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영천고속도로 2곳서 '블랙아이스' 다중추돌 사망 7. 부상 32명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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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4 00:00  |  수정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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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4시41분쯤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행선(영천방향) 26.4㎞ 지점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경북도 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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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새벽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친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 교통사고 원인으로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 아이스(Black Ice)가 지목되고 있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것으로 1차 사고뿐 아니라 대형 연쇄 추돌사고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하지만 하지만 속도를 줄이고 운전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대책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4시 43분쯤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 고속도로 서군위 IC부근 26㎞지점(영천 방향 상행선)에서 트럭 등 차량 10대가 연쇄 추돌했다. 뒤따라 온 차량들도 사고현장에서 멈추지 못해 잇따라 추돌하면서 사고 차량은 순식간에 28대로 늘었다. 이로 인해 운전자 등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특히 사고 차량 중 8대에서 불이 나 인명피해가 더욱 커졌다.
 

서군위 IC부근 26㎞지점에서 사고난 운전자 A씨는 "앞에 사고 난 것을 보고 페달을 밟았지만 브레이크가 안 잡혀서 그대로 돌진해 부딪쳤다"며 "사고 차량이 앞에 보이는데도, 속도가 줄지 않아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 4시48분쯤 군위군 소보면 산법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상주방면 31㎞지점(상주방향 하행선)에서도 차량 22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당했다. 두번째 연쇄추돌 지점은 첫 번째 사고가 발생한 곳에서 불과 2㎞ 정도떨어진 반대차로다. 경찰은 이 사고도 블랙아이스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사고 현장에는 이미 염화칼슘을 뿌려 놓았지만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은 "블랙 아이스는 밤사이 내린 눈이나 비가 도로 틈새에 스며든 후 기름이나 먼지와 섞여 얼어붙는 현상으로 그늘진 터널 입·출구나 위아래 바람이 부는 교각 연결 부위에 많이 생긴다"며 "블랙 아이스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겨울철 타이어로 교체하고, 저속운행을 하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도 최근 5년간 블랙 아이스 사고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700명이 넘어 겨울철 단순 눈길 사고 사망자보다 4배 더 많다.
 

실제, 이날 새벽 사고현장 일대에는 0.7∼0.8㎜ 눈·비가 내렸다.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도로에서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 지점 2곳은 교량이 시작되거나 인근에 교량이 있어 평소 바람이 강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크레인 등 장비 44대와 인력 100여명을 투입해 대형트럭과 자동차, 구조물 등 잔해를 치우는 등 수습에 나서 1차 사고지점은 오후 5시 20분, 2차 사고 현장은 4시 40분쯤 통행을 재개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며 "아직 확인이 안 된 일부 사망자 신원부터 파악한 뒤 본격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사망자는 구미 차병원(4명), 상주 성모병원(2명)과 적십자병원(1명)으로 옮겨졌다. 이중 50대 남성 3명과 40대 여성 1명의 신원은 확인됐다. 하지만 불에 탄 나머지 3명은 성인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신원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상자는 구미 강동병원(5명), 구미 차병원(7명), 구미 순천향대 부속병원(1명), 상주 적십자병원(1명), 상주 성모병원(3명), 의성 공생병원(6명), 영천 영남대 부속병원(3명), 대구 가톨릭대병원(1명), 대구 파티마병원(3명), 대구 영남대병원(2명)으로 이송돼 치료중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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