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소싸움경기 매출 총량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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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3   |  발행일 2019-06-13 제30면   |  수정 2019-06-13
[취재수첩] 소싸움경기 매출 총량 높여야
박성우기자<경북부/청도>

청도소싸움경기 활성화를 위한 ‘매출 총량 제고’(영남일보 3월9일자 8면 보도)는 수년 전부터 청도지역에선 시급한 현안 가운데 하나다.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1년 전통민속소싸움경기를 계승 발전시켜 한국형 사행산업으로 출범한 청도소싸움경기 사업이 갈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1회차(1회차=토·일요일 각 12경기 총 24경기) 소싸움경기가 열리는 동안 매 회차 1억원의 적자가 났다. 청도군은 매년 수십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해 손실분을 메워주고 있는 실정이다. 청도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청도공영사업공사 전출금(보조금) 내역에 따르면 군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청도소싸움경기사업 정상화를 위해 지원한 보조금이 경기장시설 확충 지원 42억원·도비 36억5천만원을 포함해 모두 381억5천만원에 이른다. 경기장시설 확충을 뺀 순수 군비 지원만 300억원에 이른다. 해마다 평균 42억3천여만원의 군비를 지원해준 셈이다. 올해 보조금은 역대 최고액인 58억원에 이를 정도다.

왜 이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일까. 소싸움경기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지만 경마·경륜·경정 등 사행산업처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엄격한 매출 총량에 발이 묶여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17년 사행산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소싸움경기 연간 매출 총량은 300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 대표적 사행산업인 경마(총매출액 7조8천15억원)의 0.3%, 경륜(2조1천744억원)의 1.26%, 경정(6천369억원)의 4.3%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존재 자체조차 무의미한 수치다.

이 때문에 소싸움경기 매출 총량을 700억원 수준으로 높여야 수익은 둘째 치고라도 겨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공영공사와 청도군은 주장하고 있다. 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소싸움경기 매출 총량을 700억원 상향 조정할 필요성을 꾸준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이 같은 바람과는 달리 최근 사행산업에 대한 매출 총량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또한 팽배하다. 사행성산업 매출 총량을 위반한 사업자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개정안이 최근 발의된 것에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청도군과 공영공사의 요구에 대한 사회적 수용은 점점 멀어지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기자는 매출 총량 제한 등 사행성산업 규제에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민정서를 감안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또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걸음마 수준에 불과한 소싸움경기를 마치 다른 사행산업과 동일한 선상에 놓고 ‘성장의 사다리’를 걷어차 더는 성장할 수 없게끔 하는 것엔 쉽게 동의할 수 없다. 골리앗의 덩치까진 바라지 않는다. 최소한의 수준까진 성장시켜 놓은 뒤 동일한 잣대로 규제를 하는 게 순서상 맞지 않나 생각한다. 소싸움경기가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지역에선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그렇다. 공영공사 측에 따르면 소싸움경기 매출 총량 조정에 대한 사감위의 결정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한다. 최소한의 손익분기점 수준의 매출 총량 조정이 반영되길 지역 주민은 바라고 있다.박성우기자<경북부/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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