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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李, 채상병法 받고, '25만원' 접고, 고준위法 합의하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 준비를 위해 양측이 어제 실무회동을 가졌다. 영수 회담은 이르면 내일~모레쯤 열릴 것 같다. 만시지탄이다. 회담 의제에 대한 양측 입장 차는 뚜렷하지만, 접점을 찾아가는 기준은 분명하다. '민의'와 '민생'이다.민주당이 요구하는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과 채 상병 특검법부터 장애물이다. 국민 눈으로 보면 답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채 상병 특검법은 추진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게 협상의 안건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은 현실을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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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임의 병원 복귀 움직임…사태 해결 시그널 될까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 자율로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도록 한 타협안을 내놨지만, 의사들은 요지부동이다. '증원 백지화' 없이는 어떤 대화나 협상도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단체는 오는 25일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참여도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펠로) 복귀가 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이를 의정갈등 사태 해결의 시그널로 보긴 이르지만 의료공백 해소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전국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사설] 경영악화 위기 대구 택시업계…과잉공급 해소 시급하다
아직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택시를 잡기 힘든 경우는 여전하지만, 손님을 기다리느라 승강장에 줄지어 대기 중인 택시가 부쩍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대구지역 택시가 공급과잉이라는 지적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법인택시업계가 최근 감차 실시 등 공급조절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최고 수준의 과잉공급 상태인 대구택시의 총량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운송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택시는 총량제 적용을 받는다. 공급과잉 방지를 위해 지역별로 총량을 설정하고 이를 넘..
이슈칼럼영남일보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다
강준만
곽현지
황병우
이창호
이제상
김기억
최신칼럼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칼럼
[동대구로] 영남일보마라톤을 즐기는 법
대한민국 마라톤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봉주가 2시간 7분 20초로 한국기록을 쓴 뒤 24년째 소식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은 마라톤 공화국이다. 전국에서 열리는 대회만 300개가 넘고, 마라톤 인구가 700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도 있었다. 그 수많은 러너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뜀박질을 하는 걸까. 그 이유를 헤아릴 수 있는 뉴스가 최근 보도됐다. '수육 마라톤'. 요즘 인기가 뜨겁다. 서울 금천구에서 주최하는 건강달리기 대회인데, 단돈 만원만 내면 달리기는 기본, 수육과 두부김치, 막걸리를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다음달 하순에 열리지만 벌써부터 티케팅 오픈런이 예고됐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얼마전, 금천구육상연맹 홈페이지가 접속자 폭주로 일시 차단됐다. 인기의 일등공신은 단연 수육. 올해로 20회를 맞은 나름 전통있는 마라톤대회지만 완주나 기록에 집착하지 말고 달리는 즐거움을 발견해보자는 취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불굴의 마라톤 정신에는 다소 '위배'될지 몰라도 일단 재밌을 것 같다.롯데물산이 최근 잠실 롯데타워에서 개최한 '수직마라톤 대회'는 어떤가. 이름처럼 이 마라톤은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123층까지 2천917개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2017년 시작했는데, 올해는 2천200여 명이 몰렸다. 82세 최고령 참가자는 매일 도봉산 정상을 밟은 실력으로 도전장을 냈고, 다섯 살 아이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1시간 2초를 걸어 2천917개 계단을 꼬박 올랐다. 19분대 기록을 낸 대회 우승자는 "내년에는 18분대로 단축하겠다"고 호기롭게 소감을 전했다. 