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양대와 최성해 총장 폄훼는 지방홀대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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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0   |  발행일 2019-09-10 제31면   |  수정 2020-09-08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전격 임명하면서 정국은 격랑에 휩싸였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정국의 향방은 예측 불가한 상황이다. 우리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관계없이 최근 정치권 공방에서 동양대와 최성해 총장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행태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 정치인들이 청문회와 각종 인터뷰에서 퍼부은 최 총장과 동양대에 대한 비난발언 속에는 지방대와 지방을 깔보는 속내가 그대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총장의 표창장 위조 의혹 폭로에 대해 “태극기부대에 가시던 분이니까 그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안하무인식 지방대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고려대 학생이 유학을 가든 대학원을 가든 동양대 표창이 뭐가 필요하겠나, 솔직히 이야기해서”라고 내뱉었다. 박지원 국회의원은 청문회 당일 모 라디오 방송 뉴스쇼에 출연해 최 총장을 향해 ‘정의의 사또’처럼 얘기한다고 비아냥댔다. 지금 최 총장과 동양대에 온갖 악담을 퍼붓는 댓글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 정권 관계자와 조국 주변인들이 최 총장을 겁박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 총장의 폭로가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동양대 재정 지원과 관련한 부정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한 데 대한 앙갚음이라는 뉘앙스의 반박을 했다. 어제 영남일보는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최 총장 협박 발언 사실을 보도했다. 최 총장은 정 교수가 자기와 관련된 자료를 검찰에 잘못 주면 총장이 다칠 수 있다고 협박에 가까운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정치권과 조 장관 측에서 나오는 말을 들어보면 과연 이들이 지방대와 지방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그대로 드러난다. 조국 한 사람을 감싸기 위해 사실이 아닌 말을 퍼트리는가 하면 지방대생의 가슴에 마구 대못질을 했다. 영주에는 영어 잘하는 학생이 없다며 지방을 깔보는 수도권 우월주의 시각도 드러냈다. 더욱이 현 정권의 실세들은 최 총장과 동양대를 나중에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언행을 일삼았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가 하는 교활한 정치인들의 독설이 도를 넘고 있다. 정치인과 정권 관계자들은 더 이상 지방과 지방대, 그리고 선대부터 지역 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사학 원로들을 폄훼해선 안 된다. 오히려 지방과 지방대를 존중하고 살려 나가려는 자세를 가질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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