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학교제도] 2∼3살부터 외부위탁교육…성적 상위 3%, 특별학교서 집중관리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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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6   |  발행일 2019-07-16 제6면   |  수정 2019-07-16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인 19세기 말에 자기 민족을 교육시키기 위한 히브리어로 진행하는 교육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었을 때 전혀 낯선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2000년 이상 나라가 없는 탓에 전세계 흩어진 유대인들은 그 지역에 적응하면서 외형도 많이 변했다. 유럽이나 미국으로 이동한 유대인은 서구인의 모습이고, 아프리카로 이주한 유대인은 흑인이 됐다. 동양인, 남미, 중앙아시아 등에서 살다가 조국으로 온 유대인도 많다. 그러다 보니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이들을 이스라엘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가지도록 하는 교육문제가 큰 국가적 현안이 됐다. 히브리어와 유대인의 역사를 새로 가르쳐야 했고, 세계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인본주의 사상, 양성평등, 민족이나 인종에 대한 차별 철폐 등에 교육 중점을 두었다. 나아가 과학기술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전 세계 70여개국에 흩러져 살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로 귀국하면서 부족한 학교시설을 늘리고 교사를 양성하는 것도 만만찮은 문제였다.

이스라엘에서는 2~3세 어린 나이부터 사회화와 언어발달을 위해 가정교육이 아닌 외부 위탁 교육을 시작한다. 이때는 부모들이 동네에 있는 탁아소 같은데 자녀를 보내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게 한다. 탁아소는 주로 지역 여성단체가 운영하고 지자체가 후원하는 구조다.

5세 아이들이 입학하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가 의무교육으로 교육비가 무료이다. 유치원 교육과정은 언어와 숫자에 대한 기초 개념, 그리고 사회화 과정에 중점을 둔다. 이때부터 이스라엘 교육의 장점이라 할 하브루타(havruta) 교육이 시작된다.

6세가 되면 6년과정의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초등학교는 4개의 그룹으로 나뉜다. 주립학교는 대부분의 학생이 다니는 일반 학교다. 주립종교학교는 유대인 학문 및 전통에 비중을 두는 학교다. 아랍과 드루즈(Drusze)학교는 아랍어 교육 및 드루즈인들의 역사, 종교, 문화교육에 비중을 두는 학교다. 이슬람교 시아파에서 갈라져 나온 드루즈교를 신앙하는 아랍인을 드루즈인이라고 하는데 이스라엘에서는 14만명 정도가 거주한다. 마지막으로 사립초등학교는 다양한 종교기관이나 국제기관에서 운영하는 학교이다. 초등학교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민주적 가치, 히브리어, 이민, 예루살렘지역 이해, 평화, 과학기술 등에 중점을 둔 교육이 이뤄진다.

7~9학년의 중학교, 10~12학년은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과정이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과학과 인문학의 학문적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졸업하면 대학 입학 자격을 부여한다. 일부 중고등학교는 전문(실업) 교육을 한다. 공업기술학교들은 세 가지 커리큘럼이 있다. 일부는 고등 교육 과정을 준비하고, 일부는 직업교육 자격증을 목표로 하며, 일부는 실용 기술을 얻기 위해 공부한다. 농업학교는 주로 주거환경부터 농업과 관련된 과목을 가르친다. 군사 예비학교는 이스라엘 방위군이 요구하는 특정 분야에서 미래 직업수요에 맞춘 기술자를 양성한다.

예시바(Yashiva) 고등학교는 종교교육을 집중적으로 하며 기숙학교 형태로 운영된다. 유대인 전통과 유대인의 생활 방식을 준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포괄적인 학교(종합학교)는 회계관리에서부터 전자공학, 호텔관리,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직업교육을 한다. 이 의무교육을 받지 않은 청소년은 견습법(Apprenticeship Law)에 따라 직업학교에서 공부해야 한다. 3~4년 과정으로 2년은 교실수업, 1~2년은 현장수업이다. 일주일에 3일은 학교에서 나머지는 현장실습으로 헤어 스타일링, 요리, 워드 프로세싱 등 다양한 과정이 있다.

성적 상위 3%의 시험에 합격한 영재 어린이는 풀 타임 특별학교에서 집중교육을 받는다. 다양한 융합교육을 하며 새로운 자료를 독창적으로 연구하고 다루는 법을 배운다. 장애학생은 그 정도에 따라 정규학교나 장애학교에 다니며 궁극적으로 사회생활 및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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