대회 참가비 전액은 어린이재활센터 건립 기금으로 사용된다니 의미도 깊다. '소확행'의 대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라톤 애호가로 유명하다. 그의 에세이 모음집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에서 "기록이야 어찌 되었든 42㎞를 다 뛰고 난 뒤에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마시는 맥주의 맛이란 그야말로 최고다. 이 맛을 능가할 만큼 맛있는 것을 나는 떠올릴 수가 없다"고 적었다. 더구나 "이렇게 맛있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 42㎞라는 아득한 거리를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어떨 때는 지극히 정당한 거래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하루키의 마라톤은 그가 사랑하는 맥주, 재즈와 함께 그의 소확행을 완전하게 실현시켜줬다. 5월 19일 개최되는 제17회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대회는 처음으로 'NFT(대체불가토큰) 디지털 기록증'을 발급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개념조차 낯설지만, 카카오톡 전자지갑에 뱃지를 부여하는 일종의 '온라인 메달'이다. 실물 기록증이나 메달과 달리 디지털 파일로 보관돼 분실, 훼손되지 않는다. 완주 기록이 담긴 NFT 기록증이 차곡차곡 쌓이면 자신만의 객관적인 마라톤 역사를 작품처럼 소장할 수도 있겠다.요즘 젊은 친구들은 GPS(위성위치확인시템) 스마트워치로 달린 구간을 지도로 만든단다. 'GPS 아트'란 고급스런 명칭도 붙였다. 그냥 달리기 보다 사소한 의미를 부여해 달리는 즐거움을 더욱 확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5월19일이라면 5.19㎞를 달리는 식이다. 젊은 러너들의 달리는 즐거움 리스트에 NFT 기록증이 하나 더 추가되어도 재밌을 것 같다. 이효설 체육팀장
[기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부와 권력은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수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마 공화정 시대 집정관이나 원로원 의원 등 고위 공직자들은 반드시 군복무 경력을 가져야 했고, 전쟁 등 국가 위난 시에 누구보다 앞장서 로마를 지키기 위해 전투에 참가했다. 군인은 로마시민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군은 신뢰를 받았다. 이러한 전통이 바탕이 되어 도시국가 로마는 카르타고와의 포에니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대제국 로마를 건설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삼국시대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있었다. 특히 귀족 자제인 신라의 화랑은 수십 명 내지는 수천 명의 낭도를 이끌고 전투에 참가함으로써 삼국을 통일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유교와 주자학의 영향으로 상무정신은 사라지고 문약해졌다. 조선은 양반 자제의 국방의 의무를 면제해주고 양반은 납세의 의무를 지지 않았다. 조선시대 양반은 부와 권력은 독점하면서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는 회피한 것이다. 이런 관계로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국가 위난에 스스로 대처할 수 없었고 삼전도의 치욕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새롭게 개혁되지 못하였고 민중은 도탄에 빠졌으며 급기야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기게 되었다. 광복 후 북한의 대대적인 남침으로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마지노선으로 인민군의 침략을 죽음으로 막아내야 했다.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이 그나마 한반도 남쪽이라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참전 덕분이었을까? 아니다. 비록 유엔군이 참전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피끓는 젊은 국군장교들의 수많은 희생과 농민들이 주축이 된 국군병사들, 그리고 공산국가 북한의 압제를 피하여 월남한 피란민들의 수없는 피흘림이 없었다면 가능할 수 없었을 것이다.특히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인 경비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은 제1기부터 제10기까지 소대장 등으로 참전하여 임관자의 30%에 해당하는 1천500여 명이 전사함으로써 피로써 대한민국을 지켰다. 이들이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 길이 간직되어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6·25전쟁 후 우리는 되도록 자식들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하여 온갖 병역비리를 저질렀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먼저 자신의 자식들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해 온갖 부정을 일삼았다.