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 손맛] ‘입질의 추억 TV’ 유튜버 김지민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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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3   |  발행일 2019-12-13 제38면   |  수정 2020-09-08
유튜브 조회수 폭발한 ‘킹크랩을 삼겹살 가격에 사먹는 방법’
조회수 1,7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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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만 대표가 작년 12월 ‘입질의 추억 TV’에 두 번째로 올린 영상 ‘킹크랩을 삼겹살 가격에 사 먹는 방법’. 이 영상은 단숨에 조회수 100만이 넘는 빅 히트를 쳤고, 11월 현재 누적 조회수가 173만회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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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만 구독자를 돌파한 유튜브 ‘입질의 추억 TV’ 김지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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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 관련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김지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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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 대표가 아내 조정연씨와 함께 방송을 위한 기초자료 조사를 하고 있다.

교육부는 매년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순위를 1위부터 10위까지 발표한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교육부가 조사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부동의 1위는 교사였다. 의사, 운동선수, 요리사, 경찰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때만 해도 10위권 안에 ‘유튜버’는 없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2019년)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순위에 ‘유튜버’가 등장했다. 교사(2위), 운동선수(1위), 의사(3위)가 여전히 상위권에 올라 있지만 유튜버가 되고 싶다는 초등학생들이 다섯 번째로 많았다.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보람튜브운영자가 강남의 90억대 빌딩을 사고, 이른바 ‘먹방’ 콘텐츠 하나로 매월 수천,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가 등장하고 있다. 인류 출현 이래로 개인 미디어가 이렇게 각광받고 있는 역사는 전례가 없다.

낚시라는 콘텐츠 역시 유튜브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유튜브 검색창에 ‘낚시’를 입력하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유튜버들이 엄청난 양의 영상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이 많은 낚시(수산물) 유튜브 중에서도 가장 핫한 유튜브는 단연 ‘입질의 추억 TV’다. 10월 말 현재 15만명의 구독자가 있으면서, 콘텐츠당 평균 조회수가 10만이 훌쩍 넘는다.

입질의추억TV를 운영하는 사람은 월간낚시21 필자로 활동하면서 ‘어류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진 김지민씨(44). 기자는 김지민 입질의추억TV 대표를 지난 11월5일 그의 작업실이자 생활공간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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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튜브 본사에서 김지민 대표에게 보내 온 ‘실버 버튼’. 입질의 추억 TV 구독자 수가 10만명이 넘는다는 걸 인증하는 것이다.

매일 엄청나게 쏟아지는 낚시 콘텐츠
구독자 16만 넘은 ‘입질의 추억 TV’
美 본사서 인증 ‘실버버튼’선물 받아

시청시간 충족후 광고 승인 1년 소요
낚시 마니아층 대상으론 조회수 한계
누구나 즐길수 있는‘패밀리 피싱’제공

기획 전담, 촬영·편집 PD 고용 계획
지역바다 특산물 담은 다큐 제작이 꿈
수익보다 관심분야·재미로 시작해야
꾸준히 하다보면 조회수·구독자 늘 것


▶작업 중이시군요. 어떤 걸 하고 있나요.

“국산 가리비와 일본산 가리비를 비교하는 영상 콘텐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일본에서 수입한 가리비가 얼마나 되는지 그 자료를 찾고 있었어요.”

▶오늘 그 영상을 만드는 건가요.

“예. 새벽에 노량진 수산시장에 다녀왔어요. 국산 가리비와 일본산 가리비를 샀고, 그놈들이 지금 저기 냉장고 안에 들어있습니다.”

▶유튜브 방송은 어떤 계기로, 언제 시작하셨나요.

“작년 말, 그러니까 12월 중순에 시작했네요. 유튜브 방송을 하기 전에는 글 쓰는 게 직업이었죠. 각종 매체에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2개의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원고료와 블로그에 붙는 광고 등이 주 수입원이었습니다. 매달 9~10꼭지 정도의 어류, 낚시 관련 글을 써왔습니다. 그러다가 글, 활자 매체로는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수산물이나 낚시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게 무얼까 고민하다가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입질의 추억 TV를 운영한 지 10개월이 좀 넘었네요. 현재 구독자가 몇 명이나 되나요.

“지난 8월31일자로 10만명이 넘었고요. 지금(11월 초)은 15만명이 좀 넘습니다. 미국 유튜브 본사에서는 구독자가 10만명이 넘는 유튜버에게 실버 버튼을 선물합니다. 저기 벽에 걸린 게 실버 버튼입니다.”

김지민 대표가 가리킨 한쪽 벽에는 유튜브 로고가 선명한 은색 패널이 걸려있었다. 유튜브는 구독자 10만명 이상 유튜버에게 실버 버튼을, 구독자 100만명 이상 유튜버에게 골드 버튼, 그리고 1천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유튜버에게는 ‘다이아몬드 버튼’을 선물한다.

