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사설
[사설] 되돌릴 수 없는 의대 증원, 언제까지 의사들만 따로 놀 것인가
이르면 이번 주에 각 의대 증원 규모가 정해지고, 이를 반영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도 확정될 전망이다. 각 대학의 모집 요강이 발표되면 내년도 의대 증원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대학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및 배분 처분을 멈춰달라'며 의대생과 교수·전공의 등이 보건복지부 및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한 서울고법 행정7부의 지난 16일 판결에 기인한 것이다. 의료계는 서울고법 판결문에 적시된 내용을 진중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 판결문은 "의대생의 학습권 침해 등 회복하..
사설 더보기
[사설] 전국구 된 대구은행, 종국적 목표는 '밸류업'
대구경북을 대표해 온 지방은행인 DGB대구은행이 마침내 전국구 은행인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례회를 통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영업인가를 최종 의결했다. 이로써 시중은행은 현재 6개에서 7개로 늘어났다. 1967년 대구 상공인들의 뜻을 모아 국내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대구은행의 야심 찬 걸음이 시작된 셈이다. 무엇보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첫 케이스여서 한국 금융업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와 함께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빨리는 대한민국 현실을 새삼 반추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축하를 받기에..
[사설] 들개가 되는 반려견, 물건 쓰다가 버리듯 해서야
반려동물 양육 인구 1천500만명 시대다. 이들 가구가 느는 만큼 버려지는 동물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 해 전국에서 유기되는 반려동물은 13만 마리가량이다. 이 가운데 반려견이 70%를 웃돈다. 유기견의 경우 지난해 대구지역에서 구조·포획을 위해 출동한 경우가 1천400건으로 전년 대비 24.1% 늘었다. 처음 키울 때야 가족처럼 여기고 애정을 쏟는다. 하지만 나중엔 질병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원거리 관광지 등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주인이 장기간 집을 비운 사이 외부로 나가 길을 잃고 유기견 신세가 되기도 한다...
이슈칼럼영남일보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다
김기억
박재열
이제상
이재윤
이재훈
임성수
최신칼럼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칼럼
[사설] 경산의 대형 쇼핑몰, 문화·관광 발전의 기폭제가 되길
명성 있는 대형 쇼핑몰은 그 자체가 관광명소다. 쇼핑뿐 아니라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고, 테마파크 모습까지 갖춰 사람들이 모여들게 한다. 당연히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경기도의 신세계아울렛 파주점과 부산시 기장군의 롯데아울렛 동부산점이 대표적인 예다. 경북 경산에도 이 같은 쇼핑몰이 들어서게 됐다. 지난 25일 산업자원부가 경산지식산업지구 개발계획 변경안을 승인하면서,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10만9천228㎡(약 3만3천평) 부지에 쇼핑몰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경산의 쇼핑·문화·관광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경산지식산업지구 내의 쇼핑몰은 부지 면적이나 접근성에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부지면적만 놓고 보면 신세계 대구점의 3배나 돼 테마파크형 쇼핑몰로 매장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예정 부지는 청통와촌IC 및 경산IC에서 멀지 않아 외지인들이 오기도 쉽다. 중요한 것은 외지인들을 경산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경산 음식 5선, 명품 저수지 10선 등의 관광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조현일 경산시장의 의지는 이런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동시에 대구에 건립 중인 롯데 쇼핑몰과 충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롯데는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에 2026년 9월 개점을 목표로 대형 복합쇼핑몰을 짓고 있다. 롯데몰과 상생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경산몰도 경쟁력이 생긴다. 대형 쇼핑몰 유치를 위해 힘을 합쳤던 조현일 시장과 조지연 국회의원 당선자가 앞으로도 머리를 맞대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시시각각(時時刻刻)] 5월의 신부들에게…
