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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되돌릴 수 없는 의대 증원, 언제까지 의사들만 따로 놀 것인가
이르면 이번 주에 각 의대 증원 규모가 정해지고, 이를 반영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도 확정될 전망이다. 각 대학의 모집 요강이 발표되면 내년도 의대 증원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대학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및 배분 처분을 멈춰달라'며 의대생과 교수·전공의 등이 보건복지부 및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한 서울고법 행정7부의 지난 16일 판결에 기인한 것이다. 의료계는 서울고법 판결문에 적시된 내용을 진중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 판결문은 "의대생의 학습권 침해 등 회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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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국구 된 대구은행, 종국적 목표는 '밸류업'
대구경북을 대표해 온 지방은행인 DGB대구은행이 마침내 전국구 은행인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례회를 통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영업인가를 최종 의결했다. 이로써 시중은행은 현재 6개에서 7개로 늘어났다. 1967년 대구 상공인들의 뜻을 모아 국내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대구은행의 야심 찬 걸음이 시작된 셈이다. 무엇보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첫 케이스여서 한국 금융업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와 함께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빨리는 대한민국 현실을 새삼 반추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축하를 받기에..
[사설] 들개가 되는 반려견, 물건 쓰다가 버리듯 해서야
반려동물 양육 인구 1천500만명 시대다. 이들 가구가 느는 만큼 버려지는 동물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 해 전국에서 유기되는 반려동물은 13만 마리가량이다. 이 가운데 반려견이 70%를 웃돈다. 유기견의 경우 지난해 대구지역에서 구조·포획을 위해 출동한 경우가 1천400건으로 전년 대비 24.1% 늘었다. 처음 키울 때야 가족처럼 여기고 애정을 쏟는다. 하지만 나중엔 질병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원거리 관광지 등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주인이 장기간 집을 비운 사이 외부로 나가 길을 잃고 유기견 신세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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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형식의 길] 그날의 아픈 기억,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1995년 4월28일 오전 7시52분. 천지를 뒤흔들 정도의 굉음과 함께 커다란 불기둥이 대구 상인네거리를 집어삼켰다. 바로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다. 당시 문민정부 들어 유독 대형참사가 연달아 발생했는데, 불과 4개월 전에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도시 가스폭발 사고가 있었다. 철저한 인재였다. 주먹구구식 허술한 도시가스 관리체계와 경험 없는 건설사의 공사장 관리가 빚어낸 어처구니없는 참사였다.사고 현장은 처참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이 폭발 사고로 사망 101명, 부상 202명 등 총 300여 명의 사상자를 냈고, 건물 80여 채와 차량 150대 이상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등교 중에 사망한 영남중 학생 42명과 교사 1명의 사연은 모두를 눈물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당시 뉴스 속보 대신 고교야구가 중계될 정도로 유독 미비했던 언론보도가 사실은 집권당의 의도적 은폐였다는 소문도 있었다. 특히 사건 책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많은 공분을 사기도 했다.사고 여파로 공사 발주처 대구백화점은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의 큰 타격을 입는 바람에 부지를 토지공사에 매각해야 했다. 후에 부지를 낙찰받은 롯데쇼핑이 결국 주인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롯데백화점의 대구 진출의 나비효과가 된 것이다. 여담이지만 한동안 부지는 잡초만 무성한 공터로 방치되기도 했는데 그곳에서 동춘서커스단의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완공 후에는 유령을 목격했다는 도시 괴담도 떠돌았다.며칠 전 29주기였다. 월성1동에 있는 학산공원에 관심 가지는 대구 시민은 드물다. 이곳에는 상인동 가스 사고 희생자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 유족들이 부실 공사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세웠던 건설사에서 만든 처음이자 마지막인 건축물이기도 하다. 작년 이맘때에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방영되어 잊힐 뻔한 해당 사건이 재조명되기도 했다.생존했다면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사회의 일원으로 한 가정의 든든한 가장이 되었을 학생 희생자들. 한동네에 살던 또래였기에 더욱 안타깝다. SNS가 없던 시절 전 국민적인 추모로 이어지진 않았던 사건, 비록 30여 년 전의 옛일이지만 올해는 유독 관련 신문 기사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냉랭한 추모 열기가 아쉽다. 상인네거리를 지날 때마다 떠오르는 그날의 아픈 기억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될 뿐이다. 기억은 힘이 세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인과 과정을 기억하고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거리활동가거리활동가
