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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진단] 비린내 나는 대구시수산물도매시장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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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20


농안법 규정마저 무시한 채

市가 시장도매인제로 전환

불거진 의혹 감사요구해도

어이없는 논리내세워 거절

농수산유통행정 뭘 감췄나…

최근 대구시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내 수산부류를 찾았다. 1996년 개장 초기 대구수산과 대구종합수산 등 2개 도매법인이 있었지만 규모가 서문·칠성시장 어물전이나 수협공판장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현재 수산물 부류의 지난해 매출액은 1천억원을 상회할 정도며, 개장 초기보다 300% 이상 성장했다. 주말이면 횟거리 소매의 경우 파시(波市)를 이룬다. 포항 죽도시장과 비슷한 가격대에 구입할 수 있어서다.

대구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자마자 비린내 나는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와 한 수산법인과의 다툼 때문이다. 발단은 대구시가 소속 영업인들로부터 전기·수도·창고사용료 등을 공과금 명목으로 징수함으로써 농안법(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12월말에 개장 멤버였던 대구종합수산에 대해 재지정 거부처분을 하면서 시작됐다.

두개의 ‘도매법인’으로 출발한 수산부류에 대해 대구시가 2008년 느닷없이 ‘시장도매인제’로 전환하면서 세곳으로 늘렸다. 여기서 근원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기존의 2개 법인에 중도매인을 떠안는다는 각서를 제출토록 하면서 기존 중도매인을 영업직원화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이 당시 새로 진입한 S수산은 이런 조건이 없었으며, 일종의 특혜를 입은 셈이었다. 중도매인은 독립된 영업주체인데 이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시장도매인제 하에서도 묵시적으로 예전처럼 독자영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구시가 기존 중도매인의 민원을 무마하기 위해 한 조치였다면 시장도매인제의 정상화를 위해 예산·행정지원을 통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단속만 강화했을 뿐 어떠한 지원도 없었다.

시장도매인으로 전환한 2개 법인은 농안법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영업인들이 사용하는 전기·수도세 등을 받지 않을 수 없었고, 이 문제가 ‘자릿세’로 낙인찍혀 행정처분을 받아야만 했다. 대구수산의 경우 농안법 위반으로 지난해 6월 폐업했지만 대구종합수산은 지난해 말까지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말 재지정 거부를 당했다. 시장도매인에게 소속된 영업직원들이지만 과거 중도매인의 영업행태가 관행으로 남아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심지어 대구시는 S수산과 대구수산 대신에 진입한 M수산의 경우 자릿세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 독립된 영업인과 이들 두 법인 간에 자릿세 납부와 관련한 ‘영업장 정리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시장에서 이런 행태가 관행이라는 방증(傍證)이다.

대구종합수산은 자신들만 표적삼아 퇴출시키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재량권 남용·일탈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게다가 S·M수산의 경우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소장과 과장을 지낸 2명의 전직 대구시청 간부와 전직 대구시의원이 대표이사 등으로 수년간 근무했다.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퇴직했지만 뒷배를 봐주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진상조사는커녕 오히려 ‘퇴직공무원 업무취급 승인제한제도’를 개정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요구했다고 한다.

또 2008년 농안법에 도매법인을 둬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한 채 수산부류에 일방적으로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한 것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대구시에 개선명령을 내렸다. 오히려 대구시는 ‘대구시의 운영방식대로 법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아닐 수 없다. 대구시민단체에선 불거진 의혹에 대해 감사를 촉구했지만 대구시는 “현재 대구시와 대구종합수산 간에 행정소송 중인데다 재판에 영향을 줄 소지가 있어 감사는 불가하다”고 했다.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대구시 감사를 하면 행정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관련공무원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 대기업 홍보담당자나 할 수 있는 멘트다. 대구시는 대기업이 아니다. 행정소송진행과는 별개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대구시의 책무다. 대구시 농수산유통행정에 구린 구석이 적지 않다는 실토처럼 들린다.

장용택 (교육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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