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정정용 감독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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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4   |  발행일 2019-06-14 제22면   |  수정 2019-06-14
[미디어 핫 토픽] 정정용 감독
정정용 U-20 축구대표 감독. 연합뉴스

U-20 축구대표가 대망의 월드컵 결승전(16일 오전 1시·대 우크라이나)에 오르면서 정정용 감독이 주목받고 있다. 정 감독은 1983년 박종환 감독이 이끌던 U-20 대표의 4강신화보다 더 큰 역사를 썼다. 당시 박 감독은 대회 이후 스타감독이 됐다. 하지만 정 감독은 박 감독은 물론 히딩크나 박항서 감독보다 상대적으로 언론에 덜 조명받고 있는 듯하다. 그는 박 감독의 스파르타식 방법과 달리 ‘격려리더십’ ‘신뢰리더십’ ‘소통리더십’ ‘선생님리더십’으로 개성이 강한 젊은 선수들을 원팀으로 만들었다. 누구보다 개성이 강한 국가대표 이승우도 정 감독을 가장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은 바 있다. 우승을 하든 준우승을 하든 이미 그는 명장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정 감독은 대구토박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신암초등~청구중·고~경일대를 졸업했다. 최근 방탄소년단 ‘뷔’와 ‘슈가’, 봉준호 영화감독에 이어 세계를 놀라게 한 인물이 대구 출신이라는 데 대구시민은 자긍심을 갖고 있다. 특히 봉 감독과는 1969년생 동년배다. SNS와 포털사이트에선 정 감독과 함께 ‘정정용 고향’ ‘경일대’ ‘청구고’ ‘청송’ 등이 함께 뜨고 있다. 정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이 아니다. 포지션도 수비수였다. 대구FC 수석코치(당시 2부리그)가 가장 큰 스펙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다른 감독과 다른 점은 U-13·U-14·U-16·U-18·U-19·U-21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경력이다. 즉 ‘유·청소년 축구전문가’다.

그는 ‘공부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수시절 학구파였던 그는 은퇴 후에도 한양대 대학원에서 스포츠생리학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오죽했으면 친형 두용씨(대구시청 분권선도팀장)가 “니는 항상 열심히 하는데 빛을 못보노”라고 할 정도였다.

경기마다 상대에 맞춰 변화하는 용병술과 전술적 작전 변화, 특정 선수에게 집중되지 않는 선수 기용과 교체 등은 그의 치밀성을 잘 보여주는 본보기다. 이강인이라는 걸출한 스타플레이가 있지만 그도 원팀의 일원일 뿐이다. 이강인도 직접 골을 넣는 데 집중하기보다 형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축구를 했다. 고재현(대륜고 졸)과 김세윤(신암초등 졸)은 선발출전 경험이 없었지만 에콰도르전에 기용해 결단력을 보여줬다. 결승을 대비해 팀의 핵인 이강인을 빼는 승부수도 띄웠다. 그 승부수도 다행히 쪽집게처럼 들어맞았다.

트위터에선 “늘 조급하지 않고 편안해 보입니다” “‘멋지게 놀고 나와라’라는 말씀이 요 근래 들었던 말 중 가장 새롭네요. 존경합니다” “색안경 안 끼고 프로선수들이 아닌 대학선수들 뽑아서 실력에 맞게 운영하는 감독 오랜만에 봅니다. 우승 기원합니다”는 등 정 감독을 응원하는 글이 올라왔다. 16일 새벽이 기다려진다.

박진관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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