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 거대 양당 후보 모두 군복무를 면제받았고, 제22대 총선 지역구 후보 가운데 16.5%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이상한 나라가 되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자식들을 군에 보내기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것이고 후진적인 병영문화도 한몫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에서든 사회지도층의 자제들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출세하여 부와 권력을 누린다는 것은 정의와 공정에 반하는 일이다. 따라서 앞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은 최소한 장차관급 이상의 고위공직자는 될 수 없도록 하는 고위공직자법을 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고위공직자법을 제정함으로써 사회지도층 자제들부터 솔선하여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공정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일 것이다. 박헌경 (변호사)박헌경 (변호사)
[기고] TK 신공항, 항공 강국의 새 희망
필자가 30년 이상 외교관으로 일하며 느낀 것 중의 하나는 단수가 아닌 복수가 되어야 진정한 국가의 힘이 된다는 점이다. 워싱턴 등의 외교가에 유난히 뛰어난 외교관이 더러 있었는데, 그들이 활동하다 떠난 뒤 그 나라의 외교활동 수준이 낮아지면 그것이 단순히 개인의 우수성으로 여겨진다. 반대로 떠난 뒤에도 비슷한 수준의 활동이 이어지면, 개인이 아닌 국가의 외교능력으로 인식되고 관성을 받아서 뉴노멀로 정착되는 경우가 많다.최근 대구경북신공항(이하 TK 신공항) 건설이 활발히 추진되는 것을 보며, TK 신공항이 우리나라 공항의 탁월함을 단수가 아닌 복수로 만들어 진정한 항공 강국으로 이끌어 가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인천공항은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금년에 여객수송 1억명 이상, 화물수송 600만t 이상의 능력을 갖추어 세계 3대 공항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그러나 단수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다. 최근 세계가 빈번한 재난과 테러, 급격한 기술변화를 겪으면서 선진사회의 척도로 취약점 대응능력과 회복력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수의 국제공항(장거리)은 인천공항 집중 체제의 약점을 보완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2023년 우리나라 수출입에서 항공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 30%에 달했고, 대부분 반도체,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제품으로 우리 경제와 무역에서 중요성이 높아지는 품목들이다.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화물이 95% 이상 인천공항을 통해서만 처리되고 있다. 지금은 문제없이 운영될지라도 향후 북한의 도발, 테러, 재난, 기상이변 등으로 수도권지역 항공물류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가까운 아시아 지역은 다른 공항으로 대체될 수 있다 하더라도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큰 차질을 빚고 취약성을 노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TK신공항은 우리나라 항공 물류가 가진 취약점에 대비하고 회복력을 높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함으로써 항공강국으로서의 우리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두 겹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국가인 UAE, 스위스가 장거리 취항(활주로 3.5㎞ 이상)이 가능한 공항을 복수로 가지고 있는 점도 시사점을 준다.한편 인천공항의 항공물류 독점은 첨단산업의 수도권 집중화를 초래해 지역균형개발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생산 기업 입장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출입을 위해 항공 물류가 원활한 수도권 지역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TK신공항이 건설되어 남부에 새로운 항공물류 거점을 제공함으로써 첨단산업의 지방 입지를 유도한다면 지역균형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대구지역은 오랜 교통 중심지로서 경상, 충청지역을 1시간 내로 연결하며 달빛철도가 완공되면 호남지역까지 1시간대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최적의 입지를 제공한다.TK 신공항이 평시에는 인천공항과 더불어 항공강국 대한민국의 굳건한 두 겹줄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중남부권 첨단산업 유치를 가능케 해 지역균형 발전에도 공헌하고, 유사시에는 인천공항으로 집중된 항공물류의 취약성을 보완하여 대한민국 항공물류의 안보를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리라 기대해 본다. 정해관 (대구시 국제관계대사)정해관 (대구시 국제관계대사)
[강준만의 易地思之] 현직 의원 물갈이는 혁신인가?
