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베카신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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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6   |  발행일 2019-04-26 제42면   |  수정 2019-04-26
프랑스 버전 ‘메리 포핀스’…해피 바이러스 전파
20190426

프랑스 브르타뉴의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베카신(에밀린 바야르트)이 일거리를 찾아 파리로 떠난다. “기차삯이 비쌀 텐데”라며 걱정하는 부모에게 “가면서 벌면 된다”고 말하며 길을 나선 베카신. 빨간 우산과 간단한 봇짐이 전부다. 그리고 삼촌이 준 초록색 치마와 흰색 두건은 단벌인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무려 460㎞ 떨어진 파리를 향해 무작정 걷던 베카신은 차 고장으로 잠시 정차 중인 그랑테르 후작 부인(카린 비아르)과 만난다. 마침 후작 부인에게 입양된 아기 룰로트(마야 콩파니)가 울고 있자 능숙하게 아기를 달래는 베카신. 그 모습을 보고 보모로서 재능이 있다고 판단한 후작 부인은 그녀를 특별 채용해 자신의 저택에 머물게 한다.

‘베카신’은 사랑과 순수함으로 가득한 영화다. 누구든 무장해제시키는 베카신의 해피 바이러스 덕이다. 어릴 적부터 호기심과 상상력이 남달랐던 베카신은 대저택에 머물면서 자신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기로 한다. 밤새 우는 아기를 위해 코바늘 인형 세라팡과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우유를 주는 기계를 만들고, 계란이 적당히 삶아지면 자동으로 발사되는 기계의 설계도 끝마쳤다. 그렇게 베카신과 그녀의 발명품은 조용하던 저택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114년간 사랑받은 인기 만화 원작‘국민 캐릭터’
사랑과 순수함 가득한 어른을 위한 한편의 동화


프랑스 버전의 ‘메리 포핀스’로 불릴 만한 ‘베카신’은 프랑스 특유의 유머와 익살스러움이 곁들여진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같다. 이야기를 단순화시키고 자극적인 요소를 배제했음에도 영화에 쉽게 빠져들게 되는 건, 관객 모두의 낭만 가득하고 순수했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서다. 엉뚱발랄한 베카신은 물론이고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톡톡 튀는 개성과 사랑스러운 매력을 품고 있다. 저택에 머물며 후작 부인의 재산을 축내는 마리오네트 놀이꾼 라스타쿠에로스(브뤼노 포달리데스)조차 유쾌한 매력으로 충만하다.

‘베카신’은 프랑스에서 114년간 사랑받아온 동명의 인기 만화 캐릭터를 원작으로 했다. 프랑스 만화 최초의 여성 주인공인 베카신은 1905년 프랑스 주간지 ‘쉬제트의 일주일’에서 30년간 연재해 12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대표적인 프랑스 국민 캐릭터다. 각본가이자 연출가, 배우로 프랑스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브뤼노 포달리데스가 연출을 맡았다. 프랑스 브르타뉴의 푸근하고 따뜻한 정취가 어우러져 시종 밝고 행복한 기운을 선사한다. (장르:가족 등급:전체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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