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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윤의 과학으로 따져보기] 좋은질문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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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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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운중 교사
뉴턴은 정말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법칙을 발견한 것일까. 사실여부를 떠나서 이 이야기는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 중 하나이다. 마침 그 사과나무의 4대 손이 우리 고장 영남대학교 도서관 근처에 있으니 그 밑에 가서 기다려 보면 될까. 뉴턴 이전에도 수많은 사과가 떨어졌지만 누구도 거기서 만유인력을 발견하진 못했다. 그저 당연히 사과가 떨어졌을 뿐이었다. 창의적 발견은 일상적인 일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고 왜 그런지 생각해보고, 질문해보는 사람의 것이다.

그날 사과가 ‘쿵!’하자 뉴턴의 머릿속에서 ‘앗! 만유인력!’이 생각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어떤 질문과 탐구를 통해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했을까. 사과나무 밑의 젊은 뉴턴은 ‘사과는 왜 떨어졌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혹은, ‘왜 옆이나 위가 아니라 수직 아래로 떨어지는가’라는 질문일 수도 있다. 뉴턴 운동 제2법칙에 따르면 ‘물체에 힘이 작용하면 물체는 속도가 변한다’. 사과는 수직으로 떨어지면서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즉 사과에는 힘이 작용하고, 이 힘은 지구가 모든 물체를 지구중심 쪽으로 당기는 힘이라 추측된다. 그런 힘이 있다면 지구반대편 사람들이 우주로 미끄러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그 힘에 대한 성격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렇다면 달은 왜 안 떨어지는 것인가’였다. 만약 달이 사과처럼 떨어진다면 달은 점점 더 크게 보여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지구가 사과는 당겨도 달은 당기지 않는다고 지레짐작을 하고 살아왔다. ‘정말 달은 지구로 떨어지지 않는가’하고 되묻는 순간, 뉴턴은 선배 과학자들이 알아낸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원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을 것이다. 만약 지구가 달을 당기지 않는다면, 돌멩이에 줄을 매어 돌리다 줄을 놓으면 돌멩이가 날아가 버리듯 달은 우주 저 멀리로 날아가 내년에는 추석 달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줄은 없지만 어떤 힘이 도망가는 달을 당겨서 지구 쪽으로 떨어뜨리는 덕에 내년에도 달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달은 안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향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이 된다.

돌멩이를 원운동하게 하는 이 힘을 구심력이라 한다. 실험을 통해 구심력은 물체의 질량과 속력이 클수록 커지며 반지름에는 반비례함을 알 수 있다. 뉴턴은 구심력 공식에 물체 대신 달을 대입하고 뉴턴의 작용·반작용법칙과 행성의 궤도반지름과 공전주기와의 관계를 관찰한 케플러 3법칙을 이용하여 오늘날 우리가 보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뉴턴은 사과와 달로부터 일상적인 경험에 질문을 반문해보고 갈릴레이나 케플러 같은 선배 과학자의 업적을 공부해서 참고하고, 부족한 것은 스스로 탐구해 보완하여 대 발견을 완성한 것이다. 시작은 좋은 질문에서부터이다. 우리도 뉴턴을 본받아 질문해보자. ‘그렇다면, 지금 나무에 달린 사과는 왜 안 떨어질까?’

대구 경운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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