국위 선양의 동기 부여 차원에서 1973년 도입됐지만 지금은 시대환경이 완전히 변했다. 굳이 국제대회 입상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위상은 세계적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처럼 경기 수준이 떨어지는 종목에 출전해 손쉽게 금메달을 따고 무더기로 병역 면제를 받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국위 선양으로만 따지면 그룹 방탄소년단(BTS) 만한 공로가 없을 텐데 그들 모두 특례 대상자가 아니다. 형평성에도 전혀 맞지 않다.신성한 국방의 의무에 예외를 많이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구시대의 산물로서 국민 정서와도 괴리된 낡은 특례제도는 과감히 뜯어 고쳐야 한다. 특히 저출생 영향으로 병력자원이 급감하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병력 부족은 전투사단이 해체될 만큼 이미 심각한 지경이다. 체육·예술 분야를 비롯해 불필요한 특례는 하루빨리 폐지하는 게 맞다.
[사설] 의대 교수들의 잇따른 강경 대응…국민 마음 더 멀어지게 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0일 전국적인 휴진을 예고했다. 동시에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하면 1주일간 집단휴진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의대 교수들은 4월30일과 지난 3일, 각 의대 및 병원별로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바 있다. 10일의 휴진은 앞선 두 차례의 휴진 때보다 더 많은 대학이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의대 교수들이 투쟁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의대 교수들은 업무 과중으로 체력적·정신적으로 한계에 처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집단 휴진을 예고한 것은 의사들의 집단 이익을 위해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겠다는 것으로 비친다. 수차례 말하는 것이지만 환자 곁을 떠나서 내는 의사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지 않는다. 국민 여론은 의대 증원에 압도적으로 찬성한다. 환자 곁을 떠나겠다며 의대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는 의사에게 동조할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아주 적은 인원이지만 병원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전공의들에게 우리가 박수를 보내는 이유도 환자를 돌보는 의사는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이다.의견 차가 큰 사안일수록 한발씩 물러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당초 2천명 증원 방침을 고수하던 정부가 대학이 일부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한발 물러섰다. 이제는 의사단체가 한발 물러설 차례다. 많은 국민이 증원을 원하고 있는데, 국민의 뜻까지 무시하면서 증원 백지화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환자 곁을 지키면서 대화 테이블에 앉아 타협점을 모색하길 거듭 촉구한다.
[자유성] 파크골프 유명세
파크 골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국 명품 대회로 손꼽히는 제3회 문경새재배 전국파크골프대회도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지난 4일 끝난 이 대회는 예선 참가 접수부터 큰 관심을 모았고 대회 참가자가 확정된 이후에는 연습 라운딩 문제로 한참 시끌시끌했다. 선착순 e메일 접수를 두고 참가희망자들이 접수 순서를 몰라 믿을 수 없다는 것부터 시·도별 인원 배정과 경기 시간 등 여러 불만이 제기됐다. 특히 연습 라운딩은 경기장을 관리하는 문경시파크골프협회가 골머리를 앓을 정도였다. 1천여 명의 선수들이 몰리다 보니 협회는 시·도별로 연습 날짜를 지정해 경기장을 이용하도록 했지만, 상당수 극성 동호인들은 방문증이나 해당일만 출입하도록 한 비표를 속여서 사용했다. 심하게는 신분증을 빌려서 연습을 하거나 막무가내로 연습 라운딩을 하는 등 한 번이라도 더 경기장에 적응하려는 '눈물겨운 모습'을 연출했다. 대회를 주관한 문경시파크골프협회는 공평한 연습 기회를 주기 위해 공정위원회를 꾸려 단속에 나섰고, 반발한 동호인들은 온갖 민원을 제기하는 등 시끄러웠다. 일부러 시끄럽게 만들어 시선을 끄는 노이즈마케팅은 아니었지만, 이 대회가 동호인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는 효과는 거두었다.문경새재배 파크골프대회가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최고 1천만원에 이르는 큰 상금 탓도 컸다. 상금 규모가 강원도 화천에 이어 전국 둘째로 많다.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국토의 중심지 문경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접근성이나 문경의 매력 덕분에 인기는 내년에도 여전할 전망이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월요칼럼] 대구 롯데몰 VS 경산 신세계몰
