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추락’ 사모펀드 위기, 금리연계 DLF 대규모 손실 이어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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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4 07:09  |  수정 2019-10-14 07:09  |  발행일 2019-10-14 제20면
국내 1위 운용사 펀드도 환매중단
해외부동산 펀드까지 피해 우려

사모펀드의 위기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손실, 여기에 ‘조국 펀드’까지 연이은 사건과 사고에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공모펀드의 1.7배 커진 사모 시장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사모펀드 설정액은 394조9천579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올해 들어서만 61조7천억원이 늘었다. 사모펀드는 2015년 규제 완화를 계기로 시장이 급성장했다. 당시 규제 완화로 사모펀드의 설립은 ‘사전등록’에서 ‘사후보고’로, 운용사 진입요건은 ‘인가’에서 ‘등록’으로 바뀌었다. 올해 9월 말 현재 사모펀드 설정액은 이런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시작한 2015년 10월말(197조2천655억원)과 비교하면 2배 넘는다. 약 4년 만에 사모펀드 시장이 갑절로 커진 것이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설정액은 233조2천159억원에서 236조675억원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결국 현재 사모펀드 설정액은 공모펀드의 1.7배에 육박한다.

◆DLF 이어 라임자산운용도 환매 중단

덩치가 커진 사모펀드 시장에서 연이어 경고음이 울렸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한국형 헤지펀드 1위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펀드’ 의혹 등 사모펀드 관련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사모펀드 2개에 재간접 투자된 6천200억원 규모 펀드의 환매를 지난 10일부터 중단했다. 이 사모펀드 운용사는 이미 이달 초부터 사모 채권펀드 3개에서 약 274억원 규모의 상환금 지급을 연기하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해외 재간접 방식으로 조성된 2천억원 규모의 ‘무역금융’ 펀드에 대해서도 추가로 환매 중단을 검토 중이어서 이 회사의 펀드 환매 차질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또 우리은행·하나은행 등을 통해 팔린 또 다른 사모펀드 상품인 DLF에서는 원금을 아예 못 찾게 된 가입자들이 속출하면서 법정 공방이 예고돼 있다.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둘러싼 의혹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코링크의 실질적인 대표로 지목돼온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는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해 허위 공시로 주가 부양을 시도하고, 투자한 기업 돈 7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해외부동산 사모펀드도 피해 우려

증권사들이 앞다퉈 판매한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에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이 팔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호주 부동산 사모펀드는 현지 대출 차주의 계약 위반으로 가입자 피해가 우려돼 지난 9월초 회수 절차에 들어갔다. 3천264억원 규모가 팔린 상품으로, 2천억원은 회수 절차가 끝났지만 800억원가량은 호주 현지 법령에 따라 자산동결을 해놓은 상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불완전판매가 있는 부분은 처벌이나 재발 방지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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