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수의 사각 프레임 속 세상 만사] ‘점점 사라지는 동네’…대구시내 86곳 재개발·재건축으로 철거중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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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3   |  발행일 2019-12-13 제40면   |  수정 2019-12-13
[임성수의 사각 프레임 속 세상 만사] ‘점점 사라지는 동네’…대구시내 86곳 재개발·재건축으로 철거중

동네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10일 낮 12시쯤 찾은 대구시 남구 계명대 대명캠퍼스 뒤편부터 성당시장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주택가 건물마다 붉은색 래커로 빈집을 의미하는 ‘공가’와 ‘X’가 표시돼 있었다.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되지 않아 대부분의 집이 멀쩡했지만, 길을 지나는 60대 할머니 한 분 외에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대낮임에도 을씨년스러웠다.

이 곳은 지난해 8월부터 철거에 들어간 ‘대명3동 뉴타운’ 재개발 지역으로, 면적이 9만1천842㎡(2만7천830평)에 이른다. 철거 대상에는 천주교회도 포함돼 있다.

대구시 정비사업추진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명3동 뉴타운을 비롯해 대구에서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인 곳은 남구 6개 지구, 서구 5개 지구, 중구 4개 지구, 동구 4개 지구, 북구·수성구·달서구가 각각 1개 지구로 모두 22곳이나 된다. 재건축이 진행 중인 64개의 아파트 단지나 빌라까지 포함하면 대구에서만 무려 86곳이 현재 철거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임성수의 사각 프레임 속 세상 만사] ‘점점 사라지는 동네’…대구시내 86곳 재개발·재건축으로 철거중

‘대구시내 주택은 현재 철거중’이란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멀쩡한 수성구 중동 옛 대동은행 건물도 헐고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판이니 천주교회와 작은 주택 수 백 채가 사라지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활하는 여러 집이 모여 있는 곳’으로 정의되는 동네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선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도심 속에 고층아파트만 계속 들어서면서 구슬치기, 딱지치기, 고무줄놀이 하던 우리 동네도 주택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주말섹션부장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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