그간 정치권 안팎에선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제안이 여러 차례 있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지지율이 매우 높게 나오는 제안이다. 한국은 국회의원 신뢰도가 바닥을 친 지 오래인 나라인지라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그건 정치혐오에 편승하면서 사실상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반정치(anti-politics)'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반정치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로 인해 축소지향적인 정치를 선호하거나 정치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으로 간주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건 찬반이 공존하는 쟁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똑같은 반정치 현상임에도 찬성만 있을 뿐 반대가 거의 없는 이슈가 있다. 그건 바로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다. 왜 그럴까? 국회의원 축소는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지망생 전체의 문제이기에 모두가 나서서 결사반대하는 반면, 물갈이는 수가 훨씬 많은 정치 지망생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환영의 목소리가 높은 게 아닐까?그 이유가 무엇이건 정치권은 총선 때마다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개혁이나 혁신의 증거로 간주했으며, 언론과 지식인들도 그걸 높게 평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한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걸 비판한 사람이 교체율이 높은 건 칭찬하는 코미디 같은 일도 일어난다.지난 4·10 총선에서 민주당은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혁신의 증거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민주당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임혁백은 경향신문 인터뷰(3월27일자)에서 "현역 의원 교체율이 혁신 공천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40% 이상 교체됐다면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42.5%를 새 얼굴로 바꿨습니다"라고 자랑했다. 석학 도올 김용옥은 3월20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 '도올tv'를 통해 민주당 공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큰 의미를 부여했다."이번에 민주당 공천 사례를 봐도 중요한 것은 기존에 국회의원이던 사람이 60명 이상이 떨어졌다. 그것도 무슨 누가 강제로 한 것이 아니라 민중이 벌써 심판을 한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공천 과정을 보면, 민중이 성난 황소 같다. 성난 황소가 투우장에서 들이박으려고 덤벼드는 모습 같다. 그러니까 이미 (민중에 의한) 심판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심판으로 인해서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이상한 일이다. 진영을 초월해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는데도, 그게 '혁신'이고 '혁명'이라니 이게 웬 말인가? 민주당 당선자 175명(비례연합 포함) 중 범친명계 당선자는 127명(72.6%)으로 집계됐다.(시사저널 분류) 명실상부한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된 것이다. 늘 민주당의 변방에 머물던 아웃사이더가 10년도 안 된 짧은 기간에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놀라운 '인간 승리'의 미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무슨 위인전 영화를 찍는 건 아니잖은가. 그 과정과 방법이 얼마나 정당했는가를 따져봐야 하는 게 아닌가? 우선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혁신으로 보는 시각의 타당성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그 시각은 공적 차원의 경험·경륜 가치를 전혀 인정하지 않은 채 의원직을 개인적인 영달로만 보면서 "그만하면 많이 해 먹었잖아"라는 식의 정치 불신·혐오에 근거한 것이다. 굳이 좋게 보자면, 신인을 많이 발굴해 돌아가면서 나눠 먹자는 '밥그릇의 분배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그런 의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건 사실상의 공천권을 가진 정당 지도자의 욕심이다. 물갈이를 통해 자신의 계파가 아닌 다선을 줄이고 자신의 계파에 소속될 초선을 늘림으로써 계파적 통제를 쉽게 하겠다는 것이다.한국 정당들은 4년마다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곤 했지만, 그건 세대교체와는 전혀 무관한 물갈이였다. 아무리 물갈이를 많이 시도했어도 20~30대 의원의 비율은 늘 매우 낮았으며, 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늘 50대 후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늙은 유형에 속했다는 게 그걸 잘 말해준다. 이번 총선 당선자들의 평균연령도 56.3세고, 30대 당선자는 14명, 20대 당선자는 없다.초선 의원은 선(善)이고 다선 의원은 악(惡)이라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라면, 물갈이의 핵심 문제도 직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 성공회대 교수 김동춘이 10년 전에 한 말을 다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과거사위원회에 들어가서 국회 출석을 해보면, 초선 의원과 다선 의원이 애와 어른 수준이었어요. 3선 의원 정도만 되면 그냥 예산 흐름을 훤히 봐요. 관료들이 와서 한마디만 해도 금방 지적을 하죠. 그래서 다선 의원이 필요한 겁니다. 개혁 공천이라고 초선 의원들로 갈아치우는 게 마냥 좋은 게 아니죠."