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수험생활을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가자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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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6 07:45  |  수정 2020-09-09 14:14  |  발행일 2019-09-16 제16면
[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수험생활을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가자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이제 2020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끝이 났다. 몇몇 대학의 자소서 입력을 다음 주에 마무리하고 나면 2020학년도 대입의 전체 일정 중 수능 시험과 정시 모집만 남게 된다. 마지막 스퍼트를 해야 할 때이지만 이런 시기에 심각한 심리적 동요를 겪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수시 모집에 응시한 후 무언가 큰 산을 하나 넘었다는 생각 때문에 일어난다. 수시 모집에 원서를 내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지난 몇 년간의 수시 결과를 알아봐야 하고 자신이 교과 성적 및 학생부를 분석하고 이 둘이 겹치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대학과 학과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발전 가능성도 따져야 한다. 자소서를 써야 하고 때로는 자신의 논술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단 며칠로 끝날 수 없는, 많은 고민을 동반하는 일이며 실제로도 1년간의 대입 레이스 중 매우 큰 산을 하나 넘은 것이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부족한 교과성적, 학생부의 활동내용도 뭔가 더 채워야 할 것 같은 느낌, 수능은 뜻대로 준비되지 않고 남은 시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막연한 마음에 고민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수시 원서를 접수하고 난 뒤 허탈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문제는 그 허탈함이 장기간 이어지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이다. 다시 수능 준비를 시작하기가 힘들고 더 심하면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정당화하기 위해 수시 모집에 원서를 냈을 뿐인데도 마치 합격한 것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기도 한다. 여행·운동 등 수능 이후의 계획을 본격적으로 짜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이것과 유사한 것이 수능 이전에 논술 시험을 치는 것이다. 이 논술에 응시하고 난 뒤 학생들의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더 이상 공부하기 싫고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수능최저등급이 없는 경우는 아예 합격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두 경우 모두 대입의 최종 결과가 어떨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큰 산 하나를 넘은 후의 허탈함이나 누적된 피로감은 당연하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남았으며 그 남은 구간이 대입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구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남은 시간은 그 어떤 때보다 변수가 많은 기간이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많고 환절기까지 겹쳐 컨디션 조절에 상당히 애를 먹게 된다. 이럴 때 집중력마저 흐트러져 버리면 마무리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현실을 직시하자. 이제 겨우 수시 원서를 냈을 뿐이다. 수능최저등급이 있고 없고를 떠나 아직 결과를 알 수 없는, 지원을 했을 뿐이다.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정신 차리자. 초심으로 돌아가자.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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