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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총선 D-150, SWOT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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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5

문재인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전반기 2년반 평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논란을 잠재울 성적표는 결국 내년 총선에서 받게 된다. 21대 총선일(2020년 4월15일)은 오늘로 꼭 5개월 뒤다. 총선결과는 권력과 진영 구도를 한바탕 뒤흔들 것이다. 쓸쓸히 떠나는 사람, 슈퍼스타의 화려한 등장도 목도하게 된다. 극렬한 진영대결에 대한 심판도 그 때 한 차례 종결된다. 대통령 임기 후반 국정동력을 좌우할 나침반이고 2년여 뒤 대선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사활을 걸지 않을 수 없다.

여야는 비슷한 시기에 기획단을 꾸리고 총선 출발선에 섰다. 스타트라인에 도열한 시점의 양 진영 전력을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 스왓(SWOT)분석 기법을 빌렸다. 여야의 내부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외부의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요인을 비교해 보자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진 첫째 강점은 뭘까.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도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지지층의 충성도가 꽤 높다. 당내 분열적 요소는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선거전략의 우위 △이슈 주도권 △지자체·지방의회 장악 등도 유리한 강점이다. 약점도 만만찮다. 대(對)국민, 대(對)야 소통능력 부재는 난치성 핸디캡이다. 불통정국은 선거 때까지 국민불만을 키울 것이다. △잠재된 친문-친노 갈등 △비호감의 당 지도부 △당내 강력한 대권주자 부재는 약점이다. 특히 ‘죽을 때까지 정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오만과 낡은 언어의 당 얼굴로는 국민 마음 얻기에 난망이다. 외부 기회요인으로는 △북미 대화 성공과 대북 이벤트 △당 지지율보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 △낮은 야당 지지율 △자살골 넣는 야당 복(福) △야권 분열 등을 들 수 있다. 위협요인에는 △경기침체 △미, 일과의 갈등 △갈등유발 정책 남발 △개각과 코드 인사 △조국 수사 △보수대통합 등이 있다. 민주당은 내부 강점에 우위를 점한 반면 외부 위협요인에 취약한 구조다.

자유한국당의 최대 강점은 보수대통합에 대한 기대감이다. 보수대통합은 필승전략은 아니더라도, 이 정부 아래 한 번도 이긴 적 없는 민주당과의 지지율 싸움을 비로소 가능하게 한다. 이 카드를 완성시킬 일체의 걸림돌을 버려야 하는데 그게 미지수다. 질 걸 뻔히 알면서도 합치지 못하고 있다. 기득권 포기가 쉽지 않다. ‘버리지 않으면 버림받는다’는 명제를 얼마나 절감하느냐에 한국당의 명운이 달렸다. 도돌이 상황이 되면 이게 치명적 약점이 된다. 양날의 검이다. 외부 위협요소가 많은 민주당과 달리 한국당의 약점은 내부에 몰려있다. △취약한 리더십 △막말과 돌출 행동 △시대가치를 반영 못한 당 정체성 △미흡한 당 쇄신 △친박-비박 갈등 △상습적 국회 보이콧과 장외집회 △탄핵 굴레 △낙하산 공천 등 부지기수다. 외부 기회요인으로는 △정부의 실정(失政) △악화일로 한미일 관계 △경기침체 △개각과 인사청문회 등이 있다. 위협요인으로는 △검찰 수사 △남북 및 북미 대화 △여대야소 국회 △야권 분열 △취약한 지방권력 기반 등이 꼽힌다.

강점은 살리되 약점은 죽이고, 기회는 활용하되 위협은 극복하는 게 최선의 선거전략이다. 우리 정당들은 기회와 강점을 활용하는 데는 익숙하다. 위협을 피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데는 젬병이다. 20대 총선 압승이 예고됐던 새누리당이 백보드에 ‘한순간 훅 간다’는 문구까지 걸었지만 결국 ‘옥새런’ 파동으로 훅 간 것도 약점과 위협요인을 방치한 탓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여야 모두에게 ‘레드팀(Red Team)’이 필요하다. 모의 군사훈련에서 아군에 맞선 가상의 적군 ‘레드팀’ 말이다. 성인(聖人) 후보자의 흠결을 찾아내는 중세 교황청의 ‘악마의 대변인’이나, 왕에 대한 간쟁(諫諍)과 논박(論駁)을 담당한 우리의 사간원과 비슷한 기능이다. 가장 까다로운 시선을 가진 선의(善意)의 비판자. 공격자 입장에서 취약점을 발견하고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면 위기 예측과 대비에 유용하다. 자폭(自爆)성 실수가 다발하는 우리 정당에 꼭 필요하다. 문재인정부에도 꼭 필요하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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