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일수록 다선 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래야 지역의 정당한 몫을 챙길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꼭 바람직스러운 현상은 아닐망정 현 '서울공화국' 체제가 만든 현실이다. 광주시 지역 당선자 8명 중 7명이 새 인물인데, 이는 광주가 그만큼 혁신에 앞장섰다는 걸 의미하는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담당한 고검장 출신 거물급 변호사 2인이 광주에 출마해 당선됐다는 것만 지적해 두기로 하자.기존 의원들이 기득권 덕분에 의원직을 계속 차지하게 돼 있는 구조적 문제를 개혁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지만, 그건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방식이어야 한다. 사실상 공천 탈락을 의미하는 하위 10~20% 평가를 받은 의원들에게 비밀이라며 평가 근거 자료 열람마저 거부하는 게 말이 되나? 만약 그게 당내 권력자가 자신의 계파 강화를 위해 작위적인 알고리즘으로 자기 계파에 유리한 물갈이를 시도한 것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런 식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조직을 위하여'라는 명분을 내세워 순응하는 것도 문제다. 그건 '공천 조작'을 정당화해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조직을 타락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순응하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언론과 시민단체들도 선거만 끝나면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손을 털어버리는 상황에서 사실 답이 없다. 우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직 결과만 중요하다. 그러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승리하라."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3040칼럼] 세계 책의 날
오늘은 유네스코에서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동시에 사망한 날이자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축제일 '세인트 조지의 날'이 4월23일인 데서 유래했다. 이 기념일은 독서, 저술, 출판 활동을 장려하고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는 등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고무시키는 데 그 취지를 두고 있다.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필자에게 책은 안식처이자 멘토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스승이 피, 땀, 눈물 이 세 가지 액체라고 하는데 먼저 인생을 살아간 작가가 삶 앞에서 엎어지고 자빠지며 쏟은 피, 땀, 눈물로 체득한 지혜를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으니 독서가 멘토링이 되는 셈이다. 작가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고민하던 문제와 유사한 경험이나 작가의 통찰을 발견하면 반갑다. 우리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는 법조인이 기고한 칼럼 모음집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일반인으로서는 접하기 드문 법정 내면의 사무치는 사연들과 복잡미묘한 인간적인 감정선을 솔직담백한 필치로 써 내려간 고백을 읽으며 가슴이 아리기도 하고 작가의 따뜻한 마음에 위로를 받기도 했다.교육 수도, 문화 도시 대구에는 청년과 어린이들의 독서와 글짓기 활동을 장려하고 소통하는 단체 또한 적지 않다.세계 책의 날인 오늘, 책을 매개로 '인생 선배'와 '청년 후배'가 인연을 맺고 소통하는 비영리단체 책연(冊緣)의 행사가 대구시청년센터 '활동그래'에서 진행된다. 책으로 마음을 잇는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 책 한 권씩을 건네며 멘토와 멘티의 인연을 맺는다. 가슴 벅차게 와닿았던 구절에 밑줄을 치고 꼭꼭 접은 종이 모퉁이가 그대로 남아있는 자신의 책을 멘토 선배가 멘티 청년에게 건네며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가기를 응원한다. 청년들 역시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 보이며 진로, 연애, 결혼 등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등 진실한 마음들이 오고 간다.오는 목요일(25일)은 시인 이상화와 소설가 현진건이 동시에 타계한 날로 새마을 문고가 선포한 '대구 책의 날'이다. 독립운동가이며 시인인 이상화와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 현진건을 기리기 위해 새마을 문고는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어머니의 웃음' 등 작품 낭송, 현진건의 'B 사감과 러브레터' 낭독회를 곽병원 문화 강당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화 생가터의 복합문화공간에서도 같은 날 '이상화, 현진건 선생의 81주기 추념 문화제'를 개최한다. 이상화가 보고 자랐을 수령 200살의 라일락 나무가 있는 카페인 이곳은 평소 북콘서트, 연주회, 미술 강습 등 문화 활동 공간을 제공하여 지역 문인들과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책과 예술과 공동체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삼삼오오 모여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있다는 건 대구가 가진 독특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준비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들을 시민들이 함께 즐겼으면 한다. 서두에 언급한 스페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명작 '돈키호테' 중 돈키호테와 산초의 대화를 소개하며 기쁘고 슬프고 때로는 힘겨운 삶의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견디지 못할 슬픔을 견디고 순수하고 정결한 것을 사랑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것, 이것이 나의 여정이다."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 준비를 위해 양측이 어제 실무회동을 가졌다. 