[동대구로에서] 공립 반려동물 테마파크, 지역 발전 새로운 길 연다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은 누구에게나 큰 슬픔이다. 사람뿐 아니라 가족 또는 친구처럼 지내던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일도 마찬가지다. 반려동물이 숨지면 슬픔을 비롯해 상실감, 괴로움 등이 온몸을 억누른다. 이를 '펫로스 증후군'이라 한다. 대구경북 반려동물은 73만 마리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그만큼 처리해야 할 사체도 많다. 자녀처럼 키우던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어떻게 할까. 현행법상 동물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된다. 집에서 숨지면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한다. 동물병원에서 숨진 경우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일회용 의료도구와 다른 동물들과 함께 소각된다. 다만 가족과도 같은 반려동물을 '쓰레기' 취급해 버리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반려인이 대다수다. 남은 방안은 반려동물 장묘업체를 찾아 장례를 치르는 것뿐이다. 하지만 장례를 치르는 것이 녹록지 않다. 반려동물 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북은 5곳 있지만, 대구는 단 한 곳도 없다. 다수 사업자가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며 대구지역 건립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지역 주민들이 '혐오 시설'로 인식하는 탓이다. 얼마 전 대구 달성군 주민이 개최한 '동물화장장 건립 반대추진위원회 발대식 및 주민설명회'를 다녀왔다. 당연히 이 자리에 모인 주민은 동물화장장 건립을 반대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선 찬성 의견도 상당하다. 주민이 반대하는 현풍읍 성하리 동물화장장 건립 예정지로 발길을 돌렸다. 주변엔 임야, 공장뿐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민가는 다소 멀었고, 건축 규모도 생각보다 적었다. 하지만 조상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온 원주민이 많은 지역 특성상 설득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사실상 승산이 없다. 만약 이곳에 민간이 동물화장장 건립에 성공한다면 대구와 인근의 반려동물 사체는 몰린다. 그러면 업주는 상당한 수익을 올린다. 이미 사업 승인을 득했기 때문에 지역 환원 사업도 형식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지자체에서 공립 장묘 시설을 건립하면 어떻게 될까. 사실 달성군은 지난해 현풍읍 자모리 인근 옛 달성위생사업소 1만4천134㎡ 터에 사업비 70억원을 들여 화장 시설이 포함된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만들려고 했다. 대구에선 이만한 입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최적지였다. 하지만 일부 주민 반대로 보류됐다. 달성군이 이곳에 반려동물 놀이 시설뿐 아니라 동물 화장시설, 장례시설, 추모공원을 건립해 운영했다면 이 일대는 상전벽해를 기대할 수 있다. 달성군은 건립에 따른 인센티브 일환으로 지역 현안 예산을 전폭적으로 쓸 명분도 생긴다. 건립 이후에는 이곳을 오가는 시민들로 인해 지역 문화관광산업과 경제가 크게 살아날 게 분명하다. 반려동물 테마파크 운영에 따른 수익은 지역 정주 여건 개선에 지속해서 쓸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주민은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재산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전북 임실군은 오수면에 반려동물 안식처·장례식장·화장장 등을 갖춘 '오수 펫 추모공원'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경기 이천시는 최근 화장시설 설치 후보지를 공모했다. 그 결과 3개 마을과 민간업체 1곳 등 4곳이 신청하며 유치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사업을 신청한 주민들은 개발 행위로 편리하고 쾌적한 지역 사회로 거듭나길 희망하고 있다. 대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지역주민들은 공립 장묘시설 건립에 대승적 관점에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그게 지역이 살길이다.강승규 사회부 차장강승규 사회부 차장
[하프타임] 예술인·시민이 모두 행복한 거리 공연
인디(Indie). 어떠한 자본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음반이나 영화를 제작하는 것으로,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약자다. 그렇기에 인디 음악은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그러던 중 올해 대구에선 보수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인디 밴드 공연을 활성화하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12일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디밴드가 대구는 서울 다음으로 많다고 알고 있다. 신천 수변 무대에 인디밴드 공연을 활성화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핫플레이스가 될 수 있도록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했다.