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두배 ‘夜한 즐거움’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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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5   |  발행일 2019-11-15 제33면   |  수정 2019-11-15
■ 대구 야시장 열전…칠성시장 對 서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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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행정안전부의 전통시장 야시장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후 2년5개월 만인 지난 1일 문을 연 칠성야시장은 쌀쌀한 날씨와 대구의 두 개 야시장 개장에 대한 우려와 달리, 연일 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칠성시장이 지난 1일 신천변 주차장 부지에 야(夜)시장을 개장하고 3년 전 개장한 서문시장 야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대구 ‘야시장 열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1라운드는 새롭게 개장한 칠성시장의 판전승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찾은 서문야시장은 개장(2016년 6월) 3년5개월이 지나면서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해 보인 반면, 개장 초반의 열기로 칠성야시장은 철저한 준비와 뛰어난 경관, 높은 접근성에서 서문야시장을 일단 앞선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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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야시장은 신천변을 끼고 있는 뛰어난 경관에다 상부에 신천대로까지 있어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칠성야시장 공영주차장 문제, 당초보다 3개월 늦게 개장
우려 불구 오픈 3일간 20여만명 방문…젊은층도 많이 찾아
뛰어난 경관·400여석 규모 몽골천막·높은 접근성 합격점

서문야시장, 내·외국인 관광객 평소 주말 손님 만큼 방문
두개의 다른 분위기 야시장…문제점 보완 명품브랜드 날개


칠성야시장은 2017년 6월 행정안전부의 전통시장 야시장 공모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공영주차장 축소 문제로 일부 칠성시장 상인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예정보다 3개월 늦은 지난 1일 개장했다.

야시장 특성상 여름철 개장이 필수였지만, 11월에 개장하면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쌀쌀한 날씨에도 개장 첫날 칠성야시장에는 6만4천여명이나 찾았다. 토요일인 둘째날에는 7만5천여명이 다녀갔고 일요일인 3일에도 6만1천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하철 1호선 칠성시장역 이용객도 전주 대비 27.7%(4천96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장일과 다음날인 토요일 칠성야시장이 인산인해를 이루자 일부 방문객들은 서문시장으로 발길을 옮기기도 했다.

서문야시장과의 차별화도 칠성야시장의 인기몰이에 한몫을 했다. 우선 시장 안이 아닌 시장 외곽에 자리잡은 점과 바로 앞이 신천이어서 경관이 뛰어난 점, 음식을 탁자에서 먹을 수 있는 400석 규모의 몽골천막 휴식공간은 서문야시장에서는 볼 수 없다. 여기에다 지하철 1호선 4번 출구와 바로 연결되고, 많은 노선의 시내버스 정류장이 바로 앞이라는 점도 시민들의 발길을 이어지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큰 무대에서 매일 다양한 콘텐츠로 펼쳐지는 문화공연과 신천에 ‘별빛 소원등 띄우기’ 등의 행사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김희건 대구 북구청 민생경제과 시장관리팀장은 “칠성야시장 개장 전에는 서문야시장은 젊은 층, 칠성야시장은 중·장년층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젊은 층이 많이 찾고 있다”며 “이는 칠성야시장에서 바로 보이는 신천 야경과 건너편의 신천동로 뷰,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휴게공간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전국 어디에도 칠성야시장처럼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다”고 말했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신천변의 칠성야시장을 세느 강변 못지않은 관광지로 꾸며보겠다”며 “예산만 뒷받침된다면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칠성야시장은 세계적인 명품 야시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칠성야시장 개장으로 방문객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서문야시장도 손님들이 줄지 않았다. 칠성야시장 개장 직후 주말 4만~5만명, 평일 2만명 정도가 찾고 있다. 외지인과 외국인들에게는 대구의 야시장이 아직까지는 서문시장 하나로만 알려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5년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명품육성시장 사업에 선정돼 본격 추진된 서문야시장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6년 6월 개장한 서문야시장은 국내 야시장 중 가장 많은 매대(80개)로, 주말 방문객의 50% 이상이 외국인을 포함한 외지인이다. 대구 방문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 역시 서문시장이다. 이어 팔공산, 약령시 순이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서문야시장 개장 이후 올해 10월 말까지 찾은 방문객은 2천400만명에 육박한다. 방문 만족도도 97%나 된다. 이처럼 서문야시장 개장이 서문시장 인지도 향상에 크게 기여하면서 서문시장은 2017년 ‘한국관광의 별’ 선정에 이어 지난해에는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됐다.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면서 대구경북연구원 분석(2016년 6월~2018년 4월)결과, 서문야시장의 직·간접적인 경제파급효과는 4천5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서문시장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칠성야시장까지 개장해 제살 깎아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칠성야시장 개장 초반의 분위기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이다. 같은 음식 메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두 야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

야시장 문화가 대구에 정착된다면 서문시장과 칠성시장 전체에 재도약의 기회가 될 뿐 아니라 관광자원이 부족한 대구로서는 새로운 관광 자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대만 타이베이처럼 ‘야시장 도시 대구’도 충분해 보인다.

그렇다고 개선해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4년째를 맞는 서문야시장의 경우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고, 기존 상가의 철시에 따른 어두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주말 상가 운영시간 연장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칠성야시장은 서문야시장과 차별화된 메뉴 개발과 콘텐츠를 통해 칠성야시장만의 특색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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