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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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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5


한국 국가경쟁력 세계 13위

순위 올랐지만 안심은 일러

저물가에 디플레이션 우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하고

신성장 사업 규제 철폐해야

국가경쟁력이란 한 나라의 법·제도, 정책, 비즈니스 환경 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생산성 수준을 결정하는 총체적인 능력을 지칭한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국가경쟁력을 제도, 사회인프라, 거시경제의 안정성, 정보통신기술(ICT) 보급, 기업의 활력, 혁신역량, 보건의료, 노동시장, 금융제도 등 12개 분야의 103개 사회경제 지표를 점수화하여 발표하고 있다.

금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41개 국가 가운데 국가경쟁력 1위는 싱가포르, 그 다음으로 미국, 홍콩,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등의 순이며 대한민국은 대만에 이어 13위로 평가되었다. 2008년 이후 국가경쟁력 순위가 13위에서 2016년 26위까지 점차 하락한 이래, 2017년 17위로 도약한 이후 금년에 13위로 상승하였다. 우리나라는 거시경제의 안정성(33개국 공동 1위)과 ICT 보급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였고, 사회인프라(6위)와 혁신역량(6위), 보건의료(8위) 항목에서는 10위 이내에 들었다. 경기 침체와 정치적 갈등의 와중에도 WEF에 의한 외부평가가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1980~90년대 동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함께 분류되던 싱가포르, 홍콩, 대만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뒤처진다. 그리고 실제 경쟁력이 발휘되는 시장과 기업 생태계 부문에서는 크게 뒤처진다. 경직적인 노동시장과 각종 규제, 낙후된 금융제도, 까다로운 창업 여건과 지원체계 등이 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갉아 먹었다.

또한 세부 평가항목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걱정스러운 부분이 널려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항목은 141개국 중 97위인데, 특히 노사의 협력관계(130위), 정리해고 비용(116위), 고용 및 해고 관행(102위), 외국인노동자의 고용 용이성(100위) 등이 모두 작년보다 순위가 하락했다. 금융제도 항목 중에는 은행의 건전성(62위), 은행의 규제자본 비율(100위), 벤처자본의 접근성(51위), 중소기업의 금융조달(37위) 등이 좋지 못하다. 기업의 활력 지표도 지난해 22위에서 25위로 낮아졌는데, 특히 창업비용이 97위, 기업가의 위험에 대한 태도가 88위, 노동력의 다양성이 88위로 많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실질적으로 제고하려면, 먼저 기업경영 측면에서 가부장적인 기업문화(85위)를 개선하고 혁신에 대한 경영자들의 기피(42위)와 비즈니스 위험에 대한 태도(88위) 등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해 훼손되고 있는 기업가정신(55위)을 장려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혁신 생태계를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OECD 국가 중 가장 경직된 편인데, 정규직이 과보호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가 지나치게 갈등 유발적이며, 고용 및 해고 관행도 글로벌 기준에 비하면 복잡하고 어렵다. 따라서 문재인정부는 2017년 5월 비슷한 시기에 탄생한 프랑스 마크롱정부의 노동 개혁의 성과를 반면교사로 삼아 협력적인 노동관계를 회복하고 글로벌 기준과는 거리가 먼 관행들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3년간 급상승한 최저임금을 향후에는 안정화하고, 주 52시간 노동 법안도 현실 적용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탄력근로제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금년도 국가경쟁력 순위가 상승했다고 안심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금년에는 비록 거시경제의 안정성(물가인상률과 국가부채 2개 지표만으로 측정) 측면에서 1위를 했으나, 최근 저물가가 유지되면서 디플레이션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고 지난 3년간 연속적인 재정 확장으로 국가부채가 누적되고 있으므로 향후 언제든지 동 지표가 급하락할 수 있다. WEF와 IMD(국제경영개발원)의 국가경쟁력 평가 때마다 지적되고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기업의 역동성을 제고하고, 미래 신성장 사업과 관련된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 나가는데 힘써 주길 기대한다.

여택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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