홍 시장이 언급한 이 통계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운영하는 씬디라운지가 발표한 '한국 인디 뮤지션의 현황 보고서'에 나온 것이다. 물론 통계만 보고 대구 인디 뮤지션의 활동이 지방에선 가장 활발하다고 단정 짓긴 어려울 수 있다. 밴드의 경우, 결성과 해체, 활동 중단을 반복하기 때문에 통계로 이들의 활동을 파악하는 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밴드 음악이 가장 활성화됐던 시기인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하면 현재 젊은 사람들에게 록보다는 힙합이 인기가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하지만 대구에 클럽 헤비, 락왕 등 라이브 공연장이 운영 중이고, 다양한 장르의 인디 뮤지션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거리 공연을 시 정책 차원에서 마련하는 것은 어색하진 않다. 대구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존재감을 각인시킨 지역 인디 뮤지션도 적지 않다. 펑크 밴드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은 지역 인디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지난 2월부터 한 달여간 북미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다. 또 최근 달서아트센터, 아양아트센터, 어울아트센터 등 지역 공연장에서 인디 뮤지션이 참여하는 축제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최근 신천 수변무대에선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대구시립예술단의 공연도 활발하다. 매주 각기 다른 대구시립예술단 단체가 참여한다. 교향악단, 합창단, 국악단, 무용단, 극단, 소년소녀합창단으로 구성된 예술단 특성상 클래식·연극·국악·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시민들이 접할 수 있다. 공연을 준비하는 이들로선 다소 수고로움이 있긴 하지만, 풀 편성 오케스트라 등 단원 전체가 참여하는 공연은 신천을 산책하던 시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동성로 28아트스퀘어에서도 대구시립예술단 공연, 청년 예술인이 참여하는 버스킹도 진행되고 있다.최근 대구에서 이어지고 있는 거리 공연은 밋밋하기만 한 도시 풍경에 새로운 색채를 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물론 대구에서 거리 공연이 처음 이뤄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숙련된 예술가들이 중심이 되는 시립예술단의 공연은 시민들에게는 몰랐던 예술 장르를 접하고, 더 알아가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실내 공연장에서 공연도 매우 즐겁지만, 무대와 멀리 떨어진 객석이 아닌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공연은 더욱더 생생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다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단체장의 지시로 시작된 만큼 '보여주기식' '생색내기식'의 공연으로 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적 위주로 공연을 해나가다 보면 예술인을 존중하지 않는 상황이나 과거 논란이 된 '노 개런티(무보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공연 전·후 미비한 점을 파악해 보완하고, 공연의 주인공이 행정보다는 예술인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예술인과 시민 모두 행복한 공연이 되지 않을까.최미애 문화부 선임기자최미애 문화부 선임기자
[자유성] 현재=선물
영어에는 다의어가 꽤 많다. 한 단어에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의미가 담겨 있어 영어 공부할 때 헷갈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present'도 그중 하나다. 'pre(앞에)'와 'sent(존재하는)'의 합성어로 '현재'와 '선물'을 뜻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현재, 다시 말해 삶 자체가 선물이란 의미다. 라틴어에서 유래된 이 단어에는 뛰어난 통찰력이 담겨 있다. 사실 이 세상에서 스스로 노력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우리의 생명은 공짜로 받은 선물과 같다. 삶이 축복이라고 하는 이유다.현재의 다른 이름은 '지금'이다. 삶은 언제나 지금이다. 고금의 성현들은 시간은 환상이라고 가르친다. 과거와 미래는 생각 안에서만 있으며, 실제 존재하는 건 지금, 이 순간뿐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찰나 간에 생멸하는 '영원한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의 기억, 미래의 상상도 지금의 순간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을 벗어난 존재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을 자각하지 못한다. 근본적으로 그렇게 세팅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어진 현재를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면서 소중함을 잊고 산다. 현재를 진정한 선물로 느끼는 사람은 드물다. 과거와 미래의 중간다리 정도로 여긴다. 그래서 오롯이 현재에 머물지 못한다. 무의식적으로 외부 대상을 좇거나 생각, 감정에 끌려다니느라 바쁘다. 사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게 현대인의 가장 흔한 병이다. 심해지면 중독과 강박증이 된다. 지금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끼지 못하는 게 불행이다. 현재로부터의 도피를 멈춰야 한다. 허석윤 논설위원
[사설] 2년 만의 尹·李 회동, 6년 만의 영수 회담 "시작이 반"