5월이다! 어릴 때부터 5월에는 공기도 더 들뜨는 것 같고, 5월이라는 말은 괜히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온통 주위가 푸른 신록으로 물드는 생명의 기운으로 약동하는 1년 중 가장 찬란한 달이기 때문이리라. 그래서인지 5월에 가장 행사가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등. 5월의 신부라는 말처럼 5월은 결혼을 많이 하는 달이기도 하다. 5월의 신부의 유래를 찾아보니 술과 다산, 풍요를 관장하는 디오니소스는 겨울에 죽고 다시 5월에 부활하는데, 그의 부활을 기리고 풍작을 기원하기 위해 축제를 진행했고, 이 축제 기간 중 마을을 대표하는 처녀와 총각을 뽑았고, 이것이 후에 '결혼'으로 이어져 5월의 신부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올해 5월에도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할 것이다. 그들의 행복을 위해 올 1월 내가 우리 아들 결혼식에서 했던 덕담을 말하고 싶다. 우리 아들 부부처럼, 그들도 행복하기를 바라고, 그들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첫째는 다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로서, 아니 하나의 인격체로 우리는 서로 너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틀림이 아니고 다름으로 인정한다면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무용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결혼 초에 나와 우리 집사람이 많이 부딪쳤던 것 중의 하나는 다툰 후에 우리 집사람은 그 문제를 바로 계속 얘기하기를 원했고, 나는 좀 있다가 감정이 가라앉으면 얘기하기를 원하는 그 대응방법을 가지고 우리는 종종 2라운드를 가곤 했다. 나중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읽고 그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터지면 동굴로 들어가는 남자"라는 남녀의 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후 많은 후배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를 바꾸는 것뿐이라는 것을 ….둘째는 자신들만의 리추얼을 만들라는 것이다. 우리는 몸과 마음의 관계에서 마음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몇몇 심리학 실험들은 우리 마음이 육체의 동작, 행동에 의해 움직임을 보여준다. 행동이 일어나면 근육이 반응하고 근육이 움직이면 뇌가 반응해서 결국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매 주일 아침 브런치를 같이하고, 한 달에 한 번 심야 영화를 같이 보고, 종교 생활을 같이하고 등등 너희들만의 액티비티 루틴을, 의미를 부여하는 리추얼을 만들어라. 그러한 리추얼이 너희의 결혼 생활을 안정되게 하고 앞으로 가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리추얼에 양가 부모님을 방문하는 활동도 넣었으면 하는 사심 들어간 작은 부탁도 한다. 셋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정하라는 것이다. 내가 많이 얘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을 한다.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정해야 할 때만 다정하지 말고, 항상 서로에게 다정하라는 것이다. 먼저 애정 어린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을 보내라. 인간은 모두가 외롭다. 같이 있어도 외롭다. 남편은 남의 편이라는 말처럼 부부라서 더 외로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다정해라. 다름을 인정하고 너희만의 리추얼을 많이 만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해라. 나는 그것이 결혼 생활의 행복 비결이라고 믿고 있고, 그래서 그렇게 얘기했고 그래서 너희는 그렇게 살 것이고 그래서 행복할 것으로 믿는다. 행복해라! 세상 누구보다 더! 이 찬란한 5월에. 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
[민병욱의 민초통신] '바이든 -날리면'부터 풀자
아주 원론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정치란 무엇인가. 누구든 머릿속에 어떤 '상(像)'이 가물거릴 것이다. 아마 금방이라도 쉽게 잡아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데 그걸 말로 정의하고 명쾌하게 풀어내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정치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 '국가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 '나라를 바르게 하는 것' 등 단박에 이해하기 난감한 해석을 내놓는다. 더 부연해 설명해주면 그제야 아,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지만 금방 또 '다른 상'이 머릿속에서 어른거리곤 한다. 그만큼 정치는 천의 표정을 지녔다.총선에서 참패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말해 화제다. 