2010년 3월 화성산업은 유통사업 부문(동아백화점·동아쇼핑)을 이랜드그룹에 매각했다. 당시 화성산업 이인중 회장은 "규모의 경제를 극복할 수 없었다"고 했다. 대구경북에만 점포를 두고 있는 화성산업이 전국적 점포망의 유통 대기업과 경쟁하기 힘들었다는 뜻이다.그 무렵 유통 부문 규모의 경제는 대형 마트에도 적용됐다. 동네 골목상권은 대형화된 마트 때문에 생존 자체가 위태로웠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2006년 12월 이후 4차 순환선 안쪽, 즉 도심지역에는 대형 마트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어서 소송하면 패소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 북구의 롯데마트 칠성점은 소송 끝에 4차 순환선 내에 건립된 유일한 대형 마트다. 그런데 롯데마트 칠성점은 개점한 지 3년 만인 2020년 말에 폐점했다. 2021년에는 홈플러스 대구스타디움점과 홈플러스 대구점도 문을 닫았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마트의 경쟁력이 예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요즘 규모의 경제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에서 진행되고 있다. 쇼핑몰은 매장 면적만 커진 게 아니라 대형 문화공간까지 갖춰 쇼핑과 문화의 복합공간으로 진화했다. 초대형 복합쇼핑몰은 경제·관광·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파급력이 크다. 쇼핑몰 인근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올라, 역세권 용어를 패러디한 '몰세권'이란 말까지 나온다.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 수원·파주 그리고 부산에서 신세계 및 롯데가 운영하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실제 사례다. 이런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대구 수성구와 경북 경산에 들어선다. 롯데는 수성구 알파시티 내에 2026년 9월 개점을 목표로 '타임빌라스 수성'을 건립하는 중이다. 7만7천49㎡ 부지 위에 지하 2층 지상 4층(연면적 26만7천㎡) 규모로 짓고 있다. 개점하면 부지면적 기준으로는 대구경북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 된다.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유통상업시설 부지에 들어설 초대형 복합쇼핑몰의 부지 면적은 무려 10만9천228㎡(약 3만3천평)나 된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상업시설 부지 공개 입찰 때, 낙찰받는 유통업체가 초대형 몰을 건립하게 된다. 롯데가 수성구에 대형 몰을 건립하고 있는 점 등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필자는 신세계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신세계는 2015년부터 경산진출에 관심을 보여왔다. 경산에 신세계몰이 들어서면 부지면적 기준 대구경북 최대 규모 쇼핑몰은 수성구 롯데몰에서 경산 신세계몰로 바뀔 것이다. 초대형 복합 쇼핑몰은 다른 지역 사람도 모여들게 한다. 외지인의 방문이 적은 경산 입장에서 보면, 초대형 복합 쇼핑몰 유치는 경산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그러려면 수성구 롯데몰과 상생할 수 있는 경산 몰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초대형 복합 쇼핑몰이 인접해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외지 쇼핑객들을 경산에 머무르게 만드는 볼거리·먹거리도 만들어야 한다. 경산 몰 때문에 위축될 수 있는 골목상권을 배려하는 정책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경산에 초대형 몰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의기투합했던 조현일 경산시장과 조지연 국회의원 당선자를 비롯해 경산의 여론 주도층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김진욱 논설위원
[조진범의 시선] 추경호의 이유 있는 도전
추경호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다. "국민의힘이 유능한 민생 정당, 정책 정당, 국민 공감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사실 분위기가 좋은 게 아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는 영광의 자리지만, 22대 국회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여당의 의석 수가 고작 108석이다. 범야권은 200석에 육박한다. 일방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싸움인데, 맨 앞에 서야 한다. 무수히 쏟아지는 야권발(發) '포탄'을 가장 먼저 맞아야 한다. 총알받이 신세다. 내부적으로도 편할 리 없다. 야권과의 싸움에 밀리면 '병력' 규모와 상관없이 욕을 먹게 된다. 전략이 부족하다느니, 전투력이 약하다느니 해서 시비를 걸어올 게 뻔하다. 12척의 배로 왜군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 같은 역할을 요구할 것이다.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영남 책임론'도 부담이다. 영남당 이미지 고착화로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게 영남 책임론이다. 패배의 책임을 영남에 떠넘기는 논리인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적반하장이다.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영남지역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영남을 기반으로 세(勢)를 확장하려던 게 국민의힘이다. 세 확장에 실패했다고, 기반을 흔드는 것은 몰염치다. 스스로 보수의 철학이나 정체성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영남지역 유권자들은 야권의 '입법 폭주'를 막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라고 국민의힘에 표를 줬다. 