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오페라하우스 대표 선임을 보며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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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5   |  발행일 2019-10-15 제24면   |  수정 2019-10-15
[취재수첩] 오페라하우스 대표 선임을 보며
김봉규 문화부 전문기자

대구시가 지난 9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새 대표(박인건)를 선임, 발표했다. 11월에 취임할 새 대표가 대구 사람이 아닌 데다 어떤 인물인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함께 우려 또한 높은 것 같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재단법인으로 된 이후 비상임 대표 시기를 거쳐 실질적인 첫 대표로 선임된 배선주 현 대표가 직원들과 힘을 합쳐 4년 동안 적지 않은 업적을 이루면서, 국내 음악인들이 부러워하고 외국에서도 주목을 하는 오페라하우스로 성장했다. 이런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이끌어갈 새 대표에 대한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알 수 없는 사람을 새 대표로 선임한 것 같은 데다, 대표 선임 과정에 나돌던 여러 가지 소문들을 접하면서 지역 예술인의 자성이 절실함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각기 사적인 감정이나 욕심에 빠져 주관적이고 근거 없는 비난과 음해 소문을 퍼트리는 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지역 사람들보다 못한 외지인에게 대구의 중요 문화예술 기관의 장 자리를 어부지리로 가져다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예술인끼리 서로 이전투구함으로써 말썽 없는 것을 원하는 대구시가 무책임한 선임 결과에 이르게 하는, 지역 예술발전을 가로막는 자승자박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하는 지적이다.

이번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공모에서 두 명의 최종 후보자가 결정된 후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펼쳐진 것 같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대구 음악인이고, 한 명은 타지역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대구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라는 이야기가 돌더니, 곧 그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나돈다는 말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그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대구시 관계자에게 말하고, 대구시 관계자들이 그에 대해 부정적 이야기를 한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새 대표가 결정됐다. 대구시가 고심 끝에 가장 적임자로 생각하고 새 대표를 결정했을 것인 만큼, 새 대표는 대구시의 기대에 부응하고 지역 예술인들 우려를 불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구의 중요 문화예술기관 대표를 어떤 사람으로 선임하느냐는 지역 문화예술의 미래와 직결되는 일이다. 대구는 문화예술 저력이 큰 자산이고, 시민들의 지역 예술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사랑 또한 다른 도시가 부러워 할 정도다. 이런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 대구시가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적임자를 선임하는데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반드시 지역 인물을 고집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사실이 아닌 이야기에 영향을 받거나 해서 말썽 나는 것이 귀찮아 더 못한 외지인을 스펙만 보고 선임하는 무책임한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지역 예술인들도 자승자박하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모으고 지혜를 발휘하는 일이 절실하다.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공모도 시작됐는데, 원서를 내지도 않은 사람을 누가 미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며 당사자를 황당하게 하는 일이 벌써 생기는 등 볼썽사나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김봉규 문화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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