한사코 거부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제안한 직후 참모들에게 그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치하는 대통령'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았다. 답은 이랬다. "지난 2년은 국정과제의 설계와 집행에 업무 중심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국민께 더 다가가 소통하겠다는 뜻이다. 야당과도 좀 더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 지난 국정운영과 앞으로 해나갈 일을 설득, 소통을 빌려 설명했지만 뭔가 다른 상이 가물거리는 듯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야당은 대통령이 '정책 방향은 옳았고 소통 문제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식'으로 총선 민의를 부정하며 결국 변하지 않겠다는 강변만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마땅히 정치 중심이어야 할 대통령이 그동안은 뭘 하다 이제야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냐는 핀잔도 덧붙였다.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오만과 독선, 불통으로만 낙인찍힌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설득과 소통을 내세운 그 자체가 어떤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일까. 유권자들도 그렇게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 '국가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표자가 그 영토와 국민을 위하여 실행하는 여러 가지 일'이 정치의 기본일진데 그 같은 기대를 꼭 성급하다고 내칠 이유는 없다. 다시 말해 정치의 순기능을 ①갈등을 해결하고 다툼을 종식하는 '갈등 해소' 측면과 ②미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공동체 형성'의 두 차원에서 보고 윤 대통령이 이제 ①을 바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해보자는 것이다. 정치의 특성은 갈등이며, 갈등이 곧 정상궤도를 벗어난 비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 늦게나마 조정용 설득과 소통을 말하게 됐다고 믿고 싶다는 얘기다. 소통에 전념하다 보면 자연히 ②까지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기대이기도 하다.그러나 사실 요즘은 대통령에 대한 냉소주의가 현명함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돼 있는 분위기다. 세계 전쟁 위협과 경제 불안, 양극화와 끝없는 정치 대결, 인권의 추락과 언로 폐색, 재난 등 사건 사고 빈발에 정부와 국회 정당이 전혀 손을 못 쓰고 그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는 인식이다. 어떤 문제는 대통령이 갈등을 조정하고 화해시키기보다 오히려 조장하고 이용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입으론 공정과 상식을 말하지만 제 식구는 무조건 감싸고 범죄로 의심되는 일마저 멋대로 '퉁치려는' 모습을 보여 냉소를 부채질한 측면도 있다. 누가 봐도 사과할만한 일을 되레 뭐가 잘못이냐고 윽박지른 경우 역시 적잖았다. 용산 집무실과 한남동 관저를 둘러싼 극소수의 사람과만 통하며 정치를 한다는 말까지 나오던 판에 선거에서 지고야 국민과 야당, 설득과 소통을 얘기하니 솔깃하지만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더욱 문제는 '정치하는' 대통령, '국민에게 다가가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데 있다. 진정한 소통이라면 그저 상대 얘기를 들어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난 내 허물도 스스로 들춰내 고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잘못을 지적해도 귀 막고 무시했던 '오기'에 대해 이제는 '무릎 꿇고 사죄'하겠다는 각오 또한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대상은 당연히 국민 대다수가 대통령 당신의 잘못이라고 지적해온 사안일 것이며 그 후과(後果)가 국정에 큰 악영향을 끼친 일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가을 취임 넉 달 만에 터진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사건'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언론계에선 특히 이 사건의 왜곡을 바로잡아 정상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의견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경위야 어떻든 대통령 본인의 말실수 탓에 터진 그 일은 강변과 억지, 권력 남용성 제재와 법정 다툼으로 얼룩지며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단숨에 깎아 먹었다. 