어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영수 회담은 정국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 틀림없다. 회동은 절반의 성공에 만족해야 했다. 사전 조율 없이 진행된 만큼 합의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양측의 브리핑을 종합하면 의대 증원과 민생경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의 일정부분에 대해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협치의 출발점으로 평가할 만하다.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모든 현안을 작심한 듯 거론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과 특검법·특별법 수용,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을 요구했다. "가족분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면서 면전에서 예민한 문제까지 건드렸다. 할 얘기는 다 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불편한 사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경청했다. 비공개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의정(醫政) 갈등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촉구하고, '일괄적 25만원 지원'의 불합리함을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의정 갈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여론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영수 회담은 흔하지 않다. 이번 회동은 윤 대통령 취임 후 2년 만의 첫 회담이자,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만남(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문-홍 회담'은 이견만 노출하고 끝났고, 직전 노무현-박근혜 회담(2005년) 역시 빈손이었다. 영수 회담은 그만큼 어렵고, 어려운 만큼 역설적으로 정치적 의미는 크다.첫발을 뗀 만큼 잦은 만남을 통해 양보와 타협이란 정치 본연의 모습을 복원해야 한다. 그래야 실타래같이 얽힌 대치 정국을 풀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상태로 임기 5년을 보내는 첫 대통령이다. 상대방을 적대시한다면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 두 사람이 향후 자주 만나겠다고 확약한 점은 국민에게 희망의 여운을 남기는 메시지다.
[사설] 위상 떨어진 교육대, 부활 위한 중장기 대책 절실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이하 교대)의 위상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부산교대·공주교대 등 전국 9개 교대 및 초등교육과의 2024학년도 정시 합격선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수능 성적 3~4등급 수준까지 떨어진 것. 일부 교대의 경우 국어·수학·탐구에서 6등급을 받은 학생도 합격했다. 대구교대 입시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직업 보장'이라는 메리트로 상위권 학생의 선호 대학으로 꼽혀온 교대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중대기로를 맞았다. 수험생이 교대 진학을 꺼리는 것은 교사 채용 감소가 주된 이유다. '낙타 바늘구멍'처럼 임용이 어려우니 누가 교대에 들어오고 싶겠나. 학령인구는 해마다 줄어든 반면 전국 교대 정원은 2012년부터 13년째 그대로였다. 교권 추락도 빼놓을 수 없다. 교육 수요자(학생·학부모)의 높아진 눈높이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둘째 문제다. 인간적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교권 침해는 교대 인기 추락을 부채질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교육부는 2025학년도부터 전국 10개 교대와 12개 초등교원 양성기관의 입학 정원을 12% 감축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그 어느 때보다 교대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학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중장기 교사 수급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이는 교대가 다시 우수 예비교사 양성의 메카로 거듭나는 길이다. 정원 감축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부의 안정적 지원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론 교육대 스스로 지역 국립대와의 통합 등 혁신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사설] 경산의 대형 쇼핑몰, 문화·관광 발전의 기폭제가 되길
명성 있는 대형 쇼핑몰은 그 자체가 관광명소다. 쇼핑뿐 아니라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고, 테마파크 모습까지 갖춰 사람들이 모여들게 한다. 당연히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경기도의 신세계아울렛 파주점과 부산시 기장군의 롯데아울렛 동부산점이 대표적인 예다. 경북 경산에도 이 같은 쇼핑몰이 들어서게 됐다. 지난 25일 산업자원부가 경산지식산업지구 개발계획 변경안을 승인하면서,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10만9천228㎡(약 3만3천평) 부지에 쇼핑몰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경산의 쇼핑·문화·관광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경산지식산업지구 내의 쇼핑몰은 부지 면적이나 접근성에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부지면적만 놓고 보면 신세계 대구점의 3배나 돼 테마파크형 쇼핑몰로 매장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예정 부지는 청통와촌IC 및 경산IC에서 멀지 않아 외지인들이 오기도 쉽다. 