영수 회담은 이르면 내일~모레쯤 열릴 것 같다. 만시지탄이다. 회담 의제에 대한 양측 입장 차는 뚜렷하지만, 접점을 찾아가는 기준은 분명하다. '민의'와 '민생'이다.민주당이 요구하는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과 채 상병 특검법부터 장애물이다. 국민 눈으로 보면 답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채 상병 특검법은 추진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게 협상의 안건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은 현실을 솔직히 반영한다. 실체 규명에 대한 민의가 워낙 크고 야 6당 모두 법 추진 의사가 강력하다. 민주당 홀로 이를 접기 불가능하다. 오히려 대통령이 민주당에 앞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는 건 어떨까.영수 회담은 '퍼주기 공약'을 주고받는 흥정의 자리가 아니다. 민주당의 '1인당 25만원' 지원에는 13조원이 필요하다. 여론도 썩 우호적이지 않다. 고물가 속 현금 살포가 불가피한 '반(反)민생' 정책을 조건으로 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추경 편성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먼저 거두는 게 순리다.여야 모두 간과하는 게 있다.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이다. 20대에 이어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 일보 직전이다. 2030년부터 저장시설 포화로 국내 원전이 차례로 멈추게 된다. 원전 10대국 중 한국만 부지 선정을 못 하고 있다. 법 통과가 되더라도 가동까진 50년 걸린다. 22대 국회까지 미룰 일 아니다. 원전 최대 집적지 대구 경북이 가장 절박한 사안이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 자율로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도록 한 타협안을 내놨지만, 의사들은 요지부동이다. '증원 백지화' 없이는 어떤 대화나 협상도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단체는 오는 25일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참여도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펠로) 복귀가 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이를 의정갈등 사태 해결의 시그널로 보긴 이르지만 의료공백 해소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전국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55.6%였다. 수도권 '빅5' 병원은 57.9%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대구권 전임의 상당수도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초기 전임의 계약률은 30%에 머물렀다. 후배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동참해 병원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국 의대교수들의 사직이 예고되는 등 의정갈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전임의 복귀율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른 부담감과 함께 정부의 의대 교수 1천명 증원 방침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유가 어쨌건 전임의의 병원 복귀 행렬이 이어지는 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병원에 남아 고군분투하느라 '번아웃(탈진)' 상황까지 몰린 의료진에게는 천군만마가 될 것이다.전임의 복귀를 바라보는 의사 사회의 시각은 곱지 않겠지만 배신자 낙인을 찍어선 안 된다. 정부가 한발 물러선 만큼 의사들도 유연한 자세를 가지길 바란다. 환자를 볼모 삼아 정부를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건 집단 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다. 그건 국민이 용납 못 한다.
아직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택시를 잡기 힘든 경우는 여전하지만, 손님을 기다리느라 승강장에 줄지어 대기 중인 택시가 부쩍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대구지역 택시가 공급과잉이라는 지적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법인택시업계가 최근 감차 실시 등 공급조절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최고 수준의 과잉공급 상태인 대구택시의 총량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운송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택시는 총량제 적용을 받는다. 공급과잉 방지를 위해 지역별로 총량을 설정하고 이를 넘지 않도록 관리한다. 지자체별로 2005년부터 교통량 정밀조사를 통해 5개년 계획을 수립, 시행 중이다. 제4차 택시 총량제 적용 기간이 올해 종료되는 대구의 경우, 4차 용역 수립 당시 택시면허는 1만6천232대였다. 적정 대수 1만757대에 비해 33.7%(5천474대)가 많았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16.3%는 물론, 10%대에 머문 부산이나 광주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2016년부터 6년간 1천248대를 감차했지만 2022년부터는 일시 중단됐다.택시가 많으면 고객입장에서는 일단 편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적정 대수가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 고유가에 차량가격·임금 등이 인상되면 경영은 악화되기 마련이다. 한계에 이른 업계에 도산이 잇따르면 운수종사자의 생계 위협에다, 결국은 시민 불편으로 이어진다. 택시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적정 대수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과잉으로 판단된다면 감차를 포함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시시각각(時時刻刻)] New Generation! 잘파(Zalpha)를 주목하자!
