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추락헬기 블랙박스 음성추출…“2∼3주후 원인규명”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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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6   |  발행일 2019-12-06 제7면   |  수정 2019-12-06
조종사 대화·관제센터 교신 기록
헬기 제조국 프랑스서 조사진행
사고당시 속도 등 종합판단 필요
엔진·메인기어도 제작사에 보내
20191206
독도 추락헬기에서 수습한 블랙박스.

지난 10월말 독도 인근 해역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의 블랙박스에서 음성 기록 등이 추출됐다. 음성 기록에는 당시 조종사와 탑승객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5일 독도소방헬기추락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프랑스로 보내진 사고 헬기의 블랙박스 음성 데이터 추출이 완료됐다.

블랙박스에는 조종사와 부조종사의 대화, 대구 관제센터 간의 이륙 교신, 정비사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음성 기록장치와 사고 당시 헬기의 속도, 기수 방향, 수직 가속도, 고도, 엔진 작동상태 등의 정보가 저장된 비행기록장치(FDR)가 설치돼 있다. 한국과 프랑스 양국은 블랙박스 음성 데이터 추출이 완료된 만큼,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는 “블랙박스에서 음성 데이터 추출을 모두 완료한 건 맞다. 음성 기록은 바로 들을 수 있어 당시 상황을 분석하는 데 곧바로 사용될 것”이라며 “하지만 블랙박스 전체를 완료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FDR의 경우, 여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2~3주간의 해독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사당국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기 전까지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프랑스 현지에서 진행된다. 조사당국은 헬기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해 조사관을 헬기 제조국인 프랑스의 사고조사위원회(BEA)로 파견을 보냈다. 또 조사당국은 블랙박스뿐만 아니라 사고 헬기의 엔진과 메인 기어 박스 등 주요 부품도 제작사인 유로콥터(현 에어버스헬리콥터스)와 샤프란(엔진 제작사)으로 보냈다.

이는 해외에서 발생한 EC225 기종의 사고와 이번 사고의 연관성을 검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C225 헬기는 2016년 4월 노르웨이 해상을 지나다 프로펠러가 본체에서 분리돼 추락 사고를 냈다. 2009년 4월에도 스코틀랜드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조사당국은 해외사고와 이번 독도 헬기 사고의 원인이 다를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사고 해역에서 인양한 헬기 동체에는 프로펠러와 기어박스가 붙어있는 채로 발견됐다. 이 헬기는 지난 9월23일부터 10월18일까지 자동회전축 정기 점검도 받았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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