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잡한 통합공항 해법, 갈등만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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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5   |  발행일 2019-10-15 제31면   |  수정 2020-09-08

통합신공항(K2와 민간공항) 이전지 결정 방식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4개 단체장 긴급회의에서 이전지 결정 방식이 또다시 변경됐다. 세 번째 변경이다. 대구시의 새로운 절충안엔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대구시민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것과 부산·울산·경남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 변수도 고려되지 않았다. 복잡하고도 혼란스러운 방정식을 체계적으로 풀지 못하면 향후 상당한 후유증과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대구시와 경북도, 의성군과 군위군 4개 지자체는 시·도민과 군민들의 다양한 여론과 부·울·경의 변수를 잘 숙고하여 최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대구시의 절충안은 투표방식은 기존과 같으나 산출방식이 다르다. 군위 군민들은 두 장의 투표용지에 군위군 우보면과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중 한 곳을 선택하고, 의성 군민들은 비안면이 포함된 한 장의 투표용지에 찬반만 표시하도록 했다. 다른 점은 세 곳의 후보지를 각각 합산하여 투표 찬성률과 투표 참여율이 최고점을 받은 후보지를 이전지로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산출방식은 일견 공평해 보인다. 하지만 투표 참여율에 대한 가중치를 어떻게 환산할 것인지가 나중에 논란이 될 수 있다. 또 군위는 우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보면을 주장하거나, 이전반대를 주장하는 측의 변수가 고민이 될 것이다. 의성은 비안에 집중할 것이지만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공항문제에 다소 무관심한 넓은 지역의 유권자들을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해서 투표장으로 오게 할지 고민일 것이다. 두 지자체 모두 결과 승복이 쉽지 않은 구조이다.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민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은 향후 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영남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통합공항 이전에 대한 찬반여론은 반반으로 첨예하게 나뉘어져 있었다. 결정을 유보한 측도 20%에 달했다. 또 동구를 제외하고는 이전 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구에서 이전을 찬성하는 것은 전투기 소음이 주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는 통합공항 이전에 대한 공론화의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대구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부·울·경이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이는 시점에 통합신공항을 졸속으로 결정하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민해봐야 한다. 4개 지자체는 국방부와 협의하여 좀 더 시간을 갖고 가능하면 통일된 의견으로 이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무리한 결정은 갈등만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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