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미대생으로 예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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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7 08:22  |  수정 2019-06-17 08:22  |  발행일 2019-06-17 제22면
[문화산책] 미대생으로 예술하기
박천<독립 큐레이터>

지난 목요일, ‘스테어스 아트페어2019’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청년작가들이 대학생 및 관객들의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질문은 다양했고, 청년작가들은 현실적인 대답으로 진중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학생들의 고민을 큰 틀로 간추려 보면 ‘막막함’인 것 같다.

학생들의 고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일(직업)’이다. 일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일’과 ‘작품 활동’의 시간적 조정이거나 취직이었다.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 생계유지와 함께 재료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계유지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일을 하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이러한 딜레마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이는 고질적인 문제로, 청년작가들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미래가 불분명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작가라는 직업을 꾸준히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한편 미대(순수미술 분야)를 다닌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작가를 꿈꾸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적성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당연히 졸업 후에는 취직을 해야 하는데, 전공과 관련하여 취직할 수 있는 ‘바운더리’가 너무 좁다. 취업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도 거의 전무할 정도로 부족하다.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유가 이러한 부분에 있다.

다음으로는 학력에 대한 고민이었다.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 등 학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그것이 꼭 필요한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실제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보면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진 작가를 많이 볼 수 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일정 수준의 학력을 요구하진 않지만, 대체로 고학력이 되는 추세다.

또한 작가가 아니더라도 학예사, 미술행정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위해 대학원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2~3학년 때부터 대학원이나 유학을 생각하지만 돈이 문제다. 당장의 학비나 생활비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돈 벌기 힘든 직종인데, 공부에 드는 돈이 너무 많다.

이러한 문제들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과거 선배들이 그랬고 후배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예술적 이상과 현실적 상황의 간극은 너무 크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제도적 해결방안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회와 시대가 만든 이 같은 불안요소들은 나를 포함한 모든 청년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 않을까.
박천<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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