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재단, 임명취소 소송 제기 주목…설립자 가족 역학관계 변화도 관건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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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6 07:35  |  수정 2019-04-26 08:05  |  발행일 2019-04-26 제11면
■ 남은 변수들

대구대 영광학원이 정상화의 큰 고비를 넘기면서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약간의 불씨는 남아 있다. 박영선·함귀용 영광학원 구(종전) 재단 이사 2명은 지난 24일 교육부가 학교법인 영광학원 정이사 7명을 새로 임명하자 이들의 임명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정이사 임명처분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효력 및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구 재단 인사들이 정이사 추천에 참여하지 않을 때부터 예정된 수순으로 향후 지루한 법정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구 재단이 전·현직이사협의체에 참여하지도 않고 정이사 후보도 추천하지 않은 것은 현재의 정상화 구도가 구 재단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하더라도 이사회 과반 몫을 차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상화 과정에 참여했다가 되레 정상화 명분만 강화해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법인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전체 이사의 과반을 확보해야 하지만 정황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사분위보다는 법적 소송을 통해 학교 지배권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소송에서 구 재단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의미있는 판결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에 추가 소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정상화와 관련해 유의미한 또 다른 변수는 몇 년 전 설립자 유족 간 역학구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영광학원 설립자 이영식 목사의 유족으로는 장손인 이근용 대구대 부총장, 장녀인 이예숙 전 대구미래대 총장, 차남인 이근민 대구대 교수(재활공학과), 3남 이모씨가 있다. 3남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면서 재단에 관심이 없어 나머지 3남매가 그동안 재단 운영과 관련해 얽히고설킨 관계를 형성해 왔다. 이예숙·근민씨가 상당히 오랜 기간 구 재단 쪽이었고, 이근용 부총장은 학교구성원과 같이 보조를 맞추면서 대립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대구미래대 체불임금 청산과 학교법인 애광학원 운영을 놓고 이예숙·근민씨 남매가 결별했고, 이예숙씨는 구속됐다. 이후 이근민 교수는 2016년 2월 선친의 유훈(이근용 중심의 영광학원 정상화)을 받들어 형과 함께 학교(대구대 영광학원) 정상화에 앞장서겠다고 공개서한을 통해 밝혔다. 또 교내 갈등의 한 원인이었던 대구대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결별하겠다고 했다. 이런 변화로 볼 때 설립자 유훈 계승과 재단운영의 정통성이 이근용·근민 형제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진 상태라는 게 대구대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여기에다 재단 파행의 상당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학교 구성원들의 다수 의사는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구 재단은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서 지루한 소송전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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