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부 나간다더라’ 구미경제 흔드는 괴소문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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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0 07:07  |  수정 2019-11-20 07:07  |  발행일 2019-11-20 제11면
삼성電 베트남 이전설 등 나돌아
명퇴신청 받은것 강제퇴직 둔갑도
경기불안 속 기업·투자에 악영향1997년·2015년에도 비슷한 소동
‘대기업 전부 나간다더라’ 구미경제 흔드는 괴소문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가동 중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각각 수도권, 베트남으로 옮겨가 구미에는 빈 공장만 남는다 카더라.”

구미에서 일명 ‘카더라’ 형태의 ‘경제유언비어’가 급속히 퍼져 가뜩이나 힘든 구미경제를 흔들고 있다. 이 같은 괴소문은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이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신청받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급속하게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부터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는 대표적 유언비어는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의 수도권 이전’ ‘삼성전자 스마트시티의 베트남 이전’ ‘LG·삼성의 근로자 감축으로 구미 인구는 한 달에 수천 명씩 감소’ 등이다.

이 중 LG의 수도권 이전 유언비어는 SK가 LG실트론 지분의 51%를 매입한 뒤 회사명을 SK실트론으로 변경한 지난해 상반기부터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수도권으로의 공장 이전설은 경기 파주공장을 착공한 20년 전부터 떠돈 악성 루머로,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베트남 이전설과 강제 퇴직 소문도 만만찮게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간부 사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것이 오해를 부른 것 같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2~3년 전부터 간부급 사원 상당수를 해외로 보내거나 명퇴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명퇴 신청은 매년 실시하는 연례적 행사다. 강제 퇴직과 구미공장 해외 이전설은 괴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구미에서 독버섯처럼 번지는 이 같은 괴소문은 택시기사에게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 택시기사는 “얼마 전 LG디스플레이 한 협력업체 대표는 LG구미공장 근로자 3천여명이 연말까지 파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더라. 또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구미스마트시티의 휴대폰 생산 시설을 몽땅 베트남으로 옮겨 구미공장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구미 인구 감소와 관련한 유언비어는 2017년 말 42만1천799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인구가 2018년 말 42만1천494명, 지난 6월 말 42만463명으로 감소해 42만명 선이 위협받은 것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달 말 구미 인구는 42만319명으로 여전히 42만명 선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IMF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과 2015년에도 비슷한 소동이 벌어졌으나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당시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파주 이전 유언비어로 구미산단과 인접한 인동·진미동, 칠곡군 석적읍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달호 구미상의 경제조사부장은 “일명 카더라 형태의 유언비어는 기업과 시민 모두에게 불안감을 주면서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쳐 괴소문 확산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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