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탄광 호황시절 재현” 점촌 옛도심 44년만에 부활의 날갯짓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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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7   |  발행일 2019-11-27 제13면   |  수정 2019-11-27
문경시 ‘점촌 1·2동 도시재생’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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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전성기 시절의 영화를 되찾자는 의미로 이름 붙인 점촌 옛 도심 도시재생 계획도.   <문경시 제공>

한때 탄광도시로 이름을 날렸던 문경은 폐광의 바람이 닥치면서 인구는 절반 이하로 줄고 도심은 급격한 공동화로 옛날의 영화는 사라졌다. 특히 점촌1·2동 옛 도심은 빈 상가 속출과 심각한 인구유출로 도심기능조차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에 문경시는 옛 도심을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행히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 얼마 전 전국 도시재생 한마당에서 최우수 자치단체로 뽑혔다. 문경 옛 도심의 도시재생은 점촌1·2동을 중심으로 크게 중심시가지형과 소규모형 두 가지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문경의 대표적 산업시설이던 신기공단의 쌍용양회 문경공장은 근대화산업유산파크로 재생된다.

중심시가지·소규모형 동시 추진
2023년까지 사업비 250억원 투입
광부거리·어울림센터 등 조성

지원센터 건강증진 프로그램 등
소규모 재생사업도 주민들 호응
내년부터 주민 전체 대상 펼쳐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

문경 옛 도심인 점촌1·2동의 도시재생 목표는 ‘1975년 점촌의 화려했던 시간을 이어간다’는 뜻의 ‘점촌C!! RE:Mind 1975’(이하 점촌1975)다. 탄광 경기가 호황이던 1975년 당시의 점촌만큼 지역경제를 되살리자는 의미로 국토교통부 2019년 상반기 도시재생 뉴딜사업 가운데 중심시가지형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점촌1·2동 일대 22만4천㎡에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국비 150억원, 지방비 100억원 등 250억원을 들여 문화자원 활용과 인프라 구축 등을 펼치게 된다.

문경은 과거 탄광 호황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정책 이후 급격한 인구 감소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점촌1·2동 일대는 인구와 사업체 수가 감소하고, 노후건축물 비율도 매우 높아졌다. 문경시는 이 지역을 우선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하고 도시재생대학·주민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재생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주민과 함께 진행해 왔으며, 그 결과를 점촌1975에 적극 반영했다. 또 문경문화원·문경대 등 문화·교육기관과 옛 도심 활성화를 열망하는 상인·청년 간 상생협약을 체결하는 등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점촌1975의 주요 마중물 사업으로는 △점촌 문화자원 활용사업인 ‘1975 점촌 광부의 거리’ 및 ‘찻사발 공방’△옛 도심 활성화 및 지역 일자리 인프라 개선사업인 ‘세대공감 어울림센터’ △지역커뮤니티 강화 및 생활SOC 확충 사업인 ‘문학 어울림 아카데미’ 등이 있다. 또 점촌중앙시장 희망사업 프로젝트, 청년몰 활성화사업 등과 연계함으로써 상권 및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사업 목표에 포함됐다.

사업 유형별로 살펴보면 4개의 점촌문화자원 활용 사업이 추진된다. 첫 번째는 ‘1975 점촌 광부의 거리’다. 지역 근대 건축물을 활용해 7080시절과 광부 등을 테마로 한 가로 환경을 조성하고 거리축제, 복고의상 대여(광부·교복·나팔바지 등), 추억의 먹거리 판매 등의 전략을 구사한다. 두 번째는 ‘점촌 타임스퀘어’다. 과거 광부의 밥상을 테마로 한 건강먹거리 및 로컬푸드 공간을 조성한다. 또 문경의 역사, 에너지산업의 발전과정과 미래(석탄에너지~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하베스팅) 등을 주제로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 기반 전시·교육·체험공간을 조성한다. 세 번째는 ‘찻사발 공방’으로 지역 도예 장인의 작품을 전시·홍보하고 교육할 수 있는 도예공방촌 및 다목적 체험장 조성을 통해 지역 문화 거점으로 육성한다. 네 번째는 ‘광부 아트갤러리’로 빈 점포를 리모델링해 문화·예술 관련 청년 창업자를 유치한다. 이곳에선 점촌과 광부를 테마로 한 의상·잡화 등 공예품을 제작·판매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옛 도심 활성화 및 지역일자리 인프라 개선에는 6개의 세부 사업이 계획돼 있다. △옛 점방가로 분위기를 연출해 보행친화 상업가로 조성하는 ‘점촌 점방가로’ △중앙시장 장터 활성화 사업 △스마트 에코 주차장 조성 △파머스마켓·광부데이거리축제·수제맥주축제 등 문화의 거리 활성화 △창업지원센터와 청춘공유주택을 운영하는 세대공감 어울림센터 △현재 운영 중인 오미자네 청년몰 창업플랫폼 확충 등이다.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및 생활SOC 확충 사업으로는 네 가지가 추진된다. ‘점촌역 이벤트광장’은 점촌역 광장을 공공오픈스페이스로 정비해 이벤트공간·교육체험공간·도시재생지원센터(마실놀이터) 등이 복합된 시민광장으로 환원한다. ‘문학 어울림 아카데미’는 문학의 거리 내 커뮤니티 거점으로 △어린이·청소년 등 주민참여형 도서관 △북콘서트·독서토론모임 등을 운영할 수 있는 청소년문학교실 △영유아북카페 △시니어쉼터 △LP카페 △마을영화관 등 복합어울림센터로 조성된다.

◆소규모 도시재생사업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은 지난 7월 문경시도시재생지원센터(센터장 박정호, 이하 지원센터) 개소와 함께 올 하반기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원센터가 추진하는 주민건강증진 프로그램은 매주 세 차례 점촌동 상가 중심인 문화의 거리에서 실시되고 있다.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가족끼리 나온 주민과 주변 상인이 신나는 음악소리에 맞춰 활기찬 운동을 하고 있다. 매장을 비울 수 없는 상인들이 자신의 점포 안에서 슬며시 따라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또 ‘실버인형극단 양성교육’은 인형 제작에서 조종·공연까지 주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전문단체인 아라리오 인형 오페라하우스가 10여명을 대상으로 지도하고 있다. ‘마을DJ 양성과정’에도 10여명이 참가해 본격적인 학습과정에 들어갔다. 지도는 사회적 기업인 사이협동조합에서 맡았다. DJ들은 중앙시장의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직접 전달한다.

문경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이외에도 ‘아이들과 주민이 함께하는 번개놀이터’ ‘으라차차 모험놀이터’ 등 행복한 놀이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문경의 옛 도심재생을 위해 설립된 지원센터는 내년부터 점촌1·2동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본격적인 뉴딜사업을 펼친다.
문경=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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