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부, 미디어문맹퇴치 방안 강구해야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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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2   |  발행일 2019-11-22 제21면   |  수정 2020-09-08
[기고] 정부, 미디어문맹퇴치 방안 강구해야

최근 교육부는 ‘학교 미디어 교육내실화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들이 다양한 콘텐츠 제작 활동을 통해 미디어를 책임감 있게 이용하며 비판적 사고력과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함으로써 개인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환영할 만하다.

미디어 교육이란 정보 제공과 정보 비판을 넘어 미디어를 활용해 정보화 문화를 생산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의미한다.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 문해력(literacy)’ 향상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 초기 리터러시의 출발은 신문이나 책자를 일반 대중이 두루 읽고 독해할 수 있도록 일종의 국가 계몽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국민들이 호응할 수 있는 최소 수준의 말길이 열리지 않으면 국가 통치가 어려웠던 까닭이다.

요즘 시장에 쏟아지는 수많은 신기술의 스마트영상·빅 데이터·초고속통신 등은 인간의 정보 활용능력을 쾌속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술 이해도’가 떨어진다. 이것은 기술을 다루는 데 귀재인 젊은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도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시대에 정보홍수 속 소외된 노인들의 ‘디지털 문맹’ 퇴치방안을 정부가 학교내실화 계획과 병행해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

노인들에게 당면한 문제는 애플리케이션으로만 이뤄지는 서비스다. 모든 예약과 주문이 시공간을 초월해 앱에서 이뤄져 이를 모르는 사람은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항공기 사전 좌석지정, 열차표·영화표 예매, 상품가입 서비스 등 수없이 많다. 현장 결제만 할 줄 아는 세대는 젊은이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난 뒤에야 선택권이 있다.

카카오뱅크 계좌개설 1천만건을 돌파한 기념으로 연 5%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1초’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중장년·노년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정보를 알아도 가입 사용방법이 복잡하여 참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디지털 비대면 시대, 기술의 발전으로 더 나은 소통을 꿈꿨지만 대화는 줄고, 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했지만 점원은 사라지고 있어 노인만 서럽다. 눈치 볼 일 없어 편하다지만 인간관계는 불편하다. 디지털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멀미를 느끼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들은 사람 상대가 어려워 온라인 밖으로 나가길 망설인다. 다시 벌어진 정보격차에 자신을 낙오자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한국정보화 진흥원의 ‘2018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는 제품구매·예약·예매·금융 거래서비스를 PC나 모바일 같은 디지털 기기로 이용하는 50대 이상 의 비율은 69.8%다. 노인들은 거의 디지털문맹인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국가 통치차원에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디는 필수능력과 지능정보화사회의 새로운 국가경쟁력은 리터러시 개념의 중요한 슬로건이자 설명논리로 필수적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첨단의 디지털 국면을 시민 각자 몸에 익혀 도태되지 말고 시장 생존이 가능한 기술 경쟁력을 배양해야 한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가전 재벌사들의 미래 ‘5G형’ 전자제품 광고들, 4차 혁명의 정부경제발전 슬로건 등을 원만히 흡수하고 온 국민이 동참하려면 21세기형 국가 계몽프로젝트로 미디어 문맹퇴치 운동은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할 당면한 문제다. 그래서 지방에도 서울시와 같은 정책을 하루빨리 세워서 미디어 문맹자가 없는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정휘수 (전 한국시니어클럽 ‘일하는 노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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