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선물한 ‘자연’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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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3   |  발행일 2019-12-13 제33면   |  수정 2019-12-13
■ 전원주택 & 타운하우스
20191213
3년 전 청도군 화양읍 고평리 문화마을 초입에 자신이 구상한대로 전원주택을 지은 이상헌씨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집은 대지 762㎡(231평)에 건물 132㎡(40평)의 2층 구조로 거실 2개, 방 3개가 있다.

“대구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살다가 청도에 집을 짓기로 결정했을 때만 해도 불안한 마음이 조금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너무 잘 했다는 생각밖에 없네요.”

이상헌씨(47)는 3년 전 청도군 화양읍 고평리 문화마을 초입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있다. 대지 762㎡(231평)에 건물 132㎡(40평)의 이씨 집은 2층 규모로 독특한 구조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수 있는 집
흙과 나무가 있는 곳에서 전원 생활
노년층 이어 3040 젊은세대로 확산

대구근교 청도 문화마을·혼신지 마을
20년전부터 입지조건 소문나며 인기

미래 주거선택 ‘쾌적성’가장 중요시 
아파트 장점 결합한 ‘타운하우스’붐


자신이 직접 구상한 주택 형태를 설계업체에 의뢰한 뒤 시공은 별도로 건축업체에 맡겼다. 1층과 2층에 별도의 거실이 있고, 방은 3개(1층 2개·2층 1개)다. 대지 구입비 1억7천만원에 건축비 2억8천만원을 합쳐 4억5천만원이 들었다.

시골생활이라곤 한 번도 하지 않은 이씨가 대구에서 거리가 좀 있는 청도에 전원주택을 짓기로 결정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씨는 “아이들(7·5세)에게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둘러싸인 답답한 도심보다는 흙과 나무, 자연이 숨쉬는 곳에서 살게 해 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더 크면 학교와 학업 등으로 인해 전원주택 생활이 사실상 힘들어질 것 같아서 빨리 결정하게 됐다”며 “얼마전 사업장을 대구에서 왜관으로 옮기면서 출퇴근이 쉽지 않아 대구에 전셋집을 얻어 주중엔 대구서, 주말엔 청도서 보내고 있다. 사업장만 아니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청도로 모두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인근에 많은 전원주택 단지 중 이 곳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원주택을 짓기로 결정하고 여러 곳을 다녀 봤는데 우선 청도가 좋았고, 전원주택이 밀집돼 있어 나홀로 주택에 따른 보안문제 등의 우려가 없을 것 같아 이 곳을 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인근에 청도소싸움경기장과 용암온천, 청도프로방스뿐 아니라 분위기 좋은 카페가 많은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1999년 조성이 시작된 고평리 ‘문화마을’은 입지조건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원주택이 하나둘씩 들어서 앞쪽 혼신지 못을 낀 가칭 ‘혼신지마을’을 포함, 현재는 60여 가구의 전원주택이 있다. 5부자가 나온 동네라고 해서 이 동네를 ‘오부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는 정년퇴직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어린 아이가 있는 3040 젊은층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는 1천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단독주택 거주비율과 비교해 10년 후 거주 희망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특히 미래 주거선택시 주요 고려 요인으로 교통편리성(24%)이나 생활편의시설(19%), 교육환경(11%)보다 쾌적성이 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친환경 주거지에 대한 관심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3040 젊은층이 늘어남에 따라 고층아파트 위주의 공동 주택에서 벗어나 쾌적한 자연환경과 프라이빗한 주거생활이 어우러진 저층 주거단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트렌드는 전원주택 형식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단독 전원주택보다는 개별 전원주택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블록형 단독주택 형식의 ‘타운하우스’ 건설붐이 일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이 한창이다. 대구와 대구 인근에서도 최근 타운하우스 분양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불록형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일종의 새로운 주거형태다. 타운하우스는 블록형 단독주택을 두 채 이상 붙여 나란히 지은 집으로, 서구의 주택양식이다. 대개 2·3층 주택 10~50가구를 연접해 건설하고 정원도 제공한다. 아파트의 층간소음, 화장실 배수음 등의 문제가 적다는 장점이 있고 공동 야외식탁이나 테니스장, 수영장 등의 레저시설을 설치해 입주민 커뮤니티 형성도 용이하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방범·방재 등 관리의 효율성이 높은 주거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사실 타운하우스 개념의 전원주택이 가장 먼저 선을 보인 곳은 대구라고 할 수 있다. 정확히 20년 전인 1999년 동구 팔공산 파계사 아래에 들어선 ‘팔공화성그린빌’. 18가구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입주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는 여전하다. 이인중 화성산업 명예회장 역시 이 곳에서 살고 있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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