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 ‘동상이몽’

20일 국회 안팎에서 보수통합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잇따라 열려 내년 총선에 대비한 우파 통합의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토론회에선 ‘유승민 우선 통합대상’ ‘4선 이상 중진 험지 출마론’ 등이 제기됐으며, 통합의 최대 걸림돌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에 대한 평가는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토론, 미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이 됐건 우리공화당이 됐건 통합을 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거기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제일 먼저 (통합의) 대상이 돼야 한다”며 보수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에게 대권 주자로 인식되는 인사들과 4선 이상을 한 중진들이 험지에 몸소 출마하는 선당후사의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선거 구도상 수도권 승패가 가장 중요한 만큼 우파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대거 수도권에 나서야 한다”고 ‘중진 험지출마론’을 제기했다. 앞서 같은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유승민 전 대표에 대해 통합을 전제로 ‘서울 험지 출마론’을 제기한 바 있다.

토론회에선 박 전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싼 보수 진영의 뿌리 깊은 갈등상이 재현됐으나 “논쟁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탄핵에 찬성했던 김무성 의원을 겨냥해 “김무성 의원을 포함해 우리 모두 박근혜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닌가”라며 “김무성 당신은 앞으로 1천 년 이상 박근혜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김 전 도지사는 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다스 가지고 무슨 이명박 대통령을 구속하나. 그러면 문재인 이분은 당장 총살감”이라며 “이명박·박근혜를 다 구속해놓고 국회선진화법으로 (야당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해놓았으니 제대로 싸우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무성 의원은 “탄핵 공방이 시작되면 통합이 아니라 또 다른 분열로 갈 것”이라며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중 탄핵 찬성 62명, 반대 57명, 기권 9명으로, 탄핵은 이미 역사적 사실로 굳어진 것이며 탄핵이 문재인을 불러왔다는 것은 잘못된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정진석 의원은 “탄핵 찬반 이야기는 문재인이 뒤돌아서서 웃을 이야기고, 문재인을 도와주는 이야기”라며 “총선을 7개월 앞둔 시점에서 탄핵 찬반 논쟁은 전략적으로 유예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후에는 박형준 전 의원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플랫폼 자유와 공화’가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위기의 대한민국과 보수의 성찰’을 주제로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수진영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책임 공방을 멈추고 힘을 합쳐 문재인정권을 이겨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탄핵 찬반 논쟁 유예를 주장했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어쨌든 (보수)통합은 한국당을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안철수(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부터 우리공화당에 이르기까지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모두 같이 하는 것이 진정한 반문연대로 가는 길”이라고 ‘한국당=보수 빅텐트론’을 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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