중요한 것은 외지인들을 경산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경산 음식 5선, 명품 저수지 10선 등의 관광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조현일 경산시장의 의지는 이런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동시에 대구에 건립 중인 롯데 쇼핑몰과 충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롯데는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에 2026년 9월 개점을 목표로 대형 복합쇼핑몰을 짓고 있다. 롯데몰과 상생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경산몰도 경쟁력이 생긴다. 대형 쇼핑몰 유치를 위해 힘을 합쳤던 조현일 시장과 조지연 국회의원 당선자가 앞으로도 머리를 맞대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시시각각(時時刻刻)] 5월의 신부들에게…
5월이다! 어릴 때부터 5월에는 공기도 더 들뜨는 것 같고, 5월이라는 말은 괜히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온통 주위가 푸른 신록으로 물드는 생명의 기운으로 약동하는 1년 중 가장 찬란한 달이기 때문이리라. 그래서인지 5월에 가장 행사가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등. 5월의 신부라는 말처럼 5월은 결혼을 많이 하는 달이기도 하다. 5월의 신부의 유래를 찾아보니 술과 다산, 풍요를 관장하는 디오니소스는 겨울에 죽고 다시 5월에 부활하는데, 그의 부활을 기리고 풍작을 기원하기 위해 축제를 진행했고, 이 축제 기간 중 마을을 대표하는 처녀와 총각을 뽑았고, 이것이 후에 '결혼'으로 이어져 5월의 신부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올해 5월에도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할 것이다. 그들의 행복을 위해 올 1월 내가 우리 아들 결혼식에서 했던 덕담을 말하고 싶다. 우리 아들 부부처럼, 그들도 행복하기를 바라고, 그들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첫째는 다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로서, 아니 하나의 인격체로 우리는 서로 너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틀림이 아니고 다름으로 인정한다면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무용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결혼 초에 나와 우리 집사람이 많이 부딪쳤던 것 중의 하나는 다툰 후에 우리 집사람은 그 문제를 바로 계속 얘기하기를 원했고, 나는 좀 있다가 감정이 가라앉으면 얘기하기를 원하는 그 대응방법을 가지고 우리는 종종 2라운드를 가곤 했다. 나중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읽고 그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터지면 동굴로 들어가는 남자"라는 남녀의 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후 많은 후배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를 바꾸는 것뿐이라는 것을 ….둘째는 자신들만의 리추얼을 만들라는 것이다. 우리는 몸과 마음의 관계에서 마음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몇몇 심리학 실험들은 우리 마음이 육체의 동작, 행동에 의해 움직임을 보여준다. 행동이 일어나면 근육이 반응하고 근육이 움직이면 뇌가 반응해서 결국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매 주일 아침 브런치를 같이하고, 한 달에 한 번 심야 영화를 같이 보고, 종교 생활을 같이하고 등등 너희들만의 액티비티 루틴을, 의미를 부여하는 리추얼을 만들어라. 그러한 리추얼이 너희의 결혼 생활을 안정되게 하고 앞으로 가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리추얼에 양가 부모님을 방문하는 활동도 넣었으면 하는 사심 들어간 작은 부탁도 한다. 셋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정하라는 것이다. 내가 많이 얘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을 한다.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정해야 할 때만 다정하지 말고, 항상 서로에게 다정하라는 것이다. 먼저 애정 어린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을 보내라. 인간은 모두가 외롭다. 같이 있어도 외롭다. 남편은 남의 편이라는 말처럼 부부라서 더 외로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다정해라. 다름을 인정하고 너희만의 리추얼을 많이 만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해라. 나는 그것이 결혼 생활의 행복 비결이라고 믿고 있고, 그래서 그렇게 얘기했고 그래서 너희는 그렇게 살 것이고 그래서 행복할 것으로 믿는다. 행복해라! 세상 누구보다 더! 이 찬란한 5월에. 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
[민병욱의 민초통신] '바이든 -날리면'부터 풀자
