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허블레아니호 인양 준비작업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우고 가다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사고 13일 만인 11일(현지시각) 다뉴브강 물 밖으로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6시47분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와이어를 감기 시작한 지 7시간20분 정도가 지난 오후 1시7분 허블레아니호는 이동용 바지선 위로 올라왔다.
인양 작업이 시작되고 불과 26분 만에 선체 일부가 드러났고 오전 7시43분 조타실에서 헝가리인 선장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수습된 데 이어 오전 8시4분부터 14분 동안 객실 입구에서 한국인 추정 시신 3구가 잇따라 발견됐다.
객실 입구 쪽에서 수습된 시신들은 모두 한국인 탑승객들로 알려졌고 이 가운데에는 외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왔던 6세 여아로 추정되는 시신도 있었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인양 작업 중 수습된 시신 중에 어린이로 추정되는 시신이 1구 있으며 신원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인양 중 수습된 시신이 한국인 탑승객으로 확인되면 전체 사망자는 22명으로 늘어나고 실종자는 4명이 된다.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호에는 관광객 30명과 가이드 등 한국인 33명, 헝가리인 선장·승무원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7명이 구조됐지만 7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19명이 실종됐다. 첫 실종자 시신은 사고 발생 후 닷새 만인 지난 3일 발견됐다.
선체 인양 작업은 애초 4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선미와 배의 왼쪽에서 심각하게 파손된 부분이 발견되면서 이미 결속된 4개의 와이어 외에 추가로 와이어 1개를 결속하느라 지연됐다.
인양 시작 후 4시간30분 정도 지나 선체가 물 위로 거의 올라오자 헝가리 잠수요원들이 선실 안쪽까지 진입해 실종자들을 수색했지만 이후 추가로 실종자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인양 시작과 동시에 하류에는 경찰 보트 등 17척의 소형선박들이 작업 현장의 시신 유실 가능성에 대비했다.
헝가리 당국은 헬리콥터, 보트를 각각 2대 투입해 수상 수색도 계속했으나 추가로 실종자를 찾지는 못했다.
길이 27m의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는 지난달 29일 밤 9시5분께 길이 135m인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호에 들이받힌 뒤 7초 만에 침몰했다.
당시 사고의 흔적인 듯 왼쪽 선미 아래에는 커다란 물체에 받힌 듯한 자국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애초 인양 계획에는 선체를 바지선에 올린 뒤 선박 내부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 추가 수색하는 단계도 포함돼 있었다. 헝가리 경찰은 허블레아니호 인양 작업이 완료되면 배를 부다페스트에서 40㎞ 남쪽인 체펠 섬으로 옮겨 선체를 보존한 뒤 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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