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조작’ 논란에도, 식지 않는 음악예능 열기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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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8   |  발행일 2019-11-18 제23면   |  수정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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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미스트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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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전쟁: 퀸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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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3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기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엠넷 ‘프로듀스 101’의 투표 조작 논란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와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대중성과 화제성을 갖춘 매력적인 소재로 자리매김한 덕분이다. 걸그룹들의 독특하고 강렬한 무대로 화제를 모았던 엠넷 ‘컴백 전쟁: 퀸덤’, 트로트 열풍에 불을 지핀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처럼 새로운 포맷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의 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트로트 재조명 ‘미스트롯’ 이어
내년 1월엔 남자 버전 방송예정
주부 서바이벌 ‘보이스퀸’ 가세

걸그룹 경연 ‘퀸덤’도 화제몰이
최근 종영한 ‘비긴어게인3’ 호평
다채로운 포맷 프로그램 대기 중


◆트로트로 촉발된 오디션 열풍

‘내일은 미스트롯’으로 촉발된 트로트 열풍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이제 더 이상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볼거리가 있겠느냐”는 회의가 지배적일 때, ‘미스트롯’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시장에 주목해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5월2일 종영한 ‘미스트롯’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8.1%(닐슨코리아).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을 통틀어 동시간대 1위는 물론 종편 예능 사상 최고의 시청률이다. ‘미스트롯’ 홍보사 3HW COM은 “‘미스트롯’은 산업화된 아이돌 위주의 가요 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트로트에 조명을 맞춰 기획됐지만 ‘비주류의 역습’이라는 말처럼 눈부신 반전을 꾀했다”고 평가했다.

방송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트로트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를 통해 답보상태에 빠진 음악 예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산이다. KBS 1TV는 지난달 19일부터 기존 노래자랑 프로그램 ‘노래가 좋아’에 트로트 장르를 가미한 ‘트로트가 좋아’ 특집을 선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전국의 숨은 트로트 고수들을 찾아내기 위해 기획됐고, 치열한 예심을 거쳐 본심 진출자 25명을 선발했다.

내년 1월 방송될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미스트롯’ 신드롬을 이어갈 남자판 트로트 오디션이다. ‘미스터트롯’ 관계자는 “내년 방송 후 4월 전국투어 콘서트가 예정됐다”며 “‘공연 맛보기’ 형식으로 마지막회 15분 분량의 뮤지컬 제작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장윤정의 ‘어머나’와 슈퍼주니어T의 ‘로꾸거!!!’ 등 인기 트로트곡들을 탄생시킨 유명선 작곡가가 참가자들의 유닛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합류한다.

다음달 14일에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MBN ‘보이스퀸’이 찾아온다. “내가 만약 가수로 데뷔하지 않았다면 이 프로그램에 나왔을 것”이라고 말한 가수 인순이의 말처럼 ‘보이스퀸’은 출산과 육아 때문에 잠시 노래에 대한 열정을 내려놓아야 했던 주부들의 숨겨진 재능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무대이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 중 가장 상향 평준화된 실력자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순이 등과 함께 참가자들의 멘토로 참여한 가수 태진아는 “47년 동안 방송하면서 울고 웃고 감동한 프로그램은 ‘보이스퀸’이 유일하다”며 “참가자 중 20명 정도는 진짜 계약하고 싶은 인재”라고 전했다.

◆신규 음악 예능도 봇물

최근 모두에게 박수를 받으며 종영한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다. 엠넷의 ‘컴백 전쟁: 퀸덤’(이하 ‘퀸덤’)이다. 걸그룹 컴백 경연을 다룬 ‘퀸덤’은 지난 8월 첫 방송 때만 하더라도 ‘프로듀스 엑스 101’의 여파로 불신과 우려 속에서 출발했지만 걸그룹들의 강렬하고 독특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다. 마마무, AOA, (여자)아이들, 러블리즈, 오마이걸, 박봄 등 출연 가수들은 최선을 다해 무대를 준비했고, 카메라는 진지한 자세로 경연에 임하는 그들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췄다.

‘퀸덤’의 조욱형 PD는 “‘퀸덤’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상대방을 짓누르고 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남들과의 경쟁’이 아니었다”며 “6개 팀이 동시에 출발해 자극을 주고받고 친해지면서 좋은 무대를 선보이고 다 같이 높이 올라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종영한 엠넷 ‘쇼미더머니8’과 JTBC ‘비긴어게인3’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2일 전파를 탄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는 출연자들이 숨겨진 명곡을 발굴해 토크, 게임, 야외 버라이어티 등 다양한 포맷으로 즐기는 음악 예능이다. 제작진은 “음악은 차고 넘치는 시대지만 본인만의 플레이리스트는 빈곤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단순한 음악 차트를 넘어 새로운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다양한 포맷으로 무장한 신규 음악 예능도 대기 중이다. 먼저 채널 라이프타임은 오는 20일 가수 자이언티와 십센치(10㎝) 등이 출연하는 음악 예능 ‘싱스테이: 부르는 게 값이야’를 선보인다. ‘싱스테이’는 인기 뮤지션들이 게스트하우스에 찾아와 숙박비 대신 라이브로 노래를 선사하고 진솔한 토크로 그 값을 지불한다는 포맷이다. 아이돌 출신 솔로 가수, OST 강자, 음원 강자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한다.

엠넷은 내년 초 10대 지원자를 대상으로 보컬리스트를 뽑는 경연 프로그램 ‘십대가수’를 선보인다. ‘십대가수’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풋풋함을 간직한 실력 있는 10대 보컬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심사위원 역시 10대들로 구성했다. tvN ‘음악동창회-좋은가요’는 음악이라는 공통된 추억을 가진 친구들이 만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열정을 담아 노래하는 포맷이다. 친구 사이부터 각종 음악 동아리나 동호회, 직장인 밴드까지 남녀노소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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