대한민국의 새 비전을 만들라는 명령이었다. 국민의힘은 그 명령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생각의 높이 이상을 살 수 없다"고 했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철학과 생각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권력만 탐하는 정당에 머물게 된다. 지금 국민의힘이 그렇다. '영남 책임론'은 철학과 생각이 낮은 정당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은 다르다.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호남 책임론'이 불거진 적이 없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미안해 해야 한다. '열심히 밀어줬는데 제대로 못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 TK(대구경북)이 다 잘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TK 총선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오죽하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죽은 도시"라고 표현했을까. 국민의힘 TK 후보들은 전쟁에서 한발 비켜섰다.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선거운동도 활력을 잃었다. 유권자들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호남과 TK의 선거는 다르다. 호남에선 '빨간 색만 아니면 돼'라고 한다. 빨간 색은 국민의힘 상징 색깔이다. 빨간 색을 제쳐놓고 공천 때부터 파란 색(민주당 상징 색깔) 가운데 '괜찮은 후보'를 선택한다. 선택한 다음에는 전적으로 밀어준다. 민주당 후보들도 사력을 다한다. '몰표'가 나오는 배경이다. TK에선 '그래도 빨간 색을 밀어줘야지'라는 분위기다. 인물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 그렇고 그런 x이지'라고 여긴다. 인물론이 먹혀들지 않다 보니 다선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영남 책임론'을 둘러싼 부정적 기류를 걷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철학을 갖추고, 생각의 높이를 끌어올리기를 기대한다. 추 의원은 총선 기간 선거운동원에게 '금주령'을 내렸다고 한다. '단수 추천'을 받아 느긋한 입장인데도 전력으로 달성군민에게 다가간 셈이다. 추 의원은 원내대표에 도전할 자격이나 명분을 충분히 갖췄다. <편집국 부국장>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편집국 부국장
[사설] 올여름 대구경북 역대급 폭염 예고, 선제적 대응 나서야
지난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의 시대는 끝났다. 이젠 끓어오르는 지구열대화의 시대"라고 선언했다. 작금의 기후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며 지구촌 모든 국가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야 함을 역설한 것이다. 올여름 대구경북지역에 역대급 폭염이 예고됐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올해 5~6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7월 기온도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이 해소되면서 우리나라에 사상 유례없는 '가마솥 더위'가 덮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폭염은 더 이상 별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지구촌 곳곳이 마주하는 현실이다. 특히 구미(歐美)의 많은 도시는 여름철 40~50℃에 이르는 게 예사다. 그 피해는 실로 크다. 치명적 온열질환은 물론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매머드급 산불이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해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2천818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온열 질환으로 대구에서 1명, 경북에선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극한 폭염을 인간의 힘으로 막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효과적인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나간다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철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을 미리미리 살펴 나가자. 정부와 지자체는 특히 쪽방·반지하 저소득층 가구와 홀몸 어르신·장애인 등 에너지 취약 계층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폭염에 취약한 건설현장 근로자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폭염 대응 매뉴얼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아울러 시민 스스로도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폭염도 엄연한 재난임을 명심하자.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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