취임 당시 50% 선이던 윤 정부 국정 지지율은 사건 후 반 토막, 24%로 급전직하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나중에 한국은 언론 자유가 침해받는, '독재화의 길로 들어선 나라'로 지목되는 단초가 되었다. '48초 한미 정상 환담'을 마치고 나오며 윤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한 말, "국회에서 이 OO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를 둘러싸고 ××××가 '바이든'이냐 아니면 '날리면'이냐로 온 나라가 쩍 갈라졌던 소모적 듣기 평가 논쟁은 방송사를 둘러싼 심의 제재, 법정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인 현재 시제다.다시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이 사건은 윤 대통령이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한 부분만이라도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면 크게 번지지 않을 수 있었다. 본인이 정말 무슨 표현을 했는지, 정 아니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상황 설명만 조금 했더라도 둑 터진 물줄기처럼 여기저기 내지르며 흘러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귀국 후 도어스테핑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한다는 건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라며 진상규명을 강조했고 상황은 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진짜 사실이 뭔데 사실과 다른 보도로 모느냐는 볼멘소리는 여전히 죽지 않았다. 욕설과 비속어가 여과 없이 구사되는 영상은 여전히 온라인을 떠돌며 사람들을 부끄럽고 찜찜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언론 자유가 빠르게 침식되는 나라로 꼽힌다.윤 대통령의 '정치하는 대통령론'이 이제는 정치냉소주의를 불식하고 나라를 바르게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을 앞장서 푸는 것도 그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한국언론진흥재단 전 이사장한국언론진흥재단 전 이사장
[3040칼럼] 입스와 초킹
계절의 여왕 5월이 성큼 다가왔다. 특히 5월은 많은 골퍼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계절이다. 필드 위의 잔디가 초록의 옷으로 완벽히 갈아입고 골퍼들에게 설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 이후 많은 골퍼의 증가가 있어 왔고, 올해에도 많은 골퍼들이 골프장으로 달려갈 준비를 마치고 있다. 우리는 골프를 치면서 실수를 자주 반복하게 될 때 입스(Yips)가 온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특히 드라이버샷이 왼쪽 오른쪽으로 막 난사될 때, 짧은 퍼팅이 잘 안 들어갈 때 입스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입스의 정확한 의미는 심리적, 신체적, 상황적 요인의 영향에 따라 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한 국소 근긴장 이상증(Focal Dystonia)을 의미한다. 입스의 특징은 특정상황을 맞이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가락 등이 움찔거리는 현상들이 나타나 경기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이러한 입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전문 엘리트 선수와 같이 수많은 연습을 통해 특정 근육군의 많은 쓰임 이후에 나타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하루에 4~5시간씩 수년 이상 퍼팅, 스윙 연습을 하는 프로골퍼 선수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또한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최강야구' 프로그램을 통해 야구선수들의 입스 경험에 대해 말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 역시 투수가 투구하는 동작과 같이 동일한 동작을 무수히 반복하고 연습하게 된다. 이때 일부 선수의 경우 투구 시에만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을 '블래스 증후근' 또는 입스라는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일반적인 우리 아마추어 골퍼들이 경험하는 동작수행의 반복되는 실수들은 선수들과 같이 오랜 시간 연습한 결과로 발생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입스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반면 초킹(Choking)이라는 심리적 현상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실수를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 초킹은 긴장과 압박 속에서 나타나는 우리의 인지시스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때문에 나타난다. 즉, 연습 때 잘되던 스윙이 필드에 나가면 잘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스윙동작에 너무 많은 신경 즉, 인지적 자원을 할당해서 쓰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하나의 동작을 배우게 되는 과정은 동작의 분절화, 동작의 연합, 동작의 자동화 순으로 운동 기술을 학습하게 된다. 