아주 원론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정치란 무엇인가. 누구든 머릿속에 어떤 '상(像)'이 가물거릴 것이다. 아마 금방이라도 쉽게 잡아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데 그걸 말로 정의하고 명쾌하게 풀어내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정치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 '국가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 '나라를 바르게 하는 것' 등 단박에 이해하기 난감한 해석을 내놓는다. 더 부연해 설명해주면 그제야 아,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지만 금방 또 '다른 상'이 머릿속에서 어른거리곤 한다. 그만큼 정치는 천의 표정을 지녔다.총선에서 참패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말해 화제다. 한사코 거부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제안한 직후 참모들에게 그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치하는 대통령'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았다. 답은 이랬다. "지난 2년은 국정과제의 설계와 집행에 업무 중심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국민께 더 다가가 소통하겠다는 뜻이다. 야당과도 좀 더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 지난 국정운영과 앞으로 해나갈 일을 설득, 소통을 빌려 설명했지만 뭔가 다른 상이 가물거리는 듯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야당은 대통령이 '정책 방향은 옳았고 소통 문제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식'으로 총선 민의를 부정하며 결국 변하지 않겠다는 강변만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마땅히 정치 중심이어야 할 대통령이 그동안은 뭘 하다 이제야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냐는 핀잔도 덧붙였다.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오만과 독선, 불통으로만 낙인찍힌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설득과 소통을 내세운 그 자체가 어떤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일까. 유권자들도 그렇게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 '국가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표자가 그 영토와 국민을 위하여 실행하는 여러 가지 일'이 정치의 기본일진데 그 같은 기대를 꼭 성급하다고 내칠 이유는 없다. 다시 말해 정치의 순기능을 ①갈등을 해결하고 다툼을 종식하는 '갈등 해소' 측면과 ②미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공동체 형성'의 두 차원에서 보고 윤 대통령이 이제 ①을 바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해보자는 것이다. 정치의 특성은 갈등이며, 갈등이 곧 정상궤도를 벗어난 비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 늦게나마 조정용 설득과 소통을 말하게 됐다고 믿고 싶다는 얘기다. 소통에 전념하다 보면 자연히 ②까지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기대이기도 하다.그러나 사실 요즘은 대통령에 대한 냉소주의가 현명함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돼 있는 분위기다. 세계 전쟁 위협과 경제 불안, 양극화와 끝없는 정치 대결, 인권의 추락과 언로 폐색, 재난 등 사건 사고 빈발에 정부와 국회 정당이 전혀 손을 못 쓰고 그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는 인식이다. 어떤 문제는 대통령이 갈등을 조정하고 화해시키기보다 오히려 조장하고 이용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입으론 공정과 상식을 말하지만 제 식구는 무조건 감싸고 범죄로 의심되는 일마저 멋대로 '퉁치려는' 모습을 보여 냉소를 부채질한 측면도 있다. 누가 봐도 사과할만한 일을 되레 뭐가 잘못이냐고 윽박지른 경우 역시 적잖았다. 용산 집무실과 한남동 관저를 둘러싼 극소수의 사람과만 통하며 정치를 한다는 말까지 나오던 판에 선거에서 지고야 국민과 야당, 설득과 소통을 얘기하니 솔깃하지만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더욱 문제는 '정치하는' 대통령, '국민에게 다가가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데 있다. 진정한 소통이라면 그저 상대 얘기를 들어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난 내 허물도 스스로 들춰내 고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잘못을 지적해도 귀 막고 무시했던 '오기'에 대해 이제는 '무릎 꿇고 사죄'하겠다는 각오 또한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대상은 당연히 국민 대다수가 대통령 당신의 잘못이라고 지적해온 사안일 것이며 그 후과(後果)가 국정에 큰 악영향을 끼친 일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가을 취임 넉 달 만에 터진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사건'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언론계에선 특히 이 사건의 왜곡을 바로잡아 정상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의견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경위야 어떻든 대통령 본인의 말실수 탓에 터진 그 일은 강변과 억지, 권력 남용성 제재와 법정 다툼으로 얼룩지며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단숨에 깎아 먹었다. 취임 당시 50% 선이던 윤 정부 국정 지지율은 사건 후 반 토막, 24%로 급전직하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나중에 한국은 언론 자유가 침해받는, '독재화의 길로 들어선 나라'로 지목되는 단초가 되었다. '48초 한미 정상 환담'을 마치고 나오며 윤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한 말, "국회에서 이 OO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를 둘러싸고 ××××가 '바이든'이냐 아니면 '날리면'이냐로 온 나라가 쩍 갈라졌던 소모적 듣기 평가 논쟁은 방송사를 둘러싼 심의 제재, 법정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인 현재 시제다.