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학생이 한국국적까지 취득 “한국 女소프트볼 국가대표 꿈” 맹훈련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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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8 08:07  |  수정 2019-11-18 10:40  |  발행일 2019-11-18 제19면
대구대 스포츠레저학과 1학년 이설화씨 화제
1번 타자로 뛰며 ‘팀준우승 기여’
학업성적도 우수…1학기 과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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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소프트볼 국가대표를 꿈꾸고 일본에서 대구대로 유학을 온 이설화씨가 소프트볼 경기에서 수비자세를 잡고 있다. <대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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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여자소프트볼 팀. <대구대 제공>

소프트볼 선수로 활동하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와 한국 국적까지 취득한 일본 학생이 있어 화제다.

대구대 스포츠레저학과 1학년생으로 여자소프트볼 팀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설화씨(李雪華·18)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그날을 꿈꾸며 학업과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고등학교까지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한국 유학을 생각했고, 올해 3월 여자소프트볼 팀이 있는 대구대에 입학했다. 어머니의 나라이기도 한 한국에 대해서는 드라마, 음악 등 한류 문화를 접하면서 관심을 가졌고, 서너 번 여행을 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소프트볼 선수가 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한국행을 택하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그는 일본인 아버지와 재일교포 어머니 사이에서 3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이 열렬한 야구팬이었기에 어릴 때부터 야구와 비슷한 소프트볼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중학생 때까지 조선인 학교를 다니며 소프트볼 동호회에서 활동하다 고등학생이 되자 본격적으로 소프트볼 선수가 되기 위해 일본인 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시절 많은 대회에 출전하며 경험과 실력을 차근차근 쌓은 결과 일본 대학에 가서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하지만 그는 색다른 도전을 위해 평소 관심이 많았던 한국 유학을 택했다. 그리고 한국 소프트볼 선수로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 한국 국적까지 취득한 것이다.

160㎝ 작은 체구에 까무잡잡한 피부, 미소년처럼 앳된 얼굴을 가졌지만 승부욕만큼은 남다르다. 매일같이 수업이 끝나면 운동장으로 달려가 타격과 수비 연습을 거듭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요즘처럼 시즌이 끝난 시기에는 근력을 키우기 위한 개인 운동에 여념이 없다.

그는 운동만 열심히 하는 학생도 아니다. 지난 1학기 학점이 4.14를 기록하며 과 수석을 차지했다. 1학기에 수강한 9과목 중 6과목을 A+학점을, 2과목을 A학점을 받았다. 유일하게 영어 관련 과목만 C학점을 받았을 뿐이다.

이설화씨는 “운동 선수 이전에 학생이기 때문에 공부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까지 유학을 온 만큼 운동이든 공부든 후회 없이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창단한 대구대 여자소프트볼 팀은 길지 않은 역사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6월 횡성 베이스볼파크에서 개최된 ‘2019 회장기 전국여자소프트볼대회’ 대학부 경기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8월 충북 보은스포츠파크에서 개최된 ‘제19회 평화통일배 전국여자소프트볼대회’에서도 준우승에 올랐다. 특히 이설화 선수는 1번 타자이자 유격수로 출전해 팀의 활약에 힘을 보탰다.

그는 지난 여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선으로 여자소프트볼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합동 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훈련을 하면서 한국 소프트볼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그의 꿈은 더욱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훗날 내가 대한민국 소프트볼 국가대표 선수가 됐을 때 일본 선수들과 멋진 한판 승부를 벌이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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