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출마 간보기에 정순천·이진훈 견제구…김부겸, 민심 달래기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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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5   |  발행일 2019-07-15 제3면   |  수정 2019-07-15
총선 풍향계-대구 수성구갑 여야 4인 기싸움
20190715

‘김부겸-민심이반, 해명 급급’ ‘김병준-출마 놓고, 간보기 급급’ ‘정순천·이진훈-김병준, 견제 급급’ 지난 주말 대구 수성구갑 지역에 분 ‘총선 풍향계’다. 지난 4월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퇴임하고 대구로 내려온 김부겸 의원은 민심이 예전 같지 않자, 이를 달래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휴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지 2개월 만인 지난 4월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도 들르지 않고 곧바로 대구를 찾는 등 김 의원을 견제하는 행보를 취하고 있음에도 “출마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을 바라보며 수성구갑 지역에서 일찌감치 둥지를 튼 정순천 당협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김 전 비대위원장을 두고 ‘낙하산 공천’은 절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낙하산 공천’…결사반대

정 당협위원장은 지난 13일 오후 3시 수성구청 강당에서 당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원교육을 실시했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위원장(달서구갑)과 같은 당 주호영(수성구을)·정태옥(북구갑)·김상훈 의원(서구) 등 현역 국회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정 위원장을 지원했다.

행사장 앞에선 김 전 비대위원장의 수성구갑 지역 출마설을 의식한 일부 당원들이 ‘낙하산 공천’을 반대한다며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특정인사를 겨냥한 서명운동은 아닌 것으로 알고있다”면서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른바 ‘서울TK’들이 수성구갑에서 국회의원을 했다. 이제는 지역에서 성장한 토종인사가 총선에 출마하는 것을 주민들도 바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병준 “적폐로 몰린 대구가 울고 있어
보수정치권 요구땐 역할 따를 것” 밝혀

정순천·이진훈 ‘낙하산 공천’ 반대입장
金 출마설 의식한듯 ‘서울 TK’ 불가론

김부겸 의정보고회서 가덕도 반대 발언
지역이슈 중점 파악 해결책 마련 들어가



이 전 수성구청장도 13일 성명을 내고 자유한국당의 ‘낙하산 공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성명서를 통해 “수성구갑 당원들의 낙하산공천 반대 서명운동은 지역의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애당심의 발로에서 이뤄졌음을 확신한다. 내년 총선을 당의 승리 보다 오직 대권도전을 위한 징검다리로 삼아보겠다는 계산을 경계한다”며 김 전 비대위원장을 쏘아붙였다.

◆출마 놓고 ‘저울질만’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오후 2시30분 수성구 한 호텔에서 지지자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구경북 징검다리 포럼’ 발대식에 참석해 “보수정치권이 요구하는 역할 있다면 따르겠다”고 했다.

포럼에서 김 전 위원장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 △대북정책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대구에서 들은 민심을 들려달라는 질문에 “우리 역사의 고비마다 기존의 틀을 깨며 극복해낸 곳이 대구임에도 언젠가부터 적폐로 몰리고 있다. 대구의 역사로 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이유로 대구와 대구시민이 소리도 못내고 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수성구갑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은 “제 고민이 출마하느냐 안 하느냐, 어디에 출마하느냐까지 가지 않았다. 지금은 현 정부의 경제 파행을 어떻게 하면 보수정치권이 막아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수정치권이 어떤 역할을 요구하면 따르겠지만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임은 김병준 지지자 모임이 아니다. 김병준 선거를 위한 출정식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민주당에 찬바람 불자 ‘해명 급급’

김부겸 의원도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 수성구청 강당에서 주민 300여명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 장관 재임 시절 성과와 의정활동을 소개하는 의정보고회를 가졌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낮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가덕도는 절대 공항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라고 했다. 모두 민주당 소속인 부산·울산·경남 단체장이 김해신공항을 반대하며 가덕신공항을 도모하자, TK(대구경북) 민심이 들끓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K2(군공항)·대구공항 통합이전과 관련, 지역의 민주당 내에서 군공항만 옮기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공항을 통합 이전하느냐, 분리 이전하느냐를 놓고 논쟁하는 게 우선이 아니다. 지금은 영남권 5개 단체장이 합의한 김해공항 확장안을 번복하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사안”이라며 핵심을 비껴갔다. 이어 “지금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통합이전을 추진 중이다. 확실한 대안 없이 분리 이전을 주장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뒤따른다”고도 했다. 지역 민주당 일부 당원들이 ‘대구공항 존치’를 주장하며 통합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데 대해 한 발짝 물러난 멘트로 읽혀졌다.

김 의원은 또 “두 달여간 대구에서 지내다보니 지역 민심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각종 지역 이슈를 들은 뒤 이제 호흡을 조절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맞게 지역 이슈를 중점적으로 파악한 뒤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한 TK 민심이 작년 6·13 지방선거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현실을 감안한 발언이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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