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마음에 로그인 하기] 아이에게 필요한 사람은 ‘보모’가 아니라 ‘부모’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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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2 07:59  |  수정 2020-09-09 13:46  |  발행일 2019-12-02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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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부모’가 된다. 아이란 그야말로 미지의 생물이어서 아이를 키울 때 당황스러운 일과 생각지 못한 고민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와의 정서적인 교감을 통해 생명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부모와 아이가 교감한다는 것은 아이가 부모의 내적·외적인 태도를 그대로 모방한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늘 폭력을 접한 아이는 그것을 그대로 모방해 밖으로 표출하게 된다. 이때 아이의 모방은 간혹 거울의 반사 효과처럼 나타나기도 하고,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해 폭력을 표출하기도 한다.

요즘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정성을 쏟아야 할 시기에 오히려 자신의 ‘일’에 모든 것을 바치고,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와의 교감에 소홀하고 심지어 때로는 아이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고 아이에게 상처를 준다. 이 모든 행동은 아이의 마음에 분리불안, 공포, 우울, 두려움이란 씨앗을 심는다. 이 씨앗은 어느 시점에 나쁜 기운이 되어 아이의 인생과 행복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사람의 인생은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고, 행동은 생각에서 나온다. 생각이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든다. 부모의 말과 행동은 아이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준다. 아이의 생각은 부모의 영향을 받는다. 부모의 생각, 말, 행동, 생활 태도, 감정조절, 자신과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의 건강, 결혼, 대인관계, 일에 영향을 준다.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다. 내 아이가 남다른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부모의 생각과 가치관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부모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다.

처음부터 부모의 자질을 갖추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아이를 사랑스럽게 여기고 소중하게 키우려고 하는 감정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실제로 접촉하면서 일깨워지고 키워진다. 아이를 키울 때는 체벌이나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고, 아이를 비난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시키는 대로 해” “내 말대로 안 할 거면 당장 나가” “벽보고 서 있어” “방에 들어가 반성하고 있어” 등과 같은 말들로 부모가 아이를 위협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한다.

사실, 아이의 모든 행동은 부모에게 스스로를 반성하고 돌아보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발견되면, 부모는 먼저 아이를 존중하고 자존심을 지켜주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좋은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인내심을 잃고 행동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 자체가 수행의 길이다. 부모는 자식이라는 거울을 통해 스스로를 계속 돌아보고 고쳐나가야 한다. 그리고 부모 자신을 바꾸면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자신도 만나고 아이에게 밝은 내일도 만들어줄 수 있다. 아이는 부모를 그대로 닮는다. 정수미 (허그맘·미술치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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