그래서 동작의 자동화 단계에 이르게 되었을 때 일정하고 만족스러운 스윙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에 대해 많은 체크를 하게 되고, 이러한 동작에 대한 과집중 현상은 자연스러운 동작의 자동화를 깨뜨리게 되고 이전 기술수준 단계인 동작의 연합, 분절화 수준으로 회기하여 불완전한 동작이 발현되게 할 공산이 커진다. 그러나 이러한 초킹의 경우 역시 어느 정도 스윙 기술이 완성된 상급 골퍼들에게서 나타날 경우가 많다. 사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골프기술의 자동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필드에서 실수는 대부분 연습부족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입스나 초킹과 같은 심리현상을 핑계로 삼기보다 연습장에서의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어보자.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단체장의 생각:長考] 변화와 혁신은 작은 것에서부터
구미시장 취임 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구미는 갈 곳, 놀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돈 벌어서 타 지역에 가서 쓰는,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곳이 구미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구미는 바다가 있는 곳도 아니요, 설악산이나 한라산 같은 대한민국 대표 산이 있는 곳도 아니다. 그렇다고 서울과 대구처럼 대규모 쇼핑센터와 놀이시설도 없다. 재주는 구미가 부리고 돈은 외부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돼 온 것이다.이런 불리한 지역 특성과 여건 속에서 취임 후 '문화예술이 흐르는 낭만도시' '힐링하고 재미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나서니 처음에는 모두 의아해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달랐다. 구미가 가지고 있는 어찌 보면 작은 것들, 방치되고 버려진 것들을 새롭게 보고, 구미만의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것이 낭만도시를 조성하는 첫걸음이라 판단했다.구미에는 지산샛강이라는 저수지 같기도 하고 낙동강 지천이기도 한 도심 속 수변공원이 있다. 그동안은 고아, 지산들판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고니가 다녀가는 철새 도래지 정도로 알려졌을 뿐, 사실상 지산샛강은 방치되어 왔다. 겨울철에 잠시 머무르는 고니를 보기 위해 조류 학자와 사진작가들이 오는 것 말고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조류독감으로 출입이 통제되기 일쑤였고, 야간에는 불빛도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그런 지산샛강에 작지만 의미 있는 구미만의 색깔을 입히기 시작했다. 우선 야간에 우범지역 같았던 이곳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맨발걷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황톳길, 마사토길을 조성해 주민들의 힐링 공간을 만들었다. 또, 겨울 한 철만 볼 수 있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고니 조형물을 세워 포토존도 마련했다.지산샛강생태공원의 화룡점정은 고니벅스다. 샛강주변은 휴게시설 허가가 불가능해 산책 후 물 한 잔 사 먹을 공간이 없다는 불평이 끊이지 않았다. 화장실이 있고, 전기와 수돗물이 공급되는 이상 자판기 설치는 가능하지 않을까? 시민들의 작은 불편함을 놓치지 않고 시도한 물 한 잔의 공간이 무인 카페로까지 발전했다. 내친김에 카페 이름도 그에 걸맞게 고니벅스로 명명했다. 흔하지 않은 카페 이름과 탈바꿈한 지산샛강은 시민들 사이에 회자되며 단숨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즐길 거리, 볼거리, 쉴 거리가 있는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이제 샛강의 뷰를 조망하며 무인카페에서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구미시민들의 트렌드가 되다시피 할 정도로 인기다. 용도 변경이 불가능한 곳에 무인카페가 들어서는 것,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일이 곧 혁신과 변화의 시작이다. 무미건조했던 구미의 색깔이 바뀌고 있다. 신라면 제조공장이 있는 점에 착안해 구미라면 축제를 시작했고, 치킨 브랜드가 태동한 구미에 아이디어를 얻어 교촌거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산업도시 구미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온 점에 착안, 사람과 음식이 몰려오는 구미푸드페스티벌도 열었다. 구미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시도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구미시의 도시 색깔 입히기에 민간에서도 호응하여 금오산 금오랜드에는 전국 유일의 티니핑 대관람차가 들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구미는 작은 것부터의 변화, 생각의 혁신을 통해 곳곳에 재미가 넘치는 꿀잼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작지만 새로운 변곡점을 그리며 매력적인 구미를 알리고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계속해서 희망을 심어주고자 한다. 볼 것 많고, 놀 것 많고, 할 것 많은 도시. 변화와 혁신 중인 구미다. 김장호 구미시장김장호 구미시장
