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옥상이 연극무대…배우와 함께 이동하면서 감상”

  • 박주희
  • |
  • 입력 2019-09-18   |  발행일 2019-09-18 제22면   |  수정 2019-09-18
소설 데미안 출간 100주년 기념
연극‘옥상위의 데미안’ 21일까지
청년작가 그린 ‘새’ 작품 볼거리
공연후엔 제작진과 토크도 마련
“건물 옥상이 연극무대…배우와 함께 이동하면서 감상”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옥상에서 공연되는 연극 ‘옥상 위의 데미안’. <극단 청춘무대 제공>

연극 ‘옥상 위의 데미안’이 21일까지 오후 7시30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옥상에서 공연중이다.

올해 출간 100주년을 맞은 원작 헤르만 헤세의 고전소설 ‘데미안’을 재해석한 연극으로, 갤러리 건물 7층 옥상에서 ‘관객이 배우와 함께 이동하며 관람하는’ 색다른 형태로 선보인다.

이 연극은 소설 속 소년 ‘싱클레어’가 신비로운 전학생 ‘데미안’을 멘토로 삼으며 험난하고 고독한 인생길을 살아내는 긴 일대기를 압축해 표현했다. 이를 위해 모험 길의 끝에서 감당할 수 없는 위대한 과제를 부여받고 도망치려는 순간 ‘옥상 위의 데미안’을 만난다는 새로운 설정을 부여해 원작을 재창작했다.

무대디자이너 김선경이 주인공 ‘싱클레어’의 집과 악몽 속 세계를 옥상 공간에 꾸몄다. 또한 대구문화재단 4기 청년예술가(시각)로 선정된 신준민 작가(회화)가 작품의 중요한 상징인 ‘황금빛 매’, 주인공 싱클레어의 집 앞에 걸린 ‘새’ 그림들을 제작해 관객에게 연극 공연뿐 아니라 시각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관람방법도 독특하다. 루모스 옥상에서 관객들은 사방에 펼쳐진 극 중 세계를 배우와 함께 거닐며, 중요한 상징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해석하며 즐길 수 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탁 트인 전경의 무대에서 배우, 제작진, 관객과의 대화와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연극 연출은 대구문화재단 4기 연극 연출 분야에 선정된 이다솜 프로젝트 극단 청춘무대 대표가 맡았다. 이 대표는 기존의 실내 프로시니엄 형태의 공연장이 아닌 지역의 유휴공간을 연극 무대로 택해 기획부터 극작, 연출을 맡아 활동하는 청년예술가다. 지난해 전국의 빈집 100만 시대를 맞아 실제 폐가에서 공연한 ‘빈집으로의 초대’는 2018 대구·청년소셜리빙랩 최우수사례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갤러리 건물 옥상을 무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하늘이 탁 트인 옥상이 연극 ‘옥상 위의 데미안’의 중요한 상징인 ‘황금빛 매’가 알을 깨고 용맹하게 날아오를 것 같은 상상력을 자극해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통을 겪으며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는 청년들에게 아름다운 공감의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라 생각해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작품은 올해 대구시, <사>커뮤니티와 경제에서 후원하는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사업인 ‘소셜 드리머즈 스타트업’ 사업에 선정돼 제작됐다. 전석 1만원. 010-7706-6602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