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배 밑바닥서 일하던 중졸 용접공, 주경야독으로 대학교수 돼 학교운영까지

  • 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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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09   |  발행일 2019-10-09 제10면   |  수정 2019-10-09
김천희망학교 교장 서명환씨
마흔살 넘어 방송통신고에 입학
사회복지학 박사취득 대학강단에
퇴직 후 평생교육원 설립·운영
캄캄한 배 밑바닥서 일하던 중졸 용접공, 주경야독으로 대학교수 돼 학교운영까지
제15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특별상을 받은 서명환 교장. <서명환 교장 제공>

김천희망학교(김천 평화동)를 운영하는 서명환 교장(62). 서 교장은 군위군 고로면 오지에서 7남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공부보다 농사일을 거들어야 하는 어린시절을 보냈다. 중학교는 졸업했지만 가정형편상 고교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군 제대 후 울산 현대중공업 용접공으로 취업했다. 그 무렵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캄캄한 배 밑바닥에서 용접하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1987년 그는 지인의 소개로 김천생명과학고 지방고용원으로 직장을 옮겼다. 월급이 적어 새벽에는 우유배달, 퇴근 후에는 또 다른 일을 하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2000년 그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직장에 다니면서 구미고 부설 방송통신고에 지원했다. 마흔이 넘은 나이였다. 3년 동안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졸업장을 받던 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서 교장의 배움에 대한 집념은 계속됐다. 2003년 3월 상주대 사회복지학과 야간부에 입학, 인문학사와 행정학사 학위를 동시에 받았다. 2007년 3월 상주대 산업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 이후 대구한의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를 받고 꿈에 그리던 대학 강단에 겸임교수로 서게 됐다.

서 교장은 루이 파스퇴르의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말에 큰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방통고 학생으로 출발해 대학교수가 되기까지 힘든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에게 더 나은 학업의 기회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2013년 2월, 25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했다.

퇴직금으로 한국사회복지평생교육원을 설립하여 부설로 비영리법인 김천희망학교를 설립해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을 위한 문해교육, 초·중·고 검정고시 응시대상자 교육을 위한 교육봉사 동아리를 구성해 교육봉사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김천희망학교는 올해 경북도교육청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서 교장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 및 학업중단 위기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또 다른 학습의 기회를 부여하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 교장은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18년 ‘제15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국무총리상, 고용노동부장관상, 경북도교육감상 등 다수의 표창을 받았다.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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