[단상지대] 정체성 이야기 : 의사와 환자
요즘 들어 정치, 사회, 문화면에서 '정체성'이라는 말이 곧잘 등장한다. 필자가 음악의 정체성에 관한 박사논문을 쓰면서 확정한 나름의 정체성은 다음 네 가지 정도로 수렴된다. (1)정체성은 차이(점)에 관한 것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형성된다. 다시 말해 정체성은 우리가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타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만들어진다. (2)정체성은 수많은 종류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형성되고 협상된다. (3)정체성은 특정한 상황과 타인들과의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4)정체성은 한 개인이나 그룹의 내러티브적 역할을 포함한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 관습, 관행, 유산 등을 포함한 과거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현재에 대한 인식을 통해 재구성된다는 학계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정체성과 전통은 과거의 현재화 내지 현재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지평으로서 항상 변화하고 재구성된다는 사실! 여기에는 내 의지로 변화 가능하면서도, 의지와 무관하게 변화될 수 있는 두려움이 저변에 깔려 있다.박사과정 중 히스로 공항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 한 권, 폴 칼라니티(Paul Kalanithi)의 자서전 '숨결이 바람이 될 때(When Breath Becomes Air)'는 정체성의 이러한 가변성을 강력하게 대변한다. 문학과 과학에 열정을 가지며 예일대 의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대학에서 레지던트를 거치면서 신경외과 교수로 가는 탄탄한 미래가 보장된 36세의 칼라니티는 어느 순간 폐암 말기 진단을 받는다. 스캔 데이터를 면밀히 조사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였던 그는 다음 날 불치병과 싸우고 있는 환자(불평 없이 고통을 견디는 자)가 되어 검사실에 누워 있다.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로서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환자복을 입은 새로운 정체성이 그의 삶을 장악하면서 이전의 정체성을 대체한다. 그렇게 의사와 환자로서의 역할이 전도되면서 죽음이라는 가혹한 현실에 직면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의사로서의 내 정체성은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칼라니티가 폐암 진단을 받은 후 마지막 22개월 동안 그의 전체 정체성은 위태로움의 연속이다. "나는 신체적으로 쇠약해졌고, 내가 상상했던 미래와 개인적인 정체성이 무너졌으며, 나는 내 환자들이 직면했던 것과 같은 실존적 어려움과 마주하게 되었다." 코비드19에 이어 응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유난히도 자주 들리는 요즘. 많은 환자들은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다니며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운 좋게 담당의라도 만나게 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2월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내 친구는 암덩어리가 커질까 퍼질까를 걱정하며 한참 뒤로 미뤄진 수술만을 기다린다.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 그리고 이들 가족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시민이며, 현재와 미래의 환자일 수 있다. 하여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정부와 의협의 갈등과 반목을 지나 진정한 대화와 해결에 따른 새로운 통합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새로이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칼라니티는 사뮈엘 베케트의 구절을 읊조린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I can't go on. I'll go on)." 그리고 아내 루시는 이미 바람이 된 남편을 생각하며 또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의 아내이자 목격자였다." 극과 극은 통한다(Extremes meet)라는 서양 속담을 생각해본다. 부정의 부정, 절망이 희망으로 바뀔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 또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목격자가 될 것이다. 