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꼴찌, 집값은 1등(6대 광역시) ‘脫대구 가속화’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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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0 07:08  |  수정 2019-12-10 08:31  |  발행일 2019-12-10 제1면
올해 20∼40대 인구 1만명 타지로 떠나 ‘대구경제 노쇠화’
중추격 30∼40대 근로자수도 급감…지역산업 부실 악순환
20191210

대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 인구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데다, 지역 산업에서 중추역할을 해야 하는 30~40대 근로자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길어지는 경기 침체와 지역 주요 산업군의 부진이 겹쳐지면서 대구를 떠나는 젊은 층이 늘고 있어 지역 노쇠화를 부추기고 있다. 대구에서 타지로 떠난 순유출 인구를 살펴보면 지난해 20대가 6천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 한해 3분기까지 20대의 순유출은 6천230명으로 지난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20대 인구의 순유출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까지 대구를 떠난 30대와 40대는 각각 1천905명과 1천836명에 이른다.

대구의 젊은 층이 타 지역으로 떠나는 것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저임금 구조와 함께 일자리 부족, 주택가격 상승 등 정주여건의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9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과세대상근로소득을 총 근로자수로 나눈 평균 임금은 2018년 기준 3천88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제주도(3천1만원)를 제외하고는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꼴찌다.

저임금으로 인해 대구 근로자의 내집마련 꿈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대구의 아파트 가격은 서울과 세종시를 제외한 6대 광역시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대구 아파트 중위값은 2억6천100만원으로, 부산(2억3천800만원), 대전(2억2천300만원)은 물론 수도권인 인천(2억4천500만원)보다 높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역 경제의 중추역할을 해야 할 30~40대의 고용이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대구의 30~40대 근로자 수는 52만6천명으로 2015년에 비해 7만8천명이나 급감했다.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15만7천명에서 21만4천명으로 급증했다.

60대 이상 취업시장이 일용직이나 단순노무직에 집중된 것을 감안하면 전체 노동시장의 활력도가 크게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지역 기업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주축인 동시에 가계 경제를 책임지는 경제 ‘허리’ 격인 30~40대 계층의 고용 감소는 다시 지역 산업의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에서 밀려난 대구의 30~40대 중 대부분은 저임금 일자리나 자영업으로 몰리면서 가계 경제의 위축이 심화되는 것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경제의 중추역할을 해야 하는 30~40대는 자식을 키우면서 부모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나이”라면서 “이들의 경제활동 악화는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경제 활력을 더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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