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백두산 오른 김정은 ‘중대결심’ 했나

  • 입력 2019-10-17 00:00  |  수정 2019-10-17
조선중앙통신 “백마 타고 올라”
과거에도 고비때마다 찾아 고심
“미국 강요한 고통에 인민 분노”
북미 핵협상 강경 선회 가능성
또 백두산 오른 김정은 ‘중대결심’ 했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거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찾았던 백두산에 다시 오르면서 북한이 비핵화 등 향후 국정운영의 중대한 갈림길에 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북미 협상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그동안 중단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백두의 첫 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 정상에 오르시었다"고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입구에 자리 잡은 삼지연군의 건설 현장도 시찰했다.

행정구역으로 백두산을 포함하고 있는 삼지연군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혁명활동 성지(聖地)’이자 김정일이 태어난 백두산 밀영(密營)이 있는 곳으로 선전하는 지역이다.

백두산과 삼지연군은 이런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김 위원장이 정치·외교적으로 중대한 결심을 하기 전에 ‘고심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무대로 종종 활용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한반도의 정세 변화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7년 12월 백두산에 올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 탈상을 앞둔 2014년 11월,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기 직전인 2013년 2월에도 백두산에서 국정운영에 대해 구상했다.

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올해의 첫 경제 현장 시찰로 지난 4월 삼지연군을 방문했다. 작년에도 남북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8월에 삼지연군을 찾았다.

이런 전례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에서 새로운 정책방향을 고심하고 결심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며 한 발언을 보면 미국의 제재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감지된다.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나라 형편이 어렵다면서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 하려 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적들이 배가 아파 나게, 골이 아파 나게 보란 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제재 해제를 위한 대화에 집착하지 않겠다’면서 자력으로 경제발전을 달성하겠다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는데, 최근 스웨덴에서 열린 실무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하고 이 같은 기조를 굳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통신은 백두산행에 동행한 일꾼들 모두 “우리 혁명이 한걸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받아 안았다"고 밝혔다.

‘웅대한 작전’이 무엇인지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군사 분야에서 압박 강도를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은 최근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성명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중단 등 북한이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을 철회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는 중대한 결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아직 북미 협상 자체가 깨진 것은 아니고 김 위원장이 연말까지 지켜보겠다고 했으니 바로 새로운 메시지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이번 방문은 결심이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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