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앞줄 왼쪽 넷째)가 13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유관순 열사 서훈 1등급 추서 국민대축제’ 국회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유관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
‘진박(진실한 親朴) 감별사’ ‘박근혜 대통령의 오른팔’ ‘박근혜가 선택한 새 일꾼’ ‘대구 진박 6인방’….
지난 19·20대 총선 때 대구경북(TK)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내건 문구들이다. 하지만 20대 총선 때 ‘친박’(親박근혜)을 넘어 ‘진박’을 자처했던 인사들의 희비가 최근 들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불법 등에 연루돼 사실상 정치적 생명이 끝이 났으며, 일부는 ‘친박 꼬리표’에도 살아남아 차기 총선 출마 등 후일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우선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무고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국당 이완영 의원이 13일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았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포스터에 ‘박근혜가 선택한 새 일꾼’이란 문구를 내걸고 ‘고령-성주-칠곡’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이번 유죄 확정으로 인해 차기 총선 출마가 불가능해졌으며, ‘고령-성주-칠곡’ 지역구는 내년 총선 때까지 공석 상태가 됐다. 해당 지역구가 ‘공식 무주공산’ 상태가 되면서 출마 예정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총선 채비에 나설 모양새다.
여권에서는 장세호 민주당 고령-성주-칠곡 지역위원장이, 야권에서는 김항곤 전 성주군수·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송필각 전 경북도의회 의장·이인기 전 국회의원·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전화식 전 성주 부군수·정희용 경북도 경제특별보좌관·최도열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홍지만 전 국회의원(가나다 순) 등의 이름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여기다 백선기 현 칠곡군수의 등판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고령은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른바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던 한국당 최경환 의원(경산)의 정치 생명도 위태롭다. 최 의원은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정가에서는 최 의원에 대한 상고심 선고가 이르면 다음달쯤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선고 일정이 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때 최 의원만큼이나 친박 핵심으로 통했던 한국당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은 ‘구사일생’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국정원 돈으로 불법 여론조사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지만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은 것. 아직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남아 있지만, 2심 판결이 뒤집혀질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김 의원 측은 보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결성됐던 ‘대구 진박 6인방’들의 희비도 엇갈린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은 ‘진박 6인방’으로 통했다.
이들 중 정종섭·곽상도·추경호 3인은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으며, 윤두현 전 홍보수석은 한국당 ‘경산’ 당협위원장에 입성해 차기 총선을 노리고 있다.
이에 반해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불법 여론조사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TK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때 대구경북 총선·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마케팅’을 안 한 인물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그들의 처지가 다 달라 흥미롭다”며 “대표적 친박 인사 일부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지역 정치권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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