다시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이 사건은 윤 대통령이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한 부분만이라도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면 크게 번지지 않을 수 있었다. 본인이 정말 무슨 표현을 했는지, 정 아니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상황 설명만 조금 했더라도 둑 터진 물줄기처럼 여기저기 내지르며 흘러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귀국 후 도어스테핑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한다는 건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라며 진상규명을 강조했고 상황은 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진짜 사실이 뭔데 사실과 다른 보도로 모느냐는 볼멘소리는 여전히 죽지 않았다. 욕설과 비속어가 여과 없이 구사되는 영상은 여전히 온라인을 떠돌며 사람들을 부끄럽고 찜찜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언론 자유가 빠르게 침식되는 나라로 꼽힌다.윤 대통령의 '정치하는 대통령론'이 이제는 정치냉소주의를 불식하고 나라를 바르게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을 앞장서 푸는 것도 그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한국언론진흥재단 전 이사장한국언론진흥재단 전 이사장
[3040칼럼] 입스와 초킹
계절의 여왕 5월이 성큼 다가왔다. 특히 5월은 많은 골퍼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계절이다. 필드 위의 잔디가 초록의 옷으로 완벽히 갈아입고 골퍼들에게 설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 이후 많은 골퍼의 증가가 있어 왔고, 올해에도 많은 골퍼들이 골프장으로 달려갈 준비를 마치고 있다. 우리는 골프를 치면서 실수를 자주 반복하게 될 때 입스(Yips)가 온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특히 드라이버샷이 왼쪽 오른쪽으로 막 난사될 때, 짧은 퍼팅이 잘 안 들어갈 때 입스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입스의 정확한 의미는 심리적, 신체적, 상황적 요인의 영향에 따라 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한 국소 근긴장 이상증(Focal Dystonia)을 의미한다. 입스의 특징은 특정상황을 맞이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가락 등이 움찔거리는 현상들이 나타나 경기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이러한 입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전문 엘리트 선수와 같이 수많은 연습을 통해 특정 근육군의 많은 쓰임 이후에 나타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하루에 4~5시간씩 수년 이상 퍼팅, 스윙 연습을 하는 프로골퍼 선수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또한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최강야구' 프로그램을 통해 야구선수들의 입스 경험에 대해 말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 역시 투수가 투구하는 동작과 같이 동일한 동작을 무수히 반복하고 연습하게 된다. 이때 일부 선수의 경우 투구 시에만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을 '블래스 증후근' 또는 입스라는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일반적인 우리 아마추어 골퍼들이 경험하는 동작수행의 반복되는 실수들은 선수들과 같이 오랜 시간 연습한 결과로 발생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입스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반면 초킹(Choking)이라는 심리적 현상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실수를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 초킹은 긴장과 압박 속에서 나타나는 우리의 인지시스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때문에 나타난다. 즉, 연습 때 잘되던 스윙이 필드에 나가면 잘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스윙동작에 너무 많은 신경 즉, 인지적 자원을 할당해서 쓰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하나의 동작을 배우게 되는 과정은 동작의 분절화, 동작의 연합, 동작의 자동화 순으로 운동 기술을 학습하게 된다. 그래서 동작의 자동화 단계에 이르게 되었을 때 일정하고 만족스러운 스윙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에 대해 많은 체크를 하게 되고, 이러한 동작에 대한 과집중 현상은 자연스러운 동작의 자동화를 깨뜨리게 되고 이전 기술수준 단계인 동작의 연합, 분절화 수준으로 회기하여 불완전한 동작이 발현되게 할 공산이 커진다. 그러나 이러한 초킹의 경우 역시 어느 정도 스윙 기술이 완성된 상급 골퍼들에게서 나타날 경우가 많다. 사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골프기술의 자동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필드에서 실수는 대부분 연습부족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입스나 초킹과 같은 심리현상을 핑계로 삼기보다 연습장에서의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어보자.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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