혹시 여러분은 잘파세대(Generation Z+Alpha)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불과 이태 전에 MZ세대가 등장하여 사회문화, 소비, 기업의 조직문화, 대인관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사회적 이슈가 봇물처럼 흘러넘친 적이 있었는데, MZ세대에 대해 조금 익숙해지려니 "이젠 잘파세대가 대세"라고… 또 다른 유형의 신인류 등장을 알리는 얘기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9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를 아우르는 세대를 의미한다. MZ세대와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잘파세대가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잘파세대는 약 1천356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6.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2025년에는 전 세계 잘파세대 인구가 22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하니 4~5년 후 인구학적 측면의 핵심 소비주체로서 이들이 주목받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경험 중심의 소비를 중요시하며, 저출산 시대에 태어나 가족 구성원 모두의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재테크와 금융투자에 관심이 매우 높은 이들이 불러올 소비지형의 격변 때문이라는 의견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잘파세대는 진정한 디지털 시대에 나고 자란 '디지털 온리(Only)' 세대로서 어려서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소통하며, 각 개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이 확고하기 때문에 기존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소비성향을 지니고 있다.디지털 원주민답게 이들은 온라인 및 소셜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쇼핑을 선호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과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아울러 잘파세대는 마케팅 업계의 핫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쇼트폼 콘텐츠 시장의 공급자이자 소비자로 주목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와 같은 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데, 국내 쇼트폼 콘텐츠 시장규모는 2035년 약 2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성장성이 크다고 한다. 100만 팔로어를 보유한 쇼트폼 크리에이터는 디토 소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가 되었으며, 팔로어들을 통해 온라인 경제뿐만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잘파세대의 이러한 영향력에 주목하여 각 산업 분야에서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들을 '자이낸스(Zinance) 세대'라 지칭하며, 직관적이고 재미있는 서비스, 앱을 이용한 편리한 서비스, 콘텐츠 투자 상품 등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DGB대구은행도 청소년 전용 비대면 금융서비스 'iM-i(가칭)'와 같은 잘파세대 타깃용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고, 상품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다.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잘파세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자.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울지니,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이들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함을 잊지 말자.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자유성] 살충제 벚꽃
송홧가루가 날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맘 때 송홧가루에 살충제가 잔류, 인체에 해롭다는 보도가 이어졌었다. 수간주사로 주입한 소나무재선충 예방약이 송홧가루에 잔류하는데 이것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다 호흡기를 통해 사람들의 체내에 침투, 건강을 해친다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는 벚나무살충제다. 며칠전 한 방송사가 벚나무 수간주사 방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를 끼치는 벌레를 잡기 위해 수간주사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살충제를 벚나무에 주입하는데, 이 농약 성분이 꽃에까지 전달돼 꿀을 빠는 벌들을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벚나무에는 해충이 유난히 많이 발생한다. 벚나무모시나방·벚나무깍지벌레·벚잎혹진딧물 등 벚나무 이름이 들어가는 벌레뿐만 아니라 수종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매미나방·미국흰불나방을 비롯한 온갖 해충이 달려든다. 이런 해충들은 극성이어서 일 년에 몇 번씩 농약을 살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살충제 살포는 당해년도에는 효과가 있으나 그 때 뿐이다. 해마다 농약살포를 반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가로수를 관리하는 지자체는 좀 더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 수간주사를 놓는다. 수간주사는 살충 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농약 살포로 인한 민원이나 공해가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손 쳐도 꽃이 피어 있고 잎은 나오기도 전에 살충제를 주입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지난해의 살충제 송홧가루에 대해서는 산림청과 학계가 큰 문제가 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살충제 벚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지금은 해를 넘길 때 마다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벌들의 위기'가 아닌가?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규모 '대학 자율 조정' 묘수일까, 악수일까
대구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 늘어…'번아웃' 병원에 단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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