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결혼을 꼭 해야 하나” 도지사에 도발적 질문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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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9 07:21  |  수정 2019-11-09 07:21  |  발행일 2019-11-09 제8면
지역청년 200명과 토크콘서트
李지사 “고충 수렴해 정책 반영”
개그맨 안윤상 “연애 포기 말라”

요즘 대학생 등 청년들의 연애·결혼관은 어떨까.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꼰대’들의 생각은.

경북청년과 개그맨, 그리고 도지사가 모여 21세기 초반 대한민국 최대 화두이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결혼기피 현상에 대해 거침없는 대화를 나누는 이색적인 자리가 마련됐다. 8일 경북도립대(예천) 청암교육관에서 열린 ‘청년·대학생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에는 200여명의 대학생이 모였다. 이들은 개그맨 안윤상씨와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상대로 연애·사랑·결혼·미래에 대한 솔직담백한 질문을 쏟아냈다. 안씨와 이 도지사는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 놓으며 젊은 층에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 대학생이 “지난 여름방학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너무 그립다. 어떻게 하면 좋나요”라고 묻자 이 도지사는 첫사랑과 결혼해 4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자신이 할 말은 아니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헤어지면 새로운 만남이 있으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라”고 위로한 뒤 “새로운 만남을 두려워하지 말라. 만나면 헤어지고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릴테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개그맨 안윤상씨는 특유의 성대모사 실력을 뽐내며 이성에게 인기를 얻는 비법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영화배우 유해진의 목소리에서부터 축구선수 박지성, 배우 이순재·송강호·이선균 등을 성대모사하며 “많이 듣고 연습한 결과 이 정도 실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연애도, 사랑도 다 마찬가지”라며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포기해선 절대 안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대학생이 기성세대에겐 다소 도발적인 질문인 “결혼을 꼭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이 도지사는 스스로를 ‘꼰대’라고 지칭한 뒤 “결혼을 한다는 건 지켜야 할 무언가를 이룬다는 뜻”이라며 “본인과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을 때만이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강조했다. 안씨도 “개그맨 시험에 합격한 것보다 딸이 태어난 순간이 더 행복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미래를 (생각하며) 준비하던 순간이 행복했다”며 자신의 결혼관을 드러냈다.

경북도는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나온 청년·대학생의 고충을 수렴해 도정 운영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이 도지사는 “‘썸탄다’는 말을 오늘 처음 들어봤다. 청년과 연애, 취업, 결혼 등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뜻깊었다”며 “청년이 사랑과 결혼을 통해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고 실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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