▶원래 입질의추억은 이른바 파워 블로그였지요. 그 유명세가 있었기 때문에 유튜브 방송 또한 구독자 증가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네요.

“그렇기도 하지만 유튜브 방송으로 수익을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유튜브는 정책적으로 구독자 1천만명 이상 1년 평균 동영상 시청 4천시간이 넘는 등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유튜버에게 비로소 광고를 붙입니다. 이런 조건을 충족해도 광고 승인을 받을 때까지는 6개월에서 1년까지 시간이 꽤 걸려요. 저는 비교적 운이 좋았습니다. 두 번째 올린 영상 ‘킹크랩을 삼겹살 가격에 사 먹는 방법’이 단숨에 조회 수가 100만회가 넘었거든요. 이때부터 구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낚시 관련 콘텐츠도 제작하지요.

“입질의 추억 TV를 시작할 때는 원래 낚시를 메인 콘텐츠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킹크랩 이후 낚시 관련 콘텐츠를 올렸더니 생각보다 조회 수가 신통찮은 거예요. 겨우 1~2만 정도. ‘아, 특정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방송을 해서는 한계가 있구나’ 생각했죠. 그래서 지금은 수산물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주로 제공하고, 낚시는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이른바 ‘패밀리 피싱’ 관련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조회수와 구독자 수를 꾸준히 유지하거나 늘리려면 늘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꾸준히 업로드 해야겠습니다.

“맞습니다. 제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계속 묶어두려면 정기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업로드 해야 합니다. 저는 3일에 한 번씩 새로운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어요. 1주일에 두 편 정도의 영상을 만드는 건데요. 굉장히 바쁜 일이죠. 편당 방송시간도 중요해요. 입질의 추억 TV에 올리는 영상은 편당 10~13분입니다. 편당 10분이 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광고 수익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거든요.”

▶지금 입질의 추억 TV는 기획, 촬영, 편집, 업로드를 모두 혼자 하고 계시나요.

“물론 시작은 혼자 했습니다. 수산물이나 낚시에 관한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니까 걱정이 없었는데, 영상 편집은 따로 과외를 받았어요. 영상 편집 전문가 선생님을 모시고 3시간 레슨을 받았습니다. 서툴지만 아내와 함께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기획·촬영·출연은 제가 하고, 편집은 외주 PD에게 맡깁니다. 기획의도를 살리기 위해 제가 가편집을 하고 완성본 편집은 외주 PD에게 맡기는 식입니다. 그런데 구독자와 조회수가 늘면서 모든 걸 제가 다 소화하는 게 힘들더군요. 매출이 늘면서 지난 9월에는 법인회사를 만들었어요. 내년에는 연출과 조연출을 맡을 PD를 직접 고용할 계획입니다. 방송 기획은 제가 하고, 촬영부터 편집까지는 직원들에게 맡길 겁니다.”

▶김 대표께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일전에 유명 셰프가 찍고 영국 BBC가 방송한, 맛 기행 관련 다큐멘터리를 아주 감동적으로 봤어요. 아시아 5개국과 유럽 여러 나라를 돌며 그 나라의 전통음식을 촬영한 것이었어요. 저는 한국의 바닷가를 여행하며 그 지역 어민과 상인들을 만나고 지역 바다의 특산물을 담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요. 강원도 고성부터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서, 경남의 통영이나 전남의 진도, 완도, 서해 백령도까지 한국 바닷가 이야기를 영상에 담고 싶습니다. 거창한 말이겠지만 ‘현대판 자산어보’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 인터뷰를 보는 독자 중에도 유튜버가 되려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자신의 본업을 놓지 말라는 말씀을 우선 하고 싶어요. 유튜버가 되면 단숨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건 환상일 수도 있어요. 일반 직장인들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입을 내는 유튜버는 극히 일부분입니다. 유튜브 방송은 블루오션이 아닙니다. 어쩌면 이미 레드오션 단계로 넘어갔을 겁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지요. 전문 유튜버로 생활한다는 건 마라톤과 같습니다. 업어치기 한 판 같은 요행을 바라면 안 돼요.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시작하되, 처음에는 재미 삼아 영상을 찍고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걸 권합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콘텐츠로 시작을 하면 오래 할 수 있고, 꾸준히 하다 보면 조회 수와 구독자가 늘겠지요.”

김지민 입질의 추억 TV 대표는 앞으로도 수산물, 수산물 요리, 낚시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수산물에 관한 정보는 일반인들이 모르는 걸 널리 알리고,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게 입질의 추억TV의 모토라고 말한다.

월간낚시21 기자 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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