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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단상] 문재인정부의 문제 해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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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6

최병묵 정치평론가
문재인정부가 하산길에 들어섰다. 등산보다 하산이 위험하다. 산을 오를 때 체력을 비축하지 않았다면 더욱 그렇다.

이 정부는 2년6개월 동안 여러 분야에 손을 댔다. 북한 비핵화 협상, 미북관계 정상화, 남북관계 개선 추진, 일제하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탈(脫)원전, ‘문재인 케어’ 실천, 적폐청산 작업, 부동산 수요 억제, 일자리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비핵화’는 초반 반짝 협상 국면을 거쳐 현재 교착 상태다. 북한은 여전히 미사일을 쏘고 있고, 미북은 ‘비핵화’가 무엇인지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이 된 지 오래다. 왜, 무엇을 위해 이런 협상을 지속해야 하는지,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 아는 사람도 이젠 없다. 북한은 연내 시한을 제시하며 중대 결심 운운의 으름장을 놓고 있다. 위험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당연히 미북관계도 이런 흐름에 맞닿아 있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개인적 관계가 좋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당장 두 달 뒤를 내다보기 어렵다. 미북관계의 종속변수가 돼버린 남북관계는 북한의 외면 속에 빙하기를 맞고 있다. 얼음을 깨고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날이 올 것인지조차 깜깜이다. 2년 반 전으로 돌아갈지, 그보다 악화될지도 모른다.

강제징용 문제는 손대서 망가뜨린 대표적 케이스다. 박근혜정부는 대법원과 협조해 상황 악화를 막았다. 문재인정부는 이를 사법농단이라는 이름으로 단죄했다. 지금 어떤가. 양측 대립은 경제전쟁으로 번졌다. 23일 0시엔 지소미아가 끝난다. 미국 고위당국자들은 잇따라 한국을 찾아 지소미아 복귀를 압박하고 나섰다. 섣불리 건드렸다가 한국만 고립되는 사태가 되었다.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반성도 없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겠다는 ‘유토피아’를 누구도 거부하지 못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제 역시 마찬가지다. 근로자의 어려움을 일부러 외면하는 경제당국자와 기업이 있겠는가. 그 돈을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기업과 자영업자는 현 정부 들어 못 살겠다고 난리다. 문재인정부는 근로자의 요구는 듣고 있으되 기업인과 자영업자의 비명에는 귀를 닫고 있다.

영화 한 편 보고 결정했다는 탈원전은 국가적 재앙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년 수천억원 흑자를 기록하던 공기업 한전이 적자로 돌아선 지 오래다. 한전 경영진은 배임을 두려워한 나머지 전기료 할인제 폐지로 적자를 메우려 하고 있다. 정부는 여름철 걸핏하면 전기료 할인으로 선심을 쓰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전기료를 대폭 올리거나 국민 호주머니 돈으로 메워야 한다. 그 폭탄이 터지기 직전인데 아무도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

‘문재인케어’로 박근혜정부가 쌓아놓았던 20조원의 건보 재정 흑자는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2년반쯤 지나면 곳간의 빈자리가 보일텐데 누구도 그 후를 대비하고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일자리는 최근 4개 정부 중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문재인정부 사람들은 이른바 민주화운동, 좁혀보면 학생운동권 세력이 주축이다. 그들은 박정희, 전두환정부 시절 ‘투쟁’으로 경력을 쌓았다. 정부 정책에 반대만 하면 됐다. 국민적 호응은 기계적으로 뒤따랐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했던 김병준씨는 단언한다. “이 정부 사람들은 정책이 없다”고.

왜 정책이 없는가. 공부하고 고민하지 않은 결과다. 훈련도 안됐다. 이런 상태에서 집권을 했다. 김대중정부 5년은 DJ 개인기로 구멍을 메울 수 있었다. 노무현정부 5년은 각종 실험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문재인정부는 한술 더 떠 손대는 것마다 작동 불능 상태를 만들었다. 수습조차 못하고 있다. 그러니 “문재인정부의 레임덕이 국가를 위해 이익”이라는 평가가 공감대를 얻어가는 것 아닌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가만히 둬야 한다. 부수고 나서 재건하지 못하면 부수지 않은 것만 못하다. 무능보다 못한 것이 무지다.최병묵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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