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레저·관광 명소, 어디까지 가봤니? .2] 자연의 선물‘비슬산 치유의 숲’

  • 임훈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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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2   |  발행일 2019-05-22 제13면   |  수정 2019-05-29
5.2㎞ ‘치유숲길’…걷다가 바라본 하늘에도 ‘쉼표’
용이 살았다는 용리에서 발견된‘용알’유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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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체험객들이 얼굴 앞에 거울을 대고 걷고 있다. 시선 아래에 거울을 대면 숲과 하늘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다.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용리 비슬관광지에 들어선 비슬산 치유의 숲이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심신을 북돋우는 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달성군은 최근 비슬산 자락 82㏊에 국·시비 등 30억원을 들여 비슬산 치유의 숲을 조성했다. 지난해 무료 시범운영을 시작한 비슬산 치유의 숲은 지난 3월1일부터 유료로 전환, 정식 운영을 개시했다. 비슬산 치유의 숲은 피톤치드와 음이온 등 숲 고유의 치유기능으로 체험객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조성됐다. 잘 가꿔진 숲에서 뿜어져나오는 각종 수목의 향기나 아름다운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들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달성, 레저·관광 명소 어디까지 가봤니?’ 2편은 울창한 숲이 선사하는 여유와 건강함이 가득한 비슬산 치유의 숲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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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비슬산 치유의 숲이 자랑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의 하나다. 체험객들이 숲에 설치된 데크 위에서 명상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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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치유의 숲 산림치유센터 전경. 산림치유센터에는 숲의 혜택을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이 자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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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내음길 탐방을 마친 체험객들이 산림치유센터에서 족욕을 즐기고 있다.


#1. 대구 근교의 숲체험장

비슬산 치유의 숲(이하 치유의 숲)은 대구 근교에 위치해 이용하기 편리하다. 차량을 통해 대구도심과 유가읍을 잇는 테크노폴리스로를 빠져나와 10여분간 비슬산 방향 포장도로를 내달리면 치유의 숲이 자리한 비슬관광지다. 비슬관광지 주변으로는 참꽃군락지, 송해공원 등의 관광명소는 물론 호텔아젤리아 등 숙박시설이 가까이 있어 오랫동안 머무르며 관광과 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치유의 숲에서 이뤄지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신청자 맞춤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즉흥적 방문보다는 예약이 필수다. ‘체험의 질이 높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각종 기업과 단체의 예약문의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숲이 선사하는 자연의 선물을 오롯이 챙기려면 타고 온 차량은 비슬관광지 공영주차장에 세워두고 걷는 것이 좋다. 공영주차장에서 호텔아젤리아를 거쳐 비슬산자연휴양림으로 가다 보면 도로 오른쪽에 자리한 치유의 숲에 도착할 수 있다.

치유의 숲에 들어서자마자 지상 2층 규모의 ‘ㄱ’자 건물인 산림치유센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림치유센터는 치유의 숲이 자랑하는 주요 시설로 숲체험과 관련한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체험객은 가장 먼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산림 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받는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면 간단한 건강 체크가 이뤄진다. 건강측정실에 마련된 인바디체중계와 혈압계, 스트레스측정기 등을 통해 몸상태를 파악하고 치유숲길 탐방 후 다시 건강체크를 받는다. 치유의 숲 관계자는 “대부분 체험객들이 치유숲길을 다녀온 후 개선된 건강수치를 보인다. 이는 숲이 주는 고유의 치유기능 덕분에 심신이 안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강체크 후 간단한 몸풀기 운동을 마치면 본격적인 치유숲길 탐방이다. 치유숲길은 총 5.2㎞, 4개 코스로 구성돼 있지만, 보통 800m 길이의 숲내음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숲의 정취를 느끼며 편히 걷는 길을 표방하는 숲내음길 걷기는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다. 날씨와 체험객 취향에 따라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천천수치유길(0.24㎞), 무릉도원길(0.6㎞), 풍경치유길(3.51㎞)도 치유의 숲이 자랑하는 숲길이다. 특히 천천수치유길은 비 오는 날 인기 있다. ‘1천m 고지의 샘에서 내려오는 물’이라는 뜻을 담은 천천수치유길은 비가 올 때 숲길 주변의 개울에서 폭포수가 흐르면서 음이온이 형성되기 때문에 체험객 반응이 좋다.

