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합공항 공동유치 힘 모을 때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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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8   |  발행일 2019-08-08 제29면   |  수정 2020-09-08
[기고] 통합공항 공동유치 힘 모을 때
마창운 (의성군청 재무과장)

대구공항과 K2공항 통합유치를 위해 물 밑에서 펼쳐지는 의성과 군위의 치열한 기싸움에 맹렬하던 삼복더위도 질린 듯 한풀 꺾인 모양새다. 유치전이 가열되면서 양 지자체를 연결하는 국도를 비롯해 각 지역 읍·면 소재지에는 공항 유치를 지지하는 각종 사회단체 명의의 홍보물이 빼곡하게 들어서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두 지자체가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이처럼 사활을 걸고 달려들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어쩌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어쭙잖은 생각에도 원인을 알아야 해법도 있지 않을까 싶어 감히 의견을 개진해 본다.

의성과 군위, 두 지자체의 지방재정은 너무나 열악하다. 인구 또한 극단적인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지역소멸 등에 대한 위기의식이 다른 지역보다 민감하다. 따라서 통합공항은 양 지자체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지방소멸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와 동시에 지역 발전을 앞당겨 줄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면서 유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가나 지자체에 있어 미래먹거리는 어떤 의미이며 왜 필요한 것일까. 소규모 농촌지자체 지방세를 담당하는 공무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재정자립도 향상이다. 재정 업무를 담당한 뒤 최우선 과제로 삼아 모든 노력을 쏟아부으며 전념한 것도 지방세수 확충이었다.

이 과정에서 탈루 및 은닉 세원 발굴·체납액 징수·비과세 감면 점검·상시모니터링·신세원 발굴 등 재정확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지방세수 확충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농업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소규모 농촌지자체가 안고 있는 열악한 산업구조 속에서 지방재정 확충을 통해 재정자립도를 높인다는 것은 애시당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의성군 일반회계 본예산을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재정자립도는 7.54%(군세 4.45%, 지방세외수입 3.09%)에 불과하다. 군위군의 사정은 이보다 더 열악하다. 군위의 재정자립도는 5.17%(군세 3.21%, 지방세외수입 1.96%)로 의성에 비해 2.37%포인트 정도 낮다.

따라서 양 지자체 입장에서 본다면 군부대와 한국공항공사를 비롯한 항공업계·호텔·물류센터 등 각종 인프라 증대와 함께, 주둔 병사를 비롯해 공항종사자와 유동인구 등의 증가를 의미하는 공항유치는 지방세수 증대를 보장하는 확실한 보증수표로 손색이 없다. 말 그대로 사활을 걸고 달려들어야 할 사안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통합공항은 열악한 두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10% 이상 높일 수 있는 모범적인 사례로도 모자람이 없다. 특히 물류산업과 항공 관련 기업의 지역입주는 일자리 창출과 인구증가로 이어지면서, 소멸위기에 처한 의성과 군위가 동반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공항 유치로 인해 늘어날 막대한 지방세와 지방세외수입을 생각한다면 통합공항은 의성과 군위를 위해 하늘이 내려준 맞춤형 선물인 셈이다. 문제는 양 지자체가 유치를 위해 힘을 모으기보다 불필요한 소모전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혼자보다는 의성과 군위가 함께 할 때 지역 발전의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구경북의 동반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다. 기회는 매번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통합공항 공동유치를 위해 두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각국의 비행기가 의성·군위의 하늘 길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세계 속의 의성·군위공항이 되도록 다함께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창운 (의성군청 재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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