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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진보 대권주자 親文 없어…文대통령 ‘조국 고집’ 퇴임 후 불안감 작용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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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란기자
  • 20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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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의 스위치] ‘前 한국당 비대위원장’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책실장과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는 등 좌·우파를 최정점에서 경험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는 “문재인정부는 노무현정부 2기가 아니다. 다른 세력, 다른 정부”라며 “국민의 자율·자유를 중시하지 않고, 국가의 개입이 지나치다. 전체주의로 흐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거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최근 의외의 상종가를 치고 있다. ‘조국사태’를 비롯해 경제, 외교·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그야말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정책을 펴고 있는 ‘문재인정부’를 이해하고자 하는 국내외 언론, 싱크탱크 등에서 좌·우파 정권을 경험한 김 전위원장에게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방분권, 균형발전 전문가로서 노무현정부의 비수도권 정책을 이끌어 지방행정가들의 멘토가 되고 있기도 하다.

대통령 선호에 잘못된 의사결정
사실 인정않고 군중동원 덮으려
文정부 지방분권·자치확대 말뿐
公기관 옮긴 노무현정부와 달라

우파 ‘승자의 저주’ 잊어선 안돼
새로운 미래가치 두고 통합해야
보수정치 재정립에 기여할 생각
총선때 대구서 ‘인재전쟁’ 날 것


▶조국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했다. ‘조국 사태’가 우리 사회에 남긴 여진은 매우 크다.

“가장 큰 변화는 중도 입장에서 당혹스러운 것은 진보세력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이다. 보수 우파로서는 좋을 수 있지만, 국가 전체로 봐서는 정치 불안정을 더하는 것이다. 정치권 신뢰 상실이 커지는 것이 걱정스럽다.”

▶‘조국사태’ 이후의 대한민국을 전망한다면.

“양측의 세대결로 대의정치의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어려운 것은 이것이 나아질 기미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변화가 굉장히 빠른데 이 변화를 국회가 처리할 수 없다. 국회는 안 하는 것도 있지만, 못한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국회는 이념과 신념이 부딪치는 현장이다. 법안 하나로 서로 밀고 당기고 하는 곳이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금도 1만개 정도의 법안이 밀려있는 것으로 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국회의 권한을 종적으로, 횡적으로 분산해줘야 한다. 예컨대 종적으로는 지방의회로, 횡적으로는 노사정위 같은 전문가 집단 그룹으로 넘겨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왜 조국을 고집했다고 보나.

“문 대통령 특유의 퇴임 후 불안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내년 총선 지나면 대통령의 구심력이 떨어진다. 대선후보 중심으로 정치권이 재편될 것이다. 그런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이낙연 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유시민 이사장 등이 친문이라고 할 수 없다. 퇴임 후 안정감을 느끼려 부산·경남에 치중하고 싶을 것이다. 이 같은 대통령 의중이 은근히 전달되면서 청와대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고장났다. 대통령 선호에 맞추어서 잘못된 결정을 했고, 빠져나올 시점을 놓쳤다.”

▶최근 포럼 참석차 방한한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와 회동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대한민국 사정을 듣고 싶어했다.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은 지성적이어야 한다. 지성적이란 것은 사실을 사실로서 인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명백한 잘못인 조국 딸의 제1저자 문제조차도 인정하지 않았다. 인정하지 않는 것을 넘어 군중을 동원하고, 그를 통해 덮으려 했다. 또 이 정부 들어 전반적으로 국가의 규제가 강화됐다. 공동체나 시장에 대한 국가 규제가 엄해지는 것이 많아졌다. 이는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여기에 자신들의 성향에 안 맞으면 판사 검사 등에게도 마구잡이 사이버테러를 가하고 있지 않나. 물리적 테러만 테러가 아니다. 마치 히틀러나 스탈린, 아르헨티나 페론정부 초기 같다. 많은 분들이 사회주의화 될까, 공산주의화 될까 걱정하는데 그 걱정이 일리가 있다. 나는 전체주의적 방향으로 나가는 것 같다.”

