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아파트 앞 초고층 주상복합이라니”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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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4 07:37  |  수정 2019-12-14 07:37  |  발행일 2019-12-14 제6면
월배역 포스코 더샵 주민들 집회
‘도로개설 대가 市특혜’의혹도 제기

“대구시는 시민보다 외지건설사를 먼저 생각하는 것 같아 울화통이 터집니다.”

대구 달서구 진천동 월배역 포스코 더샵 아파트 입주민(816가구)이 신축 초고층 아파트 건립으로 인한 일조권과 조망권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포스코 더샵 아파트 정문. 담장 곳곳에 ‘48층 높이면 23층 포스코 하늘을 볼 수 없다’ ‘생존권 파괴하는 지옥장벽 48층 결사반대’ ‘추워서 못살겠다. 어두워서 무섭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윤재옥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어 아파트 승인 재심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는 17에도 대구시청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파트 건립을 막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 105동에 거주하는 최모씨(67)는 “집 앞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오면 빛 한 줌 못 보고 살아야 한다”며 “대구시에서 어떻게 이처럼 말도 안되는 건축을 승인해 줄 수 있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최씨의 집 전방 30m 정동남쪽 앞에 건립되는 라온프라이빗 2차 주상복합아파트는 대지면적 1만2천393㎡(669가구)에 최고층은 48층에 이른다. 시행사는 11월5일 대구시로부터 건축 승인을 얻어 내년 상반기 일반 분양한 뒤 하반기쯤 착공할 계획이다.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는 대구시가 도로개설을 시행사 측에 요구하는 등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해당 건설사가 단지 북편에 왕복 4차로·폭 20m의 도로를 신설해 기부채납하는 대신 층수를 늘리는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를 적용 받았다는 것. 주민들은 용적률이 애초 550%(31층)에서 180% 더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일반상업지구이면서 고도제한도 받고 있지 않아 얼마든지 높이 지을 수 있는 환경”이라며 “도로개설 부분은 교통영향평가에서 심의위원이 교통혼잡 등의 이유로 요구한 탓에 건설사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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