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부업으로 딱”…실버세대까지 ‘1인 방송’ 열공

  • 노진실,오주석·정지윤·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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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9 07:34  |  수정 2019-11-09 08:47  |  발행일 2019-11-09 제5면
뉴미디어 시대…유튜브에 빠진 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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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대한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문학원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 지자체에서도 정책홍보 등을 위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유튜버를 꿈꾸는 지역민들을 위해 교육·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경북도 제공)

바야흐로 ‘뉴미디어(New Media) 전성시대’다. 신문, TV, 라디오 등 기존 매체에 신선함과 파급력으로 무장한 뉴미디어가 더해지면서, 미디어 산업 전반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뉴미디어 열풍의 중심에는 ‘유튜브’가 있다.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1인 미디어’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처음 유튜브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유튜브 입문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 같은 유튜브 붐에 힘입어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를 배우고, 가르치고, 만드는 관련 단체와 시장도 확대 일로를 걷고 있다.

취향에 맞는 콘텐츠 만들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 인기…입문 급증
지역 전문학원 수강생 몰려들어

지자체는 청년 이탈현상 막으려
유튜버 성장 지원프로그램 운영

“초반엔 재미보다 정보제공 중점
영상 지속제작 노출확률 높여야”
전문가, 꾸준함이 성공비결 조언


◆유튜브 전문 학원까지

최근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이 ‘유튜버’일 정도로 유튜브에 대한 인기는 대단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유튜브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유튜브에 대한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유튜브 전문학원들도 생겨나고 있다. 편집 프로그램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1인 방송 시설도 있어 유튜버의 꿈을 가진 이들이 학원을 찾고 있는 것.

최근 찾아간 대구시 중구 동성로의 한 유튜브 전문학원. 그곳에서 만난 강민지·모성은씨(25)는 “아직 사회적으로 유튜버를 직업이라고 인식하지 않지만, 그걸 한 번 깨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강씨와 모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취업 준비생’이었지만, 이제는 ‘모할깡’이란 채널명으로 활동 중인 어엿한 유튜버다.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유튜브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유튜브 전문학원에 등록한 것이 유튜브를 시작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이들은 말한다. 개인 방송에 필요한 방송 장비는 물론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노하우를 1대 1로 지도받을 수 있어, 이제 막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유튜버 전문학원을 찾는 사람들은 대학교수, 골퍼, 미용실 원장, 점술가 등 다양했다. 전업 유튜버보다는 부업, 취미로 유튜버를 생각하고 오는 수강생들이 많아 학원은 저녁 시간에 더 붐빈다. 학원에서 만난 양지혜씨(32)는 “취미로 사주명리 공부를 꾸준히 했었는데, 사주 전문 유튜버가 되기 위해 수강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특함과 꾸준함이 유튜브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한다. 남들이 생각지 못한 키워드로 영상을 제작해야 콘텐츠의 노출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히 영상을 올리다 보면 소위 ‘대박’ 영상이 나올 수 있는데 그 파급효과로 나머지 영상들도 빛을 볼 수 있다는 것.

박정일 유튜버아카데미 원장은 “신입 유튜버가 뜨려면 초반엔 재미보단 정보, 이후엔 재미와 감동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성공한 유튜버가 되기 위해선 유튜브 제작습관을 키워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튜버 양성으로 일자리 제공까지

청년 소셜창업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는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교육 및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경북도와 경산시가 주최하고 경북테크노파크가 주관하며 대구사이버대가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유튜버는 경북 지역 청년들이 외부로 이탈하지 않으면서 일할 수 있는 최적의 일자리가 될 수 있다. 이에 청년층 이탈을 고민하고 있는 경북도와 경산시에서 관련 프로그램 지원에 나선 것.

교육비와 함께 스튜디오, 크로마키룸, 오픈키친, 카메라, 편집실 등 장비 및 장소 대여비는 무료다. 다만 거주지가 경북도인 자, 만 15~39세 미만인 자 등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이들 중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교육 참가자를 선발한다.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유튜버로서의 꾸준함과 성실함을 갖추고 있는지, 향후 유튜버로 성장 후 경북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교육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3년에 걸쳐 이루어지며, 지난해 1기에는 50명, 올해 2기에는 총 40명을 선발했다.

아카데미에서는 기존 유튜브 운영을 통해 쌓인 정보와 노하우를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경북 지역 중소기업들과의 매칭을 통해 홍보영상을 만들 기회도 제공된다.

교육과정은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는 미디어 교육을 통해 유튜브 알고리즘, 영상 편집, 마케팅 방법 등에 대해 알려준다. 2단계에선 국내외 유명 크리에이터와의 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인기 유튜브 채널에 노출할 기회도 제공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KCON, 다이아페스티벌 등 행사에 진출할 기회를 얻으며, 해외 현지 유명한 크리에이터와의 만남 기회를 얻게 된다.

2기 교육생인 이형일씨(27)는 “영상을 모르는 사람도 무료로 유튜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게 프로그램의 장점”이라며 “교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튜브와 관련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대구사이버대 이준영 미래전략팀 계장은 “이번 청년 소셜창업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를 통해 경북 지역 청년들이 취업과 창업에 도움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확대되는 유튜버 교육·지원 사업

대구시도 유튜브를 통한 새 플랫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직접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정책홍보 등에 나선 것과 동시에 1인 미디어 산업을 키우고자 다양한 교육·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는 지난달 1일 정책홍보 유튜브 영상 시리즈 ‘4층 사람들’ 시즌2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말까지 영상 20여 편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정보전달을 위해 아나운서를 섭외하고, 넓은 건물에 전용 스튜디오를 마련하면서 쾌적한 작업 환경도 확보했다. 시에서 필요한 것보다 시민이 실질적으로 궁금해 할 부분을 담으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대구시는 또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과 손잡고 ‘지역 영상산업 활성화를 위한 1인 미디어 창작 지원 사업’을 올 연말까지 운영한다. 1인 미디어 교육 및 특강, 1인 미디어 창작자 발굴과 육성 제작 지원 등을 통해 지역민 미디어 리터러시와 콘텐츠 제작 능력을 키우고, 산업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16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9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총 14회, 45시간에 걸쳐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 등을 교육해 1인 미디어 특화 창작자를 양성하고 있다. 유튜브 ‘농사직방’ 채널 운영자 강영수씨,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멘토로 활동 중인 장주일씨 등이 ‘1인 미디어 생활을 위한 지침서’ ‘있어 보이는 1인 미디어 촬영법’과 같은 현실적 조언이 담긴 강의를 진행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관계자는 “1인 미디어가 인기이다 보니, 1인 미디어 관련 교육에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참여하는 등 시민의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오주석·정지윤·최시웅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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