▶문재인정부는 지방분권, 자치확대 문제를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정부는 지방분권과 관련해 노력한 것이 없다. 노무현정부는 행정수도, 공공기관 이전 등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실천을 해냈다. 교부세 축소도 그렇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말로만 ‘지방’했지 실질적인 노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는 노무현정부 2기가 아니다. 다른 세력, 다른 정부이다.”

▶정치불신은 높은데 국회의 힘은 갈수록 커지는 것 같다.

“이 정부가 국가를 자꾸 키우는 것과 연관이 있다. 국가를 키우니 정치영역이 커진다. 정부는 복지 안보 안전 등 국가가 꼭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 시장이 스스로 규율해서 할 수 있는 것은 국가가 개입할 이유가 없다. 국가가 작동 제대로 안 되니 돈을 푼다. 일종의 매표행위요, 대중영합주의이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총리 지명을 받으면서 우파 쪽으로 한걸음 가까워졌다. 총리 지명자로 탄핵 당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

“아픈 부분이다. 당시 박 대통령께 ‘못하겠다’ 누차 이야기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수락했다. 그런데 당시 박 대통령과 대화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직접 만나 이야기해 보니 달랐다. 충분히 정책에 대해 논리를 갖고 서로 논쟁을 할 수 있었다. 박 대통령 앞에 가서 왜 이야기 못한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됐다. 예컨대 나는 국정교과서 반대를 분명히 했고, 그분은 논리를 갖고 나를 설득하려 했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보니 보수 정당은 어땠나.

“처음 맡으면서 성과 가지고 나올 확률이 20∼30%밖에 안될 것으로 봤다. 스스로 나오거나 쫓겨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8개월 거의 채웠다. 재임 동안 자율, 자유, 탈국가주의 체제 등 당이념을 분명히 정립했다고 자평한다. 지지도도 처음 15%에 불과하던 것이 31% 육박할 정도로 안정시켰다. 친박-비박, 복당파-잔류파 싸움이 심각해 인사하나 해도 힘들었다. 그런데 취임 100일 되었을 때 전수조사를 했는데 친박, 비박 양측이 각각 71점, 72점 나왔다. 만족할 만한 점수였다. 양극단의 싸움은 말렸다고 생각한다.”

▶조국 사태로 접점이 생겼지만, 탄핵을 둘러싼 우파 제세력간 골을 메우기는 지난해 보인다.

“새로운 미래 가치를 두고 통합해야 한다. 분열이 되어서 메울 수 없을 때는 새로운 것으로 덮어야 한다. 안되면 밖에서 움직일 것이다. 반문연대라는 소극적 가치로는 안된다. ‘승자의 저주’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껏 대통령 온전하게 나간 사람 있나. 승자의 저주가 한국 정치에 걸려 있다. 제대로 된 비전 가지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탄핵 이후 약화된 TK정치력 복원을 위해 할 일은.

“광복 이후 TK정치가 이렇게 뒤로 처진 적이 없다. 게다가 대구경북에 산다는 이유로 보수꼴통 세력으로 몰리기도 한다.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 늘 대안을 가지고 앞장섰던 지역인데 맘이 아프다. 문제는 대구경북 영남권 지도자가 없다는 점이다. 지도자 몇명을 길러내 줘야 한다.”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만든 나라인가. 그런 간단한 사실조차도 부정하는데 우리가 바로 일어서야 한다. 나도 탈국가주의, 자유, 자율 중심으로 한 보수정치 정립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내가 묻힐 자리를 찾고 있다. 서울·대구로 나갈지, 또는 다른 길을 모색할지. 분명한 것은 다음 총선에서 대구에서도 상당한 인재 전쟁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

 ■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약력
 △1954년 고령 출생 △1972년 대구상고 졸업 △1976년 영남대 정치학과 졸업 △1979년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1984년 미국 델라웨어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1986~2018년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1995~2002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방자치위원장 △2004~2006년 청와대 정책실장 △2006~2008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 △2018~2019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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