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 Home
  •    |    기타
스위치

[권오윤의 과학으로 따져보기] 냉장고로 에어컨을?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8-19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대구 경운중 교사>
여름이 끝나가고 있지만 더위는 여전하다. 에어컨 없이 예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어릴 때, 덥다고 냉장고문을 열고 있다가 어머니께 야단맞으면서 ‘냉장고 문을 열어두면 방이 시원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냉장고를 에어컨 대신 쓸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영어문장에서 아는 숙어를 발견하면 해석이 반 이상 해결되듯이 생활 속의 문제는 과학법칙을 활용하면 생각의 길이 보인다. 과학법칙은 복잡한 현상을 해석하는 중요한 열쇠다.

그럼, 냉장고에는 어떤 원리가 적용되고 있을까. 액체는 열을 받아 기체가 되고 기체는 열을 내놓고 다시 액체로 돌아간다. 예를 들어 팔에 물을 묻히면 물이 몸의 열을 빼앗아 증발하면서 팔이 시원해지는데, 물 대신 특수한 냉매를 사용하여 주변의 열을 흡수해서 냉각하는 것이 냉장고의 원리다. 여기에 공학적인 장치가 더해져 전기모터를 이용해 물대신 암모니아를 압축, 팽창을 시키면서 열을 빼내는 전기냉장고가 1913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냉매는 프레온을 쓰다가 오존층 파괴문제로 대체냉매가 사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냉장고는 물체의 상태변화와 이에 따른 에너지보존법칙이라는 과학적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에너지보존법칙에 의하면, 닫힌 방 안의 총 에너지는 일정하다. 즉, 냉매가 열을 흡수해가서 차가워지는 곳이 있으면 반대로 열을 내어놓아 더워지는 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냉장고의 뒷면에 손을 넣어보면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냉장고 문을 열어놓으면 앞쪽은 시원해도 뒤쪽이 더워지니 전체적으로는 소용이 없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돌아가도 여러분은 과학법칙을 잘 이해하고 적용한 셈이다.

하지만 한 걸음 더 생각해보자. 냉장고가 움직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냉장고는 외부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얻어 작동되니 방 안의 전체 에너지는 증가하게 된다. 안에 들어온 전기에너지는 마지막에는 열에너지로 바뀌게 되므로 결국은 방의 온도는 올라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문을 열고 냉장고를 가동하면 오히려 더 덥게 된다는 것이 두 번째 결론이다.

그럼 이 냉장고를 이용해서 방 안의 온도를 낮출 방법은 없을까. 앞의 두 가지 결론이 났다고 포기할까. 그렇게 되면 그냥 공식 잘 외우고 문제 잘 푸는 사람일 뿐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는 어렵다. 과학법칙을 잘 이해하는 것이 창의성의 시작이지만 그 과학법칙이 어떤 조건일 때 잘 맞는지까지를 살펴서 활용하여야 한다. 에너지보존법칙은 외부로부터 에너지나 물질이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는 곳에서만 엄밀하게 적용된다. 우리 집의 방은 완벽하게 닫힌 공간이 아니다. 그러니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냉장고를 창문에 설치해서 뒷부분을 방 밖으로 내어 놓는다면? 냉장고로 방안의 온도를 낮추는 일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럼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자. 이렇듯 과학법칙을 활용하여 생각을 이어가면 창의적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나아갈 수 있다. <대구 경운중 교사>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