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대구지역 ‘미래교육공간’<하>] 고등학교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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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2 07:44  |  수정 2019-12-02 07:47  |  발행일 2019-12-02 제15면
토론·협력학습에 힐링까지 ‘트랜스포머급 공간 변신’

문제 풀이 위주의 교육이었던 과거 고등학교와 비교하면 지금은 다양한 형태로 수업이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각기 다른 수업에 맞는 교실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로 학교에선 더욱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대구시교육청의 미래교육공간 사업으로 고등학교에는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공부에 지치기 쉬운 학생들을 위한 휴식 공간도 함께 마련된다. 뿐만 아니라 비어 있어 활용도가 낮았던 공간들이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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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고의 미래교육공간인 아르케숲과 바로 이어진 야외 테라스에서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북여고 제공>


  ◆ 경북여고…‘아르케숲’과 야외 테라스, ‘백합공방’
총 3칸 규모 교실에 개폐형 문 ‘아르케숲’
야외 테라스와 이어져 다양한 수업·휴식
코딩 등 상상제작소 ‘백합공방’과도 연결


경북여고의 미래교육공간인 ‘아르케숲’은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을 학생이 듣고 받아 적는 주입식 방식이 아닌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

미래교육공간 ‘아르케숲’은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휴식 공간이 공존한다. 개폐형 문도 설치해 필요에 따라 공간을 넓히고 줄일 수 있게 한 것도 이 공간의 특징이다. 총 3칸 규모의 교실에서 2칸 정도 되는 공간에는 사다리꼴 형태의 책상을 배치해 수업의 용도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1칸에는 계단식 좌식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 또한 다양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발표수업과 연극, 뮤지컬, 댄스 공연 등을 할 수 있도록 음향시설과 암막용 커튼도 설치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미래교육공간을 통해 만들어진 곳 중 학생들의 인기를 끄는 공간이 있다. 아르케숲과 바로 이어진 야외 테라스다. 예전까지만 해도 텅 비어 있어 학생들이 자주 찾아오지도 않고 활용도가 낮았던 공간이다. 이 곳에 조명이 있는 나무벤치 공간을 만들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여고는 미래교육공간을 학교의 다른 공간과도 연계해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려 했다.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자료 수집할 수 있는 도서관,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산출물 형태로 만들어내는 백합공방, 완료된 프로젝트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나누면서 발표, 시연 등을 할 수 있는 아르케숲으로 학습과정이 연결되는 것이다.

코딩, 목공예 등의 활동이 가능한 상상제작소 ‘백합공방’에는 노트북, 3D 프린터, 공동 작업대, 레이저 커팅기 등이 배치되어 있다. 도서관도 새롭게 바뀌면서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교실 공간을 확보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서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스탠딩 테이블을 배치하고 도서관 안쪽에는 개인독서공간을 설치했다.

남영목 경북여고 교장은 “공간을 각각 만든 것이 아니라 학습단계를 계획&디자인, 상상, 메이킹, 실현&나눔으로 나눠 학교 공간 전체에서 단계별 허브 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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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상인고에 조성된 드림가든에서 학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상인고 제공>

  ◆ 상인고…‘드림 공간 삼총사’ 하우스·가든·스테이지  
2∼4층 각 대화·휴식·표현역량발휘 공간
학생 창의성·감수성 발현 기회 제공 중점


미래교육공간은 고등학교마다 특성에 맞게 조성되고 있다. 다만 과정 중심인 2015 개정교육과정에 맞춘 토론, 협력학습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대구상인고는 2015 개정교육과정이 지향하는 학생의 창의성과 감수성 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상인고의 2020학년도 교육과정은 2~3학년 학생들이 대부분 과목에서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교과교실제 형태로 운영된다. 이에 맞춰 학생들의 이동동선을 고려해 학교 2~4층에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2층 드림 하우스는 학생들이 대화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 3층 드림 가든은 학교 속 정원으로 학생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4층 드림 스테이지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표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길호욱 상인고 교장은 “창의적 역량과 유연한 사고를 기르기 위해서 사람과 사람의 연결과 쉼과 힐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공간을 조성하는데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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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매천고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원탁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있다. <매천고 제공>


  ◆ 매천고…곡선 서가·원형 탁자 도서관, 북카페 ‘다락  ’

도서관 곳곳 온돌·모둠학습 공간 등 마련
맞은편 복도엔 사제 모두를 위한 북카페

대구매천고는 학교 공간을 개선하면서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네모난 공간과는 차별화했다. 특히 눈에 띄는 공간은 도서관이다. 학교 도서관에 들어서면 높은 서가가 시야를 가로막지 않는다. 낮고 곡선 형태로 된 서가를 주로 배치해놨기 때문이다.

매천고의 도서관이 눈에 띄는 점은 곳곳에 숨은 쉬는 공간을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특히 온돌로 된 공간은 신발을 벗고 좌식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게 했다. 서가 안쪽에는 원탁형 탁자를 설치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책을 읽으면서 모둠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서가 사이에 일부 조성되어 있다.

도서관 맞은편 복도에는 북카페를 조성했다. 공간 조성 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용도가 없어 방치되어 있었다. 이곳 또한 카페처럼 여러 명이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북카페의 이름은 ‘다락’이다. ‘많은 즐거움을 주는 공간(多樂)’이라는 뜻이다. 카페 앞에 붙은 팻말의 글씨체는 미술 중점 과정의 학생과 교사들이 힘을 모아 디자인했다. 매천고는 다락 앞 흰 벽면에도 앞으로 미술중점과정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박홍진 매천고 교장은 “우리 학교에는 미술중점과정의 학생들이 있는데 이 학생들의 예술적 재능을 활용해 학교 공간을 디자인했다”라며 “미래교육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공간 구성에도 학생들이 참여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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