임진형 (음악인문학자·대구챔버페스트 대표)임진형 (음악인문학자·대구챔버페스트 대표)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이탈리아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이탈리아 국영TV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뽑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탈리아의 20개 주는 매년 그 주의 한 마을을 선정하면 그 마을은 그들의 자랑거리를 영상물로 만들어 방송국에 보낸다. 방송국에서는 각 주에서 올라온 20개 비디오를 한 주에 하나씩 방영한다. 가장 아름다운 마을은 시청자들의 투표와 환경·역사·관광산업 전문가 3명의 참여로 선정된다. 1위 마을엔 관광객이 넘치게 된다.올해 1위는 '페치올리'라는 토스카나의 한 소읍이 차지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인구 5천의 이 소읍은 포도밭, 밀밭, 올리브나무로 둘러싸여 풍광이 빼어나다. 중세의 벽돌건물이 밀집해 있고 12세기 종탑 밑으로 좁은 골목이 지난다. 건축가는 중세의 한 건물에 현대공공미술을 접목시켰다. 원래 14세기의 아름다운 마당과 돌계단이 있었지만 리모델링하여 하늘에서 빛이 들어오도록 하고 1층은 바닥에서 천정까지 시원하게 유리창을 냈다. 또 밖에서도 경치를 감상하도록 데크를 부두처럼 공중으로 길게 빼냈다.이 읍민들은 선견지명이 있었다. 1990년대에 첨단 쓰레기처리 방법을 도입하여 타지방의 쓰레기까지 처리해줬다. 그 수익금으로 우수한 예술품을 구입하였다. 그 결과 이 소읍은 지금 곳곳에 훌륭한 미술전시장을 열고 있다. '페치올리의 거인'이라는 조각품은 거대한 남자와 여자가 상체만 대지 위에 내어놓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품이다. 유방을 다 드러낸 채 용을 쓰는 여성이 참 인상적이다. 작년에 개관한 노천현대미술관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600점이 전시되고 있다. 원형극장, 성화박물관, 러시아 아이콘 박물관, 고고학박물관 등도 이 읍의 자랑거리이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송재학의 시와 함께] 박라연 '허풍선이'
사람이 제 어둠만으로 하늘을 덮을 수 있다는 듯매운 눈빛만으로 허공의 눈동자를 찌르려는 듯어둡고 매운 남매가 날아올라, 박라연 '허풍선이'평생 시를 쓰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은 어떤 의미일까. 짐작건대 일생 동안 자신을 들여다보고 고양시키며 가열시키는 행위이다. 또한 자신을 되돌아보고 후회하는 행사이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지 않고 생을 반복하겠다는 열정의 다른 이름이다. 하루 중에서 일정한 시간이면 늘 세상과 시에 몰두하는 영혼이다. 박라연 시인의 '허풍선이'는 그 영혼에 대한 교우이자 탐구록이다. "말도 되지 않은 소리로 과장을 하고 모든 일을 부풀려서 이야기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허풍선이란 "불을 지필 때에 사용하는 풀무의 일종으로 바람을 일으켜서 불을 잘 타게 하는 것인데, 이때 바람주머니가 부풀어 오지만 바람이 나가면 형편없이 쪼그라드는데 이와 같이 허황된 말이나 거짓 정보를 한껏 부풀려서 떠벌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없다라는 데서 허풍선이가 된 것"이다. "사람이 제 어둠만으로 하늘을 덮을 수 있다" 거나 "매운 눈빛만으로 허공의 눈동자를 찌르려는" 것은 모두 허풍선이다. 하지만 비유 이상의 실현 가능태를 만들어주는 것은 시인의 몫, 시인은 하늘을 덮는 어둠과 허공의 눈동자를 찌르는 남매의 능력을 익히 알고 있다. 남매는 둘이면서 하나인 일란성쌍생아이기도 하다. 이 거대 상상력은 짧은 시의 언술을 거치면서 섬세하면서도 호연지기를 아득하게 넓히는 중이다. 송재학 시인송재학 시인
[월요칼럼] 국민은 늘 옳은가
한국인의 의식수준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일까. 이를 파악할 만한 공인된 지표는 없다. UN이 각 나라의 행복지수는 만들었지만 의식지수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물론 이유가 있다. 의식(意識)이란 말 자체가 너무 포괄적, 다의적이다. 챗GPT에게 '인간 의식'이 뭔지 물어봤다. △주관적 경험 △자기 인식 능력 △사회적 인식 3가지 의미를 포함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중 사회적 인식으로서의 의식은 개인적·집단적 정서나 사상을 나타낸다는 의미다. 시민의식이나 특권의식 같은 표현으로 자주 쓰인다. 하지만 이 정도 개념만으로는 의식 전반을 논하기는 부족하다. 인간이 영적 존재라는 걸 인정한다면 의식의 본질은 '영성'이라고 봐야 한다. 인간 공통의 영성을 바탕으로 의식수준 척도를 만든 사람이 있다. 정신과 의사이자 현대의 영적 지도자인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다. 호킨스 박사는 인간의 영적 발전 수준을 단계별로 구분한 '의식지도'를 개발했다. 상상만으로 대충 만든 게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20년간 수백만 번의 임상 시험을 거쳤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유다. 의식지도는 인간 의식 척도를 0에서 1천(룩스) 사이로 규정한다. 0은 죽음과 같은 상태다. 1천은 부처나 예수처럼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경지다. 