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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원금 손실 위기 ‘DLF·DLS’ 총판매액 822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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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효설기자
  •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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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파생상품 실태조사

개인 3654명 7326억…1인 2억꼴

獨 국채 연동은 95% 손실 예상

英·美 CMS연계형은 -56.2%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개인투자자 약 3천600명의 투자금 7천300억원이 물려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파생상품은 독일·영국·미국의 금리를 기준지표로 삼는데, 금리 전망이 예상을 크게 빗나가자 원금 전액 손실 위기에 처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급격한 수익률 악화로 논란이 된 DLF와 DLS(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발표했다.

DLF와 DLS는 주요 해외금리에 연계된 파생상품이다. 은행에서 DLS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된 게 DLF다. 증권사에선 직접 DLS를 판매했다.

이들 상품은 금리가 만기까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연 3.5∼4.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다만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구간에 진입, 최악의 경우 원금을 모두 날린다.

판매잔액은 지난 7일 기준으로 8천224억원이다. 개인투자자 3천654명이 7천326억원어치를, 법인 188곳이 89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로 보면 1인당 약 2억원꼴이다.

8천224억원 중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 7년물 및 미국 CMS(달러화 이자율스와프) 5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연동하는 상품이 6천958억원이다.

영국·미국의 CMS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 가운데 5천973억원(총액의 85.8%)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만기까지 현재 금리가 유지된다고 가정한 예상 손실률은 56.2%다.

영·미 CMS 연계 상품의 만기는 올해 492억원, 내년 6천141억원, 2022년 325억원이다. 만기까지 금리가 반등하지 않는 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금리가 더 내리면 손실률이 높아진다. 만기 때 두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0%가 되면 원금 전액 손실(수익률 -100.0%)이다. 만기 쿠폰을 받으면 수익률이 -96.5%다.

독일 10년물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1천266억원은 이미 해당 금리가 -0.7% 아래로 내려가면서 원금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예상 손실률이 95.1%다.

독일 국채 연계 상품의 만기는 올해 9∼11월에 돌아온다. 1천266억원 중 1천255억원이 우리은행에서 판매된 DLF다.

이들 DLF·DLS는 우리은행이 4천12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하나은행 3천876억원, 국민은행 252억원, 유안타증권 50억원, 미래에셋대우 13억원, NH투자증권 11억원이다.

이들 상품이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은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 경제 전망이 나빠지면서 중장기 채권 금리가 올해 들어 급격히 하락한 탓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세계경제 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유로존 성장률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했고, 독일의 성장률을 1.3%로 기존보다 무려 0.6%포인트나 낮췄다.

미국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로 돌아선 이후 채권 금리가 본격적인 하락세를 탔다. 결국 글로벌 금리가 DLF 판매 당시 전망했던 것보다 크게 낮아진 게 손실 위기에 처한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그러나 DLF 상품의 판매가 상당수 이뤄진 3∼4월 이전부터 선진국 경제에 대한 하강 우려가 커지고 채권금리가 이미 하락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판매사들이 상품의 위험을 과소평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해당 상품을 설계한 증권사, 판매한 은행, 상품 운용사 등을 이달 중 합동 검사할 예정이다.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자 금감원에는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분쟁조정 신청 29건이 접수된 상태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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