#2. 쾌적한 산행과 명상을 동시에

숲치유사의 안내를 받으며 숲내음길에 들어서자 짙은 녹음이 체험객을 반긴다. 하늘로 뻗은 일본잎갈나무와 소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기에 체험객들은 쾌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숲내음길은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평화롭다. 희미하지만 상쾌한 수목의 향이 코끝을 스치듯 지난다. 치유의 숲 관계자는 “생강나무와 때죽나무 등 향기식물이 많아 ‘숲내음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등산 중에는 앞사람 뒤꿈치만 보면서 걷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숲내음길에서는 ‘느림의 미학’이 존중받는다”고 설명했다.

숲내음길에서는 평소 지나치기 쉬웠던 숲의 생태를 속속들이 살피면서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관찰할 수 있다. 체험객들은 숲치유사로부터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의 발생 원인과 효과에 대해 듣는 등 숲의 혜택을 알아가며 길을 걷는다. 얼굴 앞에 작은 거울을 받치고 걷는 체험도 재미있다. 숲치유사는 “(시선 아래에 거울을 대면) 숲과 하늘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눈이 머리 위에 달린 뱀의 시선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숲치유사의 안내를 따라 천천히 숲길을 걷기 때문에 체력부담은 거의 없다. 치유의 숲은 목재생산이 목적인 경제림이 아니기 때문에 숲길 주변의 풀과 나무도 새롭게 보인다. 경제림의 경우 가지치기를 하고 작은 나무는 베어버리지만, 치유의 숲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전하고 있다. 큰 나무는 물론 중·하층에서 자라는 식물들까지 어우러져 있다. 수명을 다해 쓰러진 고목조차도 작은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기에 그대로 두었다.

탐방 내내 이어지는 숲치유사의 안내는 부담없다. 숲생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선에서 설명이 이뤄지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숲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체험객들이 눈을 감고 나무에 기대어 서면 숲해설사는 시 한수를 읊고, 체험객들은 숲과 하나되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 체험객은 “숲치유사의 설명 덕분에 동네 뒷동산에서도 스스로를 치유하며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숲내음길 탐방이 끝나는 지점에는 명상을 위한 데크가 자리해 있다. 체험객들은 복식호흡을 하며 심신을 가다듬은 후 데크에 앉아 명상에 빠진다. 데크에 누워 바라보는 숲속 하늘은 일품이다. 체험객의 시선에는 하늘과 푸른 잎사귀 가득한 나뭇가지뿐이다. 명상이 끝나면 체험객들은 다듬이질을 하듯 쓰러진 고목을 두드리며 장단을 맞춘다. 체험객들의 즉석 난타 공연이 끝나면 숲치유사가 준비한 허브차를 한 잔씩 나눠마시며 숲에 대한 각자의 소감을 밝힌다. 체험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숲 예찬론자로 변해있다. 체험객들은 “숲의 푸르름 덕분에 머리가 맑아졌고 오감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누워서 보는 하늘 또한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3. 산림치유센터에서 만끽하는 힐링

숲내음길 탐방이 끝나면 체험객들은 치유의 숲 산림치유센터 1층 건강측정실에서 건강 체크를 받고 숲치유를 통해 개선된 몸상태를 확인한다. 이후 산림치유센터 2층에서 한두 가지 체험을 더 하면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끝난다. 산림치유센터는 비가 오더라도 산림의 혜택을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명상치유실에서는 비슬산 천왕봉을 바라보며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으며, 물치유실에서는 족욕을 즐기며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음파치유실에서는 음향 진동 안마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운동치유실과 건식반신욕실은 산행이 힘든 노년층 체험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책상과 의자를 다수 갖춘 다목적체험실에서는 간단한 회의나 행사 진행도 가능하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 체험 요금은 일반인 기준 1만원으로 예약이용이 원칙이지만 사정에 따라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단체 체험객이나 달성군민 및 호텔아젤리아·비슬산자연휴양림 투숙객 등은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은 인터넷(달성군 시설관리공단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며, 기타 문의사항은 비슬산 치유의 숲 산림치유센터(053-659-4180, 659-4181)로 하면 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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