의식의 부정성과 긍정성을 가르는 기준은 200이다. 호킨스 박사에 따르면 전체 인류의 의식 수준은 1999년에 207이었다. 그러면 한국인은? 놀랍게도 310이다. 인류 평균보다 100이나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호킨스 박사가 추켜세운 한국인의 의식수준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를 다시 소환한 것은 새삼 자부심을 느껴보자는 게 아니다. 이번 총선이 남긴 의문 때문이다. 한국인의 의식수준이 높은 게 맞다면 정치의식 역시 그래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가 나아지기는커녕 퇴행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야당 압승의 총선 결과만 놓고 말하는 건 아니다. 정부와 여당이 국민에게 밉보였으면 선거에서 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야권은 국회 의석의 3분의 2 가까이를 가져갈 정도로 그리 잘했을까. 물론 득표율 5.4% 차이에 의석수 차가 71석이나 됐다는 점에서 야당의 절대 승리는 아니다. 하지만 정치만큼 결과가 중요한 게임은 없다. 승자독식의 소선구제가 낳은 모순이긴 하지만 어쨌든 국민은 야권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줬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무능한 모습을 보였고 적지 않은 잘못을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덕성으로 따지면 야당이 누굴 심판한다는 게 가당찮다. 지금까지 민주당의 정치 행태는 어떠했나. 증오와 분열, 위선의 정치 아니었던가. '청담동 술자리' 거짓말로 온 나라를 뒤흔든 것도 모자라 코인 투기, 방탄 국회, 입법 폭주, 사법 방해로 많은 이들의 속을 뒤집었다. 이번 총선에선 더했다. 범죄 피의자까지 가세해 정권 심판을 외쳤고 부동산 투기, 저질 막말 후보도 선거판을 누볐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의 전형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금배지를 달게 됐다. 진영논리에 갇혀 야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최소한의 도덕성조차 따지지 않는 게 정상일까. 국민이 늘 옳다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과거 독일 국민도 히틀러를 열렬히 지지했다. 그때처럼 교활한 정치권력에 가스라이팅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국인의 의식수준 정도라면 당연한 얘기다. 허석윤 논설위원 허석윤 논설위원
[자유성] 영주비전경제연구원
현 대한민국 사회를 특징짓는 단어들은 제법 많다. 4차산업혁명·인공지능(AI)·인구절벽·지방소멸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어로만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의 상황을 맞고 있으며 중앙 집중으로 인해 지방은 소멸위기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인공지능기술 개발· 출산 장려·지방소멸 방지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인구가 적은 지방 소도시 차원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사람이 모여들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 영주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지속 가능한 지방 성장의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민간단체가 최근 출범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전창록 전 경북경제진흥원장이 설립한 영주비전경제연구원이 그것이다. 초연결사회·디지털 노마드(첨단 디지털 장비를 몸에 갖추고 사는 21세기형 인간) 시대에 정주인구 중심에서 관계인구·교류인구로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요즘 상황에 맞춰 새로운 정책 발굴을 목적으로 한다. 영주에서 출범했지만 성공 경험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도 눈에 들어온다. 영주비전경제연구원은 분기별로 포럼을 개최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달 6일 영주시민회관에서 '청년이 꿈꾸는 영주'라는 주제로 첫 번째 포럼을 개최했다. 매달 뉴스 레터를 발행하고, 2주에 한 번 열린시민대학도 운영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집단지성을 모으기 위해 영주에 한정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회원을 모집 중이다. 김진욱 논설위원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병원 떠났던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700여 명, 복귀 시점 마지날에도 '요지부동'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탄력받는 정부의 의료 개혁…남은 숙제는 전공의 복귀와 의사 설